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에서 길을 찾다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
  • 신앙과 세상 사이, 길 잃은 나를 위한 나침반 또 한권의 읽기 힘든 고전을 소개한다. 리처드 니버(H. Richard Niebuhr)의 『그리스도와 문화』는 현대 기독교 윤리학의 주요 저술 중 하나로 꼽히며, 반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신앙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고전이다. 이 책은 신앙 공동체인 ‘교회’와 그 주변 환경인 ‘문화’ 사이의 관계, 즉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나 제기되는 신앙과 세상의 딜레마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니버의 탁월함은 이 복잡한 역사적, 신학적 문제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명쾌하게 분류한 데 있다. 단순한 과거 역사의 총괄적 정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방식을 규정하는 실천적이고 정신적인 도구가 되는 유익함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화와 대립하는 그리스도’ 유형은 세상을 배척하고 세속 문화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입장으로, 테르툴리아누스와 톨스토이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이와 정반대의 대안으로서 ‘문화에 속한 그리스도’ 유형이 제시되는데, 이는 아벨라르(Abelard)처럼 복음의 가치를 당대의 문화적 이성이나 자연법에 맞추어 조화시키려는 적응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양극단 사이에서 양자를 조율하려는 세 가지 중간적 형태들도 존재한다. 우선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는 토마스 아퀴나스로 대표되는 종합론적 입장으로, 자연적인 문화의 토대 위에 초자연적인 신의 은혜가 더해져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 반면, 마르틴 루터는 ‘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를 주장하며, 타락한 세상과 하나님의 은혜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긴장 속에서 끊임없이 왕복하는 역설적 삶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어거스틴과 칼뱅이 취했던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는 인간의 문화가 비록 타락했을지라도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 아래에서 재창조되고 갱신될 수 있다고 믿는 전환론적 비전을 제시한다. 니버는 이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만이 가치의 척도이거나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기독교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과 운동의 개별성을 존중하게 하고, 각 입장의 긍정적 기여와 한계를 동시에 통찰하게 해주는 거울 역할을 할 뿐이다. 이를 통해 성도 자신이 처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독교 도덕의 어떤 특징을 타협하거나 배격하고 있는지 성찰하며,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도록 도전한다. 이 책은 복음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내면서도, 현실 사회 속에서 세상을 향한 책임을 다하려는 이들에게 분명하고 균형 잡힌 성경적 지혜를 제공하는 나침반이다. 헨리 소로우는 “참다운 정신으로 참다운 책을 읽는 것은 고귀한 수련”이라고 말했다. 느리고 진지한 독서에 도전하고 싶다면 이 고전의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6.12

    J.C. 라일 『부모의 의무』
  • 불안한 시대, 흔들리지 않는 양육 인공지능(AI)이 스스로 AI를 설계하고 진화시키는 시대다. 기술의 속도는 인간의 상상력을 앞지르고 있으며, 뉴욕타임스가 명명한 ‘AI 빅뱅’의 파고는 거세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가 저서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에서 ‘초지능’의 탄생을 경고할 만큼 우리가 마주한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단순한 교육 기술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영적 이정표’와도 같은 성경적 양육 원칙이다. J.C. 라일의 고전 『부모의 의무』는 본질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이 시대 부모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영적 해답을 제시한다. 자녀 양육에 관한 세속적 이론이 범람하는 오늘날 이 책은 변치 않는 성경적 원리와 부모에게 맡겨진 영적 사명을 명확히 일깨워준다. 저자는 자녀를 단순한 애정의 대상이나 부모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께서 잠시 맡기신 ‘영원한 존재(Soul)’로 바라볼 것을 촉구하며 부모가 마땅히 지켜야 할 17가지 구체적인 지침을 권고한다. 이는 단순히 아이를 잘 키우는 양육 기술을 넘어 창조주 앞에서 자녀의 영혼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에게 주는 준엄하고도 따뜻한 권면이다. 라일은 자녀를 양육할 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방임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경고한다. 부모는 자녀 내면에 자리 잡은 본능적 욕구를 직시해야 하며 성경에 근거한 바른 훈련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자녀의 영혼을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며 모든 교육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자녀의 ‘구원’에 두어야 함을 역설한다. 본서가 제시하는 양육의 핵심은 ‘사랑’과 ‘훈계’의 절묘한 균형에 있다. 라일은 모든 훈련이 다정함과 인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부모의 사랑이 자녀의 피부에 닿을 만큼 실질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순종’을 양육의 시금석으로 꼽으며 자녀가 부모의 권위에 즉각적으로 복종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임을 분명히 한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관대했던 엘리 제사장이나 다윗의 비극적인 사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훈계를 포기한 오늘날의 부모들에게도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또한 라일은 ‘부모의 본보기’를 결정적인 양육 수단으로 강조한다. 부모의 위선은 자녀를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유혹이 된다. 따라서 부모 자신이 먼저 말씀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삶을 살며, 사소한 말과 태도 하나하나에서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결국 자녀 양육의 성패는 부모 자신의 영적 상태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자녀를 ‘우상’으로 떠받드는 세태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자녀를 위탁받은 ‘청지기’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사랑과 훈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부모가 먼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녀를 가장 복된 길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비결임을 이 고전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 2026.05.14

