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이야기
하나님께서 관리하시는 미생물
  • <사진: 흑국균(흑색곰팡이)과 페니실린 곰팡이, 금화균(관돌산낭균) 배양 사진> 하나님의 창조세계 중에 눈에 보이는 생명체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세계가 더 크고 다양하다(롬 1:20). 이들을 한정된 배양공간에 두면 영양분과 서식지를 차지하기 위해 자신만의 고유한 전략을 갖는다. 같은 조건이라면 이들은 가능한 빠르게 성장하고 증식을 통해 자원을 선점하려는 ‘속도 경쟁’을 한다. 나아가 이웃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항진균물질이나 항생물질을 만들어 체외로 분비하고 특정 미생물이 성장하지 못하게 자신만의 화학 무기까지 동원한다. 이렇게 새로운 영토를 확보하려는 모습을 보면 강력한 힘을 가진 특정한 미생물이 승리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배양하는 유익한 반려진균(伴侶眞菌) 중에 세 종류를 예로 들면 흑국균(검은누룩곰팡이)과 페니실린 곰팡이(푸른곰팡이) 그리고 발효흑차에서 발견된 금화균(관돌산낭균)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관찰하면 가장 먼저 검정색 흑국균이 자신의 지경을 빠르게 넓혀간다. 이에 질세라 대응하는 푸른색의 페니실린 곰팡이가 강력한 항생물질을 분비하며 상대의 접근을 막는다. 두 강자가 전선을 형성하며 팽팽한 화학전쟁을 벌이는 사이에 ‘황금빛 꽃’을 피우는 금화균은 앞에 두 종류의 강력한 힘에 밀려 열세임에도 자신만의 독특한 생존력을 발휘한다. <사진: 흑국균(검정색)과 금화균(황금빛)이 경계를 이루면 전선을 형성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뻗어 나가는 흑국균> 자신이 만든 안전한 보호막인 폐쇄적 포자낭이라는 튼튼한 주머니를 만들어 차세대를 위한 유전자인 많은 포자를 담는다. 만일 이들을 그대로 같은 조건으로 방치한다면 결국은 흑국균이 승리하고 배양공간을 가득 채운다. <사진: 금화균(관돌산낭균) 포자낭 주머니 안에 보호받는 수많은 포자(spores)>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성장 환경을 바꾸어 수많은 종류의 미생물 중에 특정 종류만 살아남지 않도록 기후나 날씨 등 자연환경을 바꾸거나 변화시켜 공존의 균형을 이루어내신다. 현미경적 크기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보여주는 자신만의 생존과 전략은 최종적으로 지혜로 세상을 창조하시고 관리자가 되심을 깨닫게 한다(시 104:24). <사진: 페니실린 곰팡이와 황금빛 금화균의 경계면으로 전선이 형성되고 전투 현장>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6.07.21

    구유와 나귀에 담긴 예수님의 겸손
  • 나귀는 고대부터 전쟁이나 경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큰 말보다는 작지만 무거운 짐을 등에 지고 장시간 지치지 않고 험한 길을 이동하는 운송에서 주요한 동물이다. 때로는 거친 말보다는 순한 성질이라서 사람들에게 위협적이지 않고 친근하다. 장점으로 거친 먹이라도 가리지 않고 잘 먹으며 각종 질병에도 강할뿐더러 지구력이 좋아서 농경문화에서 때로는 소 대신에 나귀가 역할을 했다. 한편, 성경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귀는 세상의 권력과 군사력을 상징하는 군마(軍馬)와 대조를 이루며 하나님의 구원 섭리를 알리는 겸손의 표상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하던 때에 탐욕에 눈이 먼 발람 선지자를 책망하며 영적 무지를 깨우쳤던 나귀는 인간의 무지와 오만함을 질책하는 존재였다.(민 22:26~34) 이러한 구약의 상징적 흐름은 신약에 이르러 만왕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대속(代贖)의 여정 속에서 구속사의 주요한 표상으로 보여준다. 예수님의 생애는 그 시작과 끝에서 지극히 낮고 소외된 자리와 맞닿아 있었으며 겸손과 섬김의 삶을 몸소 보여주셨다. 성육신하신 탄생의 순간에도 방을 얻지 못하고 태어나신 예수님은 가축이 사는 마구간에서 짐승의 밥통인 구유를 첫 보좌로 삼으셨다.(눅 2:7) 이는 장차 자신을 인류의 영적인 생명의 떡으로 내어주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지만 낮아짐과 동시에 거룩한 예표였다. 