생명의 QT
100만 마일을 가야 할 그대에게
  •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그 말은 곧 ‘이야기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도널드 밀러의 『천년 동안 백만 마일』(IVP펴냄, 2010년)은 이 가을날 우리를 멋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초대해 주는 책이다. 자 이제 멋진 이야기가 펼쳐지는 영화 한 편을 떠올리자. 이 영화의 감독은 우리 아버지이신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 위대한 이야기 속의 주인공으로 캐스팅하신다. 과연 어떤 작품일까? 이 멋진 영화의 시나리오는 당연히 주인공의 해피엔딩이다. 문제는 엔딩에 이르는 과정이다. 수많은 갈등과 상처와 고통의 시간들로 이어지는데 덕분에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한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지만 어느새 상상하지 못한 놀라운 엔딩에 도달한다. 파란만장한 스토리의 전개과정은 어쩌면 주인공의 ‘꿈’ 때문이다. 결코 시시하지도 상투적이지도 않으면서 주인공의 ‘꿈’을 성취하기 위하여 시나리오는 어쩔 수 없이 시시하지도 상투적이지도 뻔하지도 않은 전개 과정을 밟아야만 했다. 주인공의 꿈이 성취하기 어려울수록 대작의 향기가 나게 마련이니까. 좋은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그만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그 대가가 두려워 주인공이기를 포기한 채 단역배우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서 하나님을 거장의 위치에 둘지, 그저 그런 삼류 감독으로 머물게 할지 선택할 수 있다. 혹시 지금 내 인생이 위대한 스토리의 한 장면으로 나아가는 문 앞에 서 있다면, 귀 기울여 거장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너, 두려워 말고 이 문으로 들어오라! 이 영화의 결말은 결국 네 혼인잔치의 기쁜 자리일 테니.”
  • 2024.10.17

    우리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한 번도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황지우 시인의 시 ‘뼈아픈 후회’ 중의 일부다. 해마다 명절이 끝나고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들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혼인 건수가 19만3700건인 것을 감안하면 결혼하는 2쌍 중 1쌍은 결국 이혼의 길로 접어든다는 의미다. 특히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명절 이후에는 이혼율이 더 증가한다. 매년 명절 전후인 2·3월과 10·11월의 이혼 건수는 전달보다 평균 11.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명절에 만난 부모자식 형제자매 친족들 간의 다툼이 가정폭력으로 이어져 칼부림까지 했다는 섬뜩한 소식들까지.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혹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조차 무색해지는 안타까운 세태. 이렇게 우리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가 되고서야 비로소 뼈아프게 후회하며 깨닫게 될까? 그때는 너무 늦을 수도 있다. 이제 명절 끝 혹시 상했을지 모를 우리 옆 누군가에게 고마운 미소와 함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보자.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니라…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유치환 님의 시 ‘행복’중에서 -
  • 2024.10.11

    화재를 이겨낸 십자가
  • 2019년 3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 있는 프리덤미니스트리 교회에 큰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불길이 워낙 거세 소방관들도 내부 진입을 할 수 없었고 교회가 전소되고 나서야 불길이 사그라들었습니다. 불이 꺼진 뒤 교회 안으로 들어가 정리를 하던 소방관이 무언가를 살펴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여기 성경책이 불에 타지도 않고 멀쩡히 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인가?” 옆에서도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들려왔습니다. “세상에, 여기 십자가도 그대로야. 전혀 불에 타지 않았어.” 하나님의 기적이 아니고서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 소방관들은 멀쩡한 성경과 십자가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잿더미가 된 교회에서 불에 그을리지조차 않은 성경과 십자가를 본 사람들은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지금 시대에도 하나님은 사람의 능력 밖의 일을 통해 살아계심을 증거 하십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존재하시고, 영원하시며 전능하신 주 하나님을 내 삶의 구주로 모셔들이길 소망합니다. “야훼께서 이르시되 보라 이번에 그들에게 내 손과 내 능력을 알려서 그들로 내 이름이 야훼인 줄 알게 하리라”(렘 16:21).
  • 2024.09.27

    부모님이 먼저 노력해 주세요
  • 선교지에 와서 자녀를 현지 학교에 보내게 됐다. 북유럽은 6살에 초등학교를 입학하도록 되어 있어 한국에서 유치원에 다니던 아이가 이곳에서는 초등학교로 가게 됐다.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친구들과 공부를 시작하자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을 무서워했다. 아침마다 울며 손을 놓지 못하는 아이를 학교로 보내며 아픈 마음으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도움을 간구했다. 그러던 중 선생님과 중요한 회의가 있어 모든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혼자 지내는 아이가 없도록 부모들이 먼저 노력해야 한다며 그곳에 모인 학부모들을 4가정씩 묶어 주었다. 앞으로 정해진 기간 동안 그룹 안에서 서로를 초대하며 좋은 소통을 가지라고 했다. 아이들이 친밀해지기 위해 먼저 부모들이 힘써 달라는 부탁이었다. 첫 가정 모임이 있는 날, 우리를 초대한 집에는 따뜻한 음식과 아이들을 위한 놀이 도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룹에 속한 4가정의 부모들이 모여 마음을 열고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생각들을 나누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도 놀면서 대화하며 자연스럽게 서로 친밀해지는 것을 보게 됐다. 그리고 점점 아이는 아침에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하게 됐다. 우리 주변에도 외로움을 느끼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뉴스를 듣게 된다. 아이들 스스로 잘 대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모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위해 연합하고 노력하는 것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2024.09.20