    존 스토트 『제자도』
  • 선택적 신앙을 버리고 철저한 제자가 되라 누구나 마지막에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을 하기 나름이다. 존 스토트의 유언같은 책 『제자도』, 이 책은 8가지 핵심 자질을 제시하며 우리를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로 이끈다. 보통 우리는 선택적 태도를 취함으로 철저한 제자도를 회피한다. 적당히 헌신할 만한 영역을 고르고, 대가를 치러야 할 듯한 영역은 피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복종할 영역들을 취사선택할 권리가 없다.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주님임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토트는 8가지 핵심 자질을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 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죽음’으로 함축한다. 불순응(Non-conformity),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는 죽은 물고기가 되지 말고 진리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직설한다. 다원주의, 물질주의, 윤리적 상대주의, 나르시시즘이라는 현대의 4가지 파괴적인 풍조에 단호히 맞서야 함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은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다. 스토트는 오늘날 교회의 전도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전하는 그리스도를 우리가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아프게 지적한다. 현대 기독교의 가장 큰 비극은 ‘깊이 없는 성장’이다. 감정적 흥분에만 머물지 않고, 성경적 지식과 인격의 깊이를 더해 성숙한 신앙으로 자라가야 함을 얘기하며 ‘성숙’을 말한다. 또한 환경 보호를 세속적인 사회운동으로만 치부해선 안된다. 지구를 돌보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기신 최초의 청지기적 사명이자, 제자도의 필수적인 영역임을 말하며 ‘창조 세계를 돌봄’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단순한 삶, 물질주의에 물든 세상 속에서 이웃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소유를 줄이고 검소하게 사는 나눔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균형’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개인 기도와 공동체 예배, 말씀 중심의 삶과 세상을 향한 봉사 등 신앙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치우치지 않는 건강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그리스도인은 독립적이고 강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기독교의 가장 위대한 역설은 ‘죽음을 통한 생명’이다. 자아에 대해 죽고 십자가를 질 때 참된 영적 생명을 누릴 수 있으며, 육체적 죽음조차도 부활의 영광으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제자도의 원리는 분명하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시간만에 가볍게 읽고 열 시간 고민하게 만드는 묵직한 책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3.06