세상의 왕들은 자신을 위해 높은 보좌와 화려한 침상을 바라지만 평화의 왕은 가축의 구유를 첫 자리로 택하셨다.(눅 2:12) 이 낮아짐의 영성은 공생애의 절정인 예루살렘 입성으로 다시 한번 증거가 된다. 예수님은 정복자의 웅장한 군마(Equus) 대신에 스가랴 선지자의 예언대로 한 번도 사람이 타보지 않은 어린 나귀(Pony) 새끼에 몸을 싣고 군중 앞에 나타나셨다.(스 9:9) 나귀는 전쟁이 아닌 평화와 섬김을 상징하는 동물이었다. 예수님은 군사적 힘으로 세상을 억압하는 왕이 아니라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참된 화평을 이루실 평화의 왕임을 나귀를 타심으로써 친히 선포하셨다. 결국 베들레헴 마구간의 구유가 가장 낮은 곳으로 임하신 성육신의 시작이라면 예루살렘 길 위의 나귀는 십자가의 길을 완성하는 순종의 영광이었다. 세상은 예수님을 거부했으나 미물의 구유는 그 분을 품었고 “주가 쓰시겠다”라는 말씀 한마디에 매여 있던 나귀는 풀려나 만왕의 왕께 쓰임 받았다(막 11:3). 이는 약하고 보잘것없는 존재라도 주님의 손에 붙들릴 때 위대한 구속사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을 증거한다. 구유와 나귀는 오늘날 화려함과 권력을 좇는 우리에게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참된 겸손과 평화의 복음을 얼마나 따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이학박사)
  • 2026.06.26

    두 번째 꿀을 생산하는 벚나무
  • 대부분 꿀은 개화된 꽃에서 얻지만 다른 부위에서도 꿀을 만든다. 예를 들어 벚나무는 두 번이나 꿀을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밀원(蜜源)이다. 첫 번째는 4월 중순에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벚꽃 군무에서 얻어지는 다량의 꿀, 즉 은은한 향과 단맛을 내는 ‘벚꽃꿀’이다. 벚꽃꿀은 일반 꿀과 다르게 포도당이 농축되면 어두운 주황빛 결정체로 굳어지는 특성이 있다. 이때는 꿀병을 뒤집어도 쏟아지지 않으며 숟가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굳는다. 두 번째 꿀은 벚꽃이 진 후, 새순이 나고 잎이 자라면서 잎에 있는 꿀샘에서 볼 수 있다. 꿀벌은 초여름에 자란 잎에서 두 번째 꿀을 얻을 기회를 맞이한다. 벚나무 잎사귀를 자세히 관찰하면 잎자루 윗부분에 볼록하게 솟아오른 두 개의 노란색 돌기를 볼 수 있다. (첫번째 사진) 이곳은 벚나무의 또 다른 밀선(蜜腺)으로 ‘꽃 밖에 위치한다’하여 ‘화외꿀샘(Extrafloral nectary)’이라 부른다. 잎을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이와 같은 밀선을 가진 나무는 벚나무 외에도 복숭아나무, 살구나무, 자두나무 등이 있다. 이들 식물은 잎자루 위의 꿀샘과 잎, 줄기 등에서 미세한 이슬방울처럼 진액을 분비한다. 여름철 승용차를 벚나무 그늘에 오랫동안 주차했을 때 나뭇잎에서 떨어진 미세한 수액 때문에 차량의 표면이 끈적거렸던 경험을 한 운전자가 많다. 잎의 밀선은 열매를 맺는 꽃의 밀선과 다른 역할을 한다.(사진) 이는 식물들의 영리한 생존 전략이다. 보통 꽃에 있는 꿀은 벌과 나비를 유인해서 수분(受粉)을 위해 분비하지만 잎사귀에 있는 밀선은 주로 방어 작용을 위해 존재한다. 잎사귀에서 달콤한 진액을 분비하면 이를 좋아하는 개미들이 모여든다. 개미들은 꿀을 얻는 대신에 벚나무 잎을 갉아 먹는 해충인 각종 나방이나 곤충의 애벌레 같은 천적을 퇴치하거나 공격한다. 나무를 보호하는 일종의 ‘보디가드(Bodyguard)’ 역할을 하는 셈이다. 벚나무는 한자리에서 자라 이동하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곤충을 유인하여 영리한 상리공생(Mutualism)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식물이다. 이 밀선에서 분비되는 끈적한 수액은 진딧물 등의 곤충이 내보내는 감로(甘露)와 유사하다 하여 ‘제2의 꿀’로도 불린다. 꽃꿀과 마찬가지로 자당, 과당, 포도당 등이 주요성분이지만 여기에 벚나무 고유의 향과 아미노산, 미네랄이 더해져 있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숲에 사는 다양한 곤충들에게도 훌륭한 에너지원이 된다.(레 20:24) 수액 분비는 주로 잎이 파릇파릇하게 돋아나 왕성하게 자라는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가장 활발하다. 이때가 해충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벚나무도 이에 맞춰 방어 물질로서 진액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잎이 노쇠해지면서 꿀샘의 기능도 점차 떨어지고, 돌기만 흔적으로 남게 된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6.06.17