    둥근 마음으로 환하고 밝게
  • 환하고 밝게 살려거든 / 둥근 마음 가지라 합니다. 둥근 마음 가지려거든 / 환하고 밝게 살아라 합니다. 보름달 뜨는 추석이면 허동인 시인이 쓴 ‘보름달이 나보고’라는 동시가 머리에 맴돈다. 보름달을 보면서 둥근 마음을 가지고 싶어 하게 된 까닭도 이 동시 덕분이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모나지 않은 둥근 마음을 지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나부터 밝고 환하게 살아야지 다짐했다. 아동문학가인 전병호 시인은 ‘둥근 마음’이란 친구가 잘못한 것이 있어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 포용해 주는 넉넉한 마음을 가리킨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모든 것을 긍정하는 ‘절대긍정’의 마음이 곧 ‘둥근 마음’이 아닐까 싶다. 하여 둥근 마음의 소중함을 깨닫기까지는 아마도 보름달이 시인에게 들려준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을게다. 또 둥근 마음으로 환하게 밝게 살기를 간절하게 소망하지 않았더라도 들리지 않았을게다. 그 소리를 듣고 나서도 이처럼 짧고 아름다운 네 줄 문장을 만들 수 있기까지 시인은 얼마나 많은 세월을 보내었을까. 평생을 두고 아이들 마음을 닦아온 세월이 아니었다면 이 노래 같은 동시는 태어나지 않았을게다. 하여 네 줄의 동시로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까지 보름달이 전해 준 이야기를 함께 나누어준 시인에게 감사한다. 올 추석에도 보름달을 보며 기도하고 싶다. 우리 모두에게 긍정의 둥근 마음이 만들어지기를, 그러기 위해 밝고 환하게 살아가기를.
  • 2024.09.12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 ‘영끌족’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이 말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무엇인가를 얻으려는 사람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MZ세대를 주로 일컫는다. 또한 이 말은 원하는 것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얻고 말겠다는 이 시대의 세태를 보여주며 현대인의 욕망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용어이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할까?”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러시아 민화집』에 수록된 단편 소설의 제목이다. 땅에 대한 욕심이 남달랐던 ‘바흠’이라는 남자는 작은 마을 촌장의 제안으로 지평선에 해가 떨어지기 전에 한 치라도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는 욕심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돌아왔지만 약속된 땅을 얻으려는 순간 안타깝게도 입에서 피를 토하며 죽게 되었다. 하루에 걸을 수 있었던 거리 50㎞에 5분의 1인 10㎞만 걸어갔다가 돌아왔어도 엄청난 땅을 단돈 1000루블(한화 1만5000원)에 얻을 수 있었다. 지나친 욕심이 결국 화를 부른 것이다. 성경은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고 가르친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바흠의 하인은 괭이를 들고 주인을 묻기 위해 구덩이를 팠다. 그 구덩이는 바흠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단 2의 길이밖에 되지 않았다. 그는 그곳에 묻혔다.” 인간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이 좋은 것을 갖고자 하는 욕구를 타고났다. - 마크 트웨인 -
  • 2024.09.06

    소화제는 없지만
  • 북유럽에서 심방 사역을 하던 중 의사로 일하시는 성도님을 통해 이곳에 소화제와 감기약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한국에서 흔하게 먹던 약을 이곳에서 구할 수 없다는 말에 적지 않게 놀랐다. 북유럽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몸의 문제들로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는 것보다 따뜻한 물을 마시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스스로 이겨내기 때문에 진통제 외에는 특별한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곳이 참 열악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곧 바뀌게 되었다. 얼마 전 간호사로 근무하시던 또 다른 성도님이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있었다. 큰 병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힘든 가운데서도 가장 좋은 약과 고가의 의료 장비들을 아낌없이 사용하며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는 의료진의 모습에 큰 힘을 얻었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1년에 40만원 이상 의료비가 들지 않도록 설계된 의료제도 덕분에 마음 편히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했다. 비록 당장 소화제는 구할 수 없지만, 삶의 가장 어려운 순간들을 위한 대비가 잘 되어 있는 것이 진정한 지혜라는 것을 생각하면서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미래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됐다.
  • 2024.08.23

    잊지 못할 파리 올림픽 감동의 순간
  • 제33회 프랑스 파리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언제나 그렇듯 이번 올림픽에서도 감동적인 장면들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배드민턴 단식 은메달을 딴 중국의 허빙자오는 스페인 대표팀의 배지를 들고 시상대에 올랐다. 준결승전에서 부상으로 자신에게 기권패를 한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을 위한 배려였다. 어느 기자는 “허빙자오는 ‘나에게 져서 울고 있을 타인’을 잊지 않았고, 그의 아픔에 마음을 포갰다”며 중국의 젊은이가 전해준 감동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남자 펜싱 사브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펜싱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오상욱은 상대 선수가 뒷걸음질하다 넘어지자 공격을 멈추고 다가가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주는 페어플레이 매너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치사하게 이기거나 지저분하게 지는 무한경쟁의 현장에서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빛났다. 패배를 품위 있게 받아들인 미국 기계체조의 영웅 시몬 바일스와 우리나라 탁구 선수 신유빈의 행동 또한 소중하고 아름다웠다. 미국 NBC 방송이 선정한 ‘파리올림픽 10대 스타’에 뽑힌 우리나라의 여자 공기소총 10 은메달리스트 김예지는 자신의 주종목인 25 사격 결승전에 오르지 못하자 “세상이 무너지는 게 아니다. 올림픽이 인생의 전부도 아니다. 다시 시작하고 도전하면 된다”며 다시 희망을 이야기했다. 여기에 경기를 앞두고 함께 손 모아 기도하던 우리나라 여자 탁구 선수들처럼 인생의 소중한 순간을 하나님과 함께하고자 한 젊은이들의 호흡까지, 우리는 그들이 전해준 감동의 순간을 잊지 못할 것이다.
  • 2024.08.16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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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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