    C. S. 루이스 『예기치 못한 기쁨 』
  • 가슴을 설레임으로 채워주는 영적 성장기 완고한 무신론자요 회의론자였던 C.S.루이스. 책 『예기치 못한 기쁨』은 그가 유년 시절 기독교에서 무신론으로 떠났다가, 다시 기독교로 돌아오기까지 겪은 영적 순례에 관한 매혹적인 기록이다. 루이스는 서문에서 “나는 한편으로는 내가 어떻게 무신론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대답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항간에 떠도는 두어 가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을 썼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저술동기를 밝히고 있다. 1929년 회심한 루이스는,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변증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들을 많이 남겼다. 그 중 『예기치 못한 기쁨』은 부산 태종대앞 바람처럼 우리 가슴을 설레이게 만드는 수작이다.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에서 평화의 땅을 보는 것과 그 땅을 직접 밟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말했던 어거스틴의 언급처럼 루이스는 먼저 무신론과 길을 달리했다. 유신론자가 된 그는 유일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오랫동안 기울여왔던 잘못된 습관들과 이별했다고 고백한다. 또한 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기도를 했다고 신앙 간증했다. 외향적인 성격이기도 했던 그는 주일성수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는데, 백기를 들려면 눈에 확 띄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매혹적인 면은, 시작은 어린 시절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가 얼마 지나지않아 ‘기쁨’의 핵심을 치밀하고 명쾌하게 반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어린시절 외할머니 품에 머리를 파묻고 듣던 성경이야기가 생생한 십자가 복음으로 꽂히던 기분과 같다. 루이스는 ‘그물’이라는 표현으로 그 부분을 설명한다. 넓게 펼친뒤에 독자들을 끌어드리는 전술이다. 한산대첩에서 이순신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썼던 병법이기도 하다. 현대적으로 풀어보면 ‘복음전도를 위한 지혜로운 매개체’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서점에서 재밌는 책을 찾다가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결코 후회할일은 없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이 책은 값어치를 한다. 지적인면과 직관적인 면을 모두 갖춘 탁월한 책이기 때문이다. 미슐랭1스타를 받은 짬뽕계의 어느 명인은 “구수하면서 시원한 짬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지만 이 책은 재미와 감동을 넉넉히 담고 있다. 참고로 번역본에는 루이스의 어릴 때와 청년기 사진, 그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 등이 수록됐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2.05

    『루터: 로마서 강의』
  • 루터의 뜨거운 심장이 담긴 고전 ‘오직 믿음’이라는 나침반를 장착한 책 이 책에 대한 리뷰는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됐다. 600페이지가 넘는 결코 만만치 않은 두께에 그 중 90페이지가 서문(Editor’s Preface)이라는 점, 400년 동안 읽혀지지 않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그 진가를 들어낸 고전이라는 점이 궁금증을 배가시켰다. 고전의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12세기 프랑스 철학자 베르나르 드 샤르트르(Bernard de Chartres)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그들의 위대한 선조들보다 더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는 말로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르틴 루터의 <루터: 로마서 강의>는 이신칭의의 개념이 로마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종교개혁자들의 작품 중에서 중요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칼 홀(Karl Holl)은 “오늘날까지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업적”이며 천재적인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명확하고 인상 깊은 책이다. 루터는 이 책을 만든 2년 뒤, 1517년 10월 31일에 ‘95개조 논제’를 게시했고 이로부터 종교 개혁이 시작됐다. 루터는 이 책을 통해 성경을 이해하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롬 1:17)라는 핵심 구절이다. ‘하나님의 의’는 루터가 성경을 해석하는 주요 주제가 된다. 하나님 앞에 인간은 죄인이고 죄인일 뿐이다. <루터: 로마서 강의>는 “하나님의 의는 우리를 의롭게 하며, 하나님의 지혜는 우리를 지혜롭게 한다”라고 재차 강조한다. 루터는 강의를 통해 자신이 교회의 개혁자가 된 사상가임을 보여 준다.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라는 책에서 저자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의 말을 빌어 21세기는 ‘전통적인 좌우 경계’가 사라지고 ‘개방 vs 폐쇄’라는 커다란 흐름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루터는 가톨릭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개방으로 나아간 종교개혁의 아이콘이다. 이 책은 그런 루터의 뜨거운 심장이 담겨있다. 가장 강력한 추천 사유이다. 요한웨슬리도 이 책을 읽고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고백했다. 전어가 돌아오기도 전에 추워져 혼란스러운 요즘, 신앙적인 호기심 앞에 <루터: 로마서 강의>는 정확한 나침반과 같다. 임훈 목사 (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5.11.06