    생명과 풍요의 상징, 감람나무
  • 고대부터 지중해 연안 근동지역에서 감람나무(올리브나무, Olive)는 성경에서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와 함께 열매를 맺는 과일나무로 자주 등장한다. 성경에서 처음으로 감람나무의 등장은 노아 홍수 심판 때이다.(창 8:11) 지표면을 덮었던 물이 줄어들기 시작하자 노아가 방주 밖으로 날려 보내고 돌아온 비둘기가 입에 감람나무 잎을 물고 온 모습을 보고 버려진 땅에서 새생명이 태동하고 있음을 알리는 첫 신호였다. 이는 오늘날까지 감람나무는 인류에 생명과 희망 그리고 평화를 상징하는 기호로 자리 잡았다. 성경에서 감람나무 열매의 기름은 하나님께서 특별한 공적인 권위를 부여하는 정치와 종교의 제의에서 중요한 매개물이었다. 당시 머리에 기름을 붓는 의식은 왕과 제사장으로 세워지는 의식이었다. 또한 기름은 성소의 등불을 밝히는 연료이다. 이는 성령의 권능과 세속과 구별되는 성결을 상징한다. 특히 ‘메시아’라는 명칭은 신약에서 그리스도라는 뜻으로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감람나무 기름은 신성을 상징했다. 물론 일반 가정에서도 밤에 불을 밝히는 연료이기도 했다. 그 외에도 가정 상비용이자 응급용 약품으로 상처에 발라 세균 감염으로 방지하고 덧나지 않도록 하며 치료용으로 사용했다.(사 1:6, 약 5:14) 요즘 유행하는 성인병 예방을 위한 지중해식 식단에서 볼 수 있는 올리브 오일은 감람나무 열매를 흡착해서 얻어지는 오메가-3가 함유된 건강식 기름이다. 감람나무 기름은 일상에서 유익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풍요를 상징하고 그로 인해 얻어지는 안정과 평안을 누리며 감사와 기쁨의 상징이었다. 이에 생명과 평강을 노래한 시편 52편에서 의로운 사람의 영광을 가리켜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에 비유했다. 한편, 감람나무는 물푸레나무과에 속하며 거칠고 척박한 지형에서도 수백년에서 수천년을 이상을 살아가며 열매를 맺는 강인함이 있다.(사진) 현재 이스라엘 베들레헴 인근에 있는 수령이 4000년에서 5000년으로 추정되는 고목의 감람나무가 혹 같은 많은 굳은살이 박힌 듯 서 있다. 아브라함부터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을 공유한 나무라고 할 만큼 장수하고 있다. 또한, 감람나무의 목질은 매우 단단하다. 건조한 지형에서 느리게 자라서 밀도가 매우 높고 조직이 치밀하여 내구성이 매우 뛰어나다. 특별히 습기에 강해서 부엌의 식기류나 도마 등 주방 기구를 만드는 재목으로 적합하다. 결론적으로 감람나무는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신실한 약속과 고난을 이겨내는 인내와 공동체를 밝히는 성령님의 빛을 상징하며 성경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신앙적 교훈을 전하는 생명의 나무이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이학박사)
  • 2026.04.23

    희망의 봄을 알리는 버들강아지
  • 겨울의 끝자락에 대지가 여전히 차가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깨어 생명의 소식을 전하는 봄의 전령이 있다. 개울이나 습지에서 발견되는 버드나무류이다. 어린 잎새보다 먼저 ‘버들강아지’라는 독특한 꽃을 피우는 모습이 지난겨울의 추위를 견디고 빠르게 꽃눈의 외피를 탈피하면서 피어나는 모습은 강력한 생명력의 상징이다. 그러므로 대부분 겨울나무가 추위에 온몸을 웅크리고 있을 때 버드나무에서 봄이 오고 있음을 먼저 느낄 수 있다. 버들강아지가 피어날 때 은빛 강아지 꼬리의 털처럼 생긴 몽실몽실한 보드라운 털을 밀어 올리며 봄이 왔음을 세상에 알린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버들은 능수버들로 가지에 물이 오르면 늘어진 가는 줄기가 연둣빛 도는 노란색을 띤다. 버드나무는 암수가 따로 있는 자웅이체(雌雄異體)로 국내 중부지역은 3월 하순에 꽃이 피고 열매는 4~5월이 되면 성숙한 씨앗은 작은 솜 같은 털이 있어서 바람에 흩날린다. 대부분 사람은 버들강아지가 버드나무의 꽃이며 눈송이 같은 하얀 솜털 안에는 씨앗이 있는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버들강아지 중에서 가장 크고 붉고 뾰족한 겨울눈을 가진 호랑버들이 있다. 꽃이 피기전에 봉오리가 ‘호랑이의 눈’을 닮았다 해서 이름이 호랑버들이라는 이야기와 붉고 노란 은빛 털로 치장한 꽃의 모습이 ‘호랑이 꼬리’ 같다 하여 호랑버들(虎狼柳, Salix caprea)이라고 한다.(사진) 호랑버들은 서식지가 넓어서 습지는 물론이고 건조하고 척박한 산등성이에서도 잘 자란다. 다른 버드나무와 달리 소교목(小喬木)으로 가지가 굵고 늘어지지 않고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모습이 특징이다. 그리고 버드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넓고 타원형이며 질감이 두툼하고 잎의 뒷면에는 융모가 가득 있어 하얗게 보인다. 한편, ‘호랑버들강아지’는 꿀샘이 있어서 이른 봄에 다른 꽃은 피지 않은 이때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벌과 나비에게 중요한 첫 꿀을 얻을 수 있는 밀원(蜜源)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호랑버들강아지는 수분(受粉)이 바람에 의한 풍매화라기보다 곤충에 의한 충매화에 더 가깝다. 그리고 척박한 땅이나 열악한 환경에서 적응을 잘한다. 추위에 강한 내한성과 성장이 빨라 자연생태계의 식생 복구를 위해 심는다. 성경에서 버드나무는 물가에 자라는 생명력과 번영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영을 받은 자손들이 시냇가의 버들처럼 무성하게 자라날 것을 예언하며 영적인 회복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복을 누릴 것은 뜻한다.(사 44:4) 또한 유다의 남은 자들이 바벨론의 통치 아래서도 버들가지처럼 큰 물가에서 평화롭게 번성할 기회를 얻었음을 비유한다.(겔 17:5) 버드나무의 속성은 지금도 그리스도인의 빠른 회복과 번영을 의미한다.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이학박사)
  • 2026.03.26

    숲을 선순환시키는 운지버섯
  • 활엽수나 그루터기에서 흔히 발견되는 버섯 중 하나가 바로 운지(雲芝)버섯이다. 오래된 벚나무처럼 목질이 비교적 연한 죽은 나뭇가지에서 겹겹이 층을 이룬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독특한 모습이 마치 구름이 산을 감싸고 있는 듯하다 하여 ‘구름버섯’이라는 예쁜 우리말 이름으로도 불린다. 운지버섯은 강인한 생명력과 형태적 특징 덕분에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관찰할 수 있다. 반원형의 둥근 갓은 단단하고 질긴 가죽질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건조한 날씨에도 그 형태를 유지한다(사진). 갓 표면은 짙은 회색, 갈색, 검은색 등 다양한 색상을 띠며 나이테 같은 테무늬(환문) 층을 이루고 있다. 또한 짧은 털이 촘촘하게 나 있어 촉감이 부드럽다. 이러한 구조는 외부의 급격한 환경 변화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자신을 닮은 유전자인 포자를 최대한 널리 퍼뜨리기 위함이다. 운지버섯은 작고 흔해 보여도 그 가치와 존재감은 작지 않다. 주요한 생태적 역할은 죽은 나무를 분해하여 새로운 생명이 자랄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하는 것이다. 나무껍질의 단단한 리그닌과 셀룰로오스를 분해하여 생태계가 순환하도록 기초 작업을 수행한다. 계절적 극심한 가뭄과 영하의 추위 속에서 성장이 멈춘 듯 보이지만 사계절을 지내며 나무의 나이테 같은 성장 띠를 그려 나가는 꾸준함이 대견하다. 또한, 운지버섯은 강력한 항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현대 의학이 주목하는 성분은 다당체인 ‘폴리사카라이드 K(PSK)’이다. 