    『마틴 루터의 기도』 마틴 루터
  • 십계명, 사도신경, 주기도문으로 기도하기 복음주의 묵상에 대한 순수한 설명 1533년 마틴 루터가 쓴 원제 『A Simple Way to Pray』를 적확하게 번역한 책이 국내에 많지 않다. 여러 번역본이 있으나 각각 편집의 방향을 달리한다. 그 가운데 서울신학대학교 유재덕 교수의 ‘마틴 루터의 기도’라는 책을 기본으로 삼아 소개한다. 친구였던 이발사 피터를 위해 쓰인 마틴 루터의 ‘A Simple Way to Pray’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시작점으로 삼아 기도에 대한 유용한 조언을 제공한다. 이 소책자는 기도에 집중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자주 나아가도록 인도하고 격려해 주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루터는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책을 시작한다. “나는 다른 일과 생각 때문에(육신과 사탄은 기도를 항상 막고 방해하므로) 기도하는데 냉담해지고 마음이 내키지 않는 기분이 들 때마다 성경 시편을 들고 급히 내 방으로 들어간다. 낮에 시간이 난다면 다른 사람들이 모인 교회로 가서 십계명과 사도신경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런 다음 어린아이들이 그리하듯이 맘속으로 시편의 말씀을 조용히 외운다.” 루터는 시편의 성구들 그리고 사도신경 암송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면 그때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또한 주기도문을 한 문장씩 생각하면서 각각의 문장에서 시작하여 확장하며 기도문을 노트에 쓰라고 조언한다. ‘확장’이 핵심이다. 기도 끝은 항상 감사 기도로 마무리 할 것을 강조한다. 우리에게 익숙지 않은 개념도 나온다. ‘기도를 소홀히 하고 행함을 기도라고 생각하고 싶어 하는 유혹’에 대한 부분이다. 각종 일을 기도라고 생각했을 때 우리는 기도 자체에 무관심해지고, 게을러지고, 냉담해지고, 싫증이 날 수 있다. 그 이유로 루터는 사탄은 게으르지 않으며 무관심하지 않아서 우리가 기도하지 못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기도의 시간을 따로 마련하지 못하도록 바쁘게 하고 ‘행함 가운데 기도하기’로 만족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로렌스 형제(Brother Lawrence)의 ‘일하는 영성’과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일에 앞서 기도가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기도보다 앞서지 말고, 하나님보다 앞서지 말라는 교훈이다. 사탄은 이 약점을 공격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력한 독일 개신교 지도자인 루터는 이 책을 통해 ‘복음주의 묵상에 대한 순수한 설명’을 하고자 했다. 십계명, 사도신경 그리고 주기도문에 기초하여 교훈과 묵상, 신학 그리고 기도의 통합을 도모한 역작이다. 올 가을 꼭 읽어보자. 한글판보다는 영문판을 추천한다. 두껍지 않고 쉽고 명료한 단어들로 되어있어서 이해하기 더 용이하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5.10.09