이는 우리 몸의 면역 기능을 조절하여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실제 항암 보조제로도 사용된다. 특히 독성과 부작용이 거의 없어 차로 마실 수 있으며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비록 송이나 능이버섯처럼 귀한 대접은 받지 못해도 척박한 환경에서 강한 생명력으로 군락을 이루며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한다. 크기는 작아도 수십 장의 갓이 켜켜이 겹쳐 있는 모습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인고의 시간을 잘 보여준다(사진). 만일 운지버섯과 같은 진균류가 없다면, 숲은 분해되지 않은 고사목들로 가득 차 새 생명이 자랄 공간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이 버섯들은 하나님의 창조 세계가 지속 가능한 순환을 유지하도록 다음 세대의 생명을 위한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세상 만물을 자세히 관찰하면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선순환을 깨닫게 된다.(롬 11:36)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이학박사)
  • 2026.02.19

    커피와 카페 이야기
  • 커피나무는 3~4년생부터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힌다. 재스민 향기의 작은 흰색 꽃이 핀다. 작은 대추처럼 초록색 열매(사진)가 맺히고 약 6~9개월이 지나면 익은 커피체리는 루비처럼 붉게 빛난다(사진). 열매에서 과육을 벗겨내면 연둣빛이 나는 흰색의 납작한 생두(Green bean)가 나온다(사진). 말린 원두는 뜨거운 열을 가해서 볶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생두는 갈색으로 변하면서 표면이 미세하게 터지거나 갈라지면서 고유의 향기와 오일이 배어난다. 로스팅 시간에 따라서 신맛과 단맛, 쓴맛으로 완성된다. 고운 분말로 갈아 커피 물을 내릴 때 커피의 고유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한 잔의 커피에는 산지에서 농부의 땀방울과 자연을 담은 커피 열매가 지낸 시간이 배어 있다. 그리고 바리스타의 정성이 모두 담겨 있다. 한편, 커피와 함께하는 카페 문화는 취향에 따라 바쁜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위한 쉼과 회복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일반 아메리카 기준으로 약 405잔을 마시고 즐기는 나라이다. 소비량이 세계 평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치로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한국인의 일상과 문화를 이루는 주요한 음료가 됐다. 한국인이 커피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긴 노동 시간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카페인이 각성을 돕기 때문일 수 있다. 겨울철에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신조어가 있을 정도로 얼음이 들어간 커피가 인기가 있는 것은 청량감을 즐기는 것도 있으나 과도하게 열 받은 가슴을 냉각시키고 싶은 마음도 있지 않을까. 요즘은 가성비를 생각하는 저가 커피 브랜드가 일상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선호도에 따라서 고품질의 산지별 원두를 찾는 애호가도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커피 메뉴가 있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서 우유를 넣은 카페라떼, 우유 거품과 함께 계피(시나몬)를 넣은 카푸치노, 초콜릿 맛의 카페모카 등이 있다. 최근 커피를 마시는 카페는 주거 공간이나 가정을 개방하고 싶지 않은 현대인에게 제3의 소통을 하는 편한 공간이다. 카페에서 팝업 전시 등 지역 공동체와 소통하는 곳이다. 독서, 업무, 사교, 모임 등이 있는 거실이자 서재 역할을 한다. 현대 그리스도인에게도 커피와 카페는 성도 간에 소통과 교제는 물론이고 신앙 상담과 말씀 묵상의 공간이 되고 있다. 식사 후, 혹은 모임에서 안부를 묻고 사랑 안에서 덕담을 나누는 매개체이다.(행 2:46)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6.01.22