    『순종의 학교』앤드류 머레이
  • 순종의 시작은 새벽기도 책 『순종의 학교』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앤드류 머레이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존 모트(John R. Mott)의 말을 빌려 재차 강조한다. “새벽 기도 시간을 지키는 것은 적어도 매일의 첫 30분을 홀로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하버드대 교수인 센딜 멀레이너선은 『결핍은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라는 책에서 우리는 모두 결핍 상태에 있으며 그 결핍을 통해 더 나은 성공적인 일들을 성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새벽기도가 제일 힘들다고 고백하는 성도는 분명 그 영적인 결핍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성령께 계속해서 순종하며 살 수 있는 길은 매일 하루가 시작되는 때 분명하게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으로부터 거룩한 순종의 생활에 필요한 은혜를 받는 것밖에 없다. 그 길에 대한 강한 확신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게 새벽기도이다. 쉽진 않지만,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위해 살고 하루 종일 하나님의 임재를 얻기 위해서는 어떤 대가도 기꺼이 치르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시간과 편안함을 희생하겠다는 결심이다. 최근 몇 년간 화제가 되었던 『저속 노화』의 저자 정희원 교수의 “편안함은 저속 노화가 아니라 가속 노화를 부른다”라는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사실 이 책의 초점이 새벽기도 권면에 있지는 않다. 성경이 교과서이므로 『순종의 학교』에서는 성경대로의 행동을 강조한다.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뜻에 관해 기록된 것을 성경에서 찾고 또 그 뜻을 행하고자 하는 순전한 소원을 가지고 성경을 대해야 함을 일깨운다. 저자는 순종을 ‘천상적인 기술이고, 우리 본성에는 낯설기 짝이 없는 기술’이라고 표현한다. 그러므로 예수님이 순종을 배워 가신 길은 아주 더디고 멀어서 우리가 그 기술을 즉시 습득하지 못한다고 해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주님의 발 앞에서 묵상하고 기도하며 기다리는 일에, 또 하나님을 의지하고 자기를 희생하는 일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그 부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순종의 학교』라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순종은 배워야 하는 덕목이다. 배워야 함은 또한 가르치는 스승이 존재하는데 그분이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리스도께서 순종하셨던 그 순종을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한다. 먼저 스스로가 자아에 대한 철저한 죽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고, 그것을 통해 예수님의 철저한 자기 부정과 겸손을 깨닫는 것이 그리스도처럼 죽기까지 순종하는 방법임을 이 책은 담담하게 제시한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5.09.12

    존 밀턴 『실낙원』  
  • 서늘함과 시원함 사이에서 놀라는 책 속편이 있는 고전이 있다. 1667년 출판된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이다. 밀턴을 셰익스피어에 견줄 만한 대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단테의 『신곡』과 함께 불후의 기독교 대서사시로 필독 고전 리스트에 올라있다. 신곡이 가톨릭적 세계관과 가치를 반영했다면 실낙원은 청교도적인 기독교 가치관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구약 창세기 3장에 기록된 내용을 토대로 삼고 있다. 천사였던 사탄이 하나님에게 반역하였다가 천국에서 추방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하는 걸로 책 초반을 연다. 그리고 사탄이 자신의 졸개들과 함께 하나님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고, 하와와 아담을 유혹함으로 하나님에게 불순종하게 만들고 그들이 낙원에서 쫓겨나는 사건으로 서사를 마무리한다. 실낙원의 절반 이상은 천사들이 아담과 하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인데 특이하게도 ‘인간의 언어로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게 들려주는 것은 불가능한 것’임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거꾸로 이것은 존 밀턴이 당시 독자였던 17세기의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낙원이 오늘날 철저하게 물질주의화 되어있는 포스트모더니즘 세대에게 주는 설득력 있는 문장력이기도 하다. 이 책 곳곳에는 서구 문화 전통 전체를 재해석하고 되살리려는 시도가 숨겨져 있다. 그러므로 신앙적인 순수성을 가지고 읽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밀턴은 기독교 유일신 사상뿐만 아니라 유대교, 플라톤의 관념론, 호메로스의 신화, 이탈리아 인문학 등 여러 재료를 짬뽕 볶는 거대한 웍 팬에 넣어 뜨거운 불로 조리해낸다. 특히 천국에서 일어난 사탄의 ‘반란’과 에덴동산에서 일어난 인간의 ‘타락’이라는 다른 두 사건을 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되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 우주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우주관을 성경과 결합하여 기본적인 틀을 잡고 있다. 이 책은 서사적인 원문을 운문으로 풀어놓아서 소설처럼 읽기 쉽다. C.S.루이스의 『스쿠르테이프의 편지』와 함께 읽으면 짬짜면의 기분도 가능하다. 에덴동산을 떠나며 눈물 훔치는 아담과 하와의 모습을 끝으로 책장을 덮으며 서늘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맛보자. 넷플릭스에서 영화화할 수도 있겠다는 느낌적인 느낌. 짬뽕집 이름으로 읽힐 수도 있는데 1671년 출판된 『복낙원』(Paradise Regained)이 있다. 실낙원의 속편이다.
  • 2025.08.13

  • 순복음가족신문

    PDF

    지면보기

  • 행복으로의 초대

    PDF

    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