    나무에 붙은 귀, 목이버섯
  • 나무에 달린 사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목이(木耳)'라 불리는 버섯이 있다. 갓이 얇고 굴곡진 형태이며, 어릴 때는 컵 모양이다가 자라면서 넓은 귀 모양으로 주름이 생긴다. 죽은 나무에 붙어 자라는 목이버섯과 대조적으로, 바위 위나 절벽에 붙어 사는 귀 모양의 석이(石耳)버섯이 있다. 겉모양은 비슷해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이다. 목이버섯은 담자균류에 속하는 버섯으로, 엽록체가 없는 일종의 진균류(곰팡이)이다.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죽은 나무에서 영양분을 얻어 자란다. 한편, 석이버섯은 이름에 '버섯'이 붙었지만 실제로는 버섯이 아니라 균류와 조류(藻類)가 공생하는 지의류(地衣類)의 일종이다. 목이버섯은 진균(버섯)이고 석이버섯은 광합성을 하며 두 종류의 생물이 함께 사는 공생체라는 점에서 전혀 다르다. 특히 지의류인 석이버섯은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 1년에 겨우 몇 밀리미터(mm) 정도만 자란다. 하지만 수명은 매우 길어 척박한 바위 표면에서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생존한다. 대부분의 버섯은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목이버섯은 보통 여름철 비가 온 뒤 야생의 나무에서 발견되지만, 겨울에도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자라기도 한다. 젖어 있을 때는 젤리처럼 말랑하지만, 건조되면 종이처럼 얇아지고 가죽처럼 단단해진다. 일반적인 버섯은 보통 5~7일 정도면 갓이 피고 곧 시들거나 썩지만, 목이버섯은 수개월 동안 생존하며 비에 젖고 햇볕에 마르는 과정을 반복하는 강한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다. 목이버섯은 식용버섯 중 식이섬유 함량이 가장 높아 변비 예방과 저속노화를 위한 탁월한 식품이다. 영양학적으로도 칼슘 흡수에 필요한 비타민 D와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 예방과 뼈 건강에 좋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장 건강과 뼈 건강을 위해 목이버섯 섭취를 추천한다. 또한 혈관 내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화요리인 잡채, 탕수육, 짬뽕 등에 들어간 목이버섯은 특유의 쫄깃하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조리할 때는 찬물이나 미지근한 물에 충분히 불린 뒤 씻어서, 나무에 붙어 있던 단단한 밑동(꼭지) 부위를 잘라내야 한다. 건조된 목이버섯과 석이버섯은 다른 건조 버섯보다 부피가 훨씬 크게 부풀어 오른다. 물에 불리면 부피가 7~10배까지 증가하므로 조리 시 양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끓는 물에 1분 정도 살짝 데쳐서 조리하면 식감이 더욱 좋아지고 위생적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도 늘 좋을 수만은 없다. 평탄할 때는 성장하고 시련 앞에 위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과 위축의 반복 속에서 우리의 믿음은 비로소 깊어지고 성숙해진다.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영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의 탄력성을 갖게 된다(전7:14). 윤철종 목사(또오고싶은교회, 이학박사)
  • 2026.01.22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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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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