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에서 길을 찾다
앤드류 머레이 『완전한 순종』
  • 지식과 교훈보다는 구원의 은혜로 읽는 책
    영국 저널리스트 에드 콘웨이의 책 『물질의 세계』에 보면 모래 없이 반도체나 스마트폰은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모래를 만드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믿음과 순종을 통해 삶을 이끌어 가신다. 완전한 순종은 어떤 차원일까. 오래 끓여낸 곰탕처럼 요한복음 15장에서 『완전한 순종』을 한 그릇 내놓는 앤드류 머레이를 만나보자. 99%의 순종은 불순종이다. 머레이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를 들어 순종을 설명한다. 가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지인 우리는 포도나무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만 해야 한다. 우리가 자신의 뜻대로 살고 있으면서 하나님의 복을 구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이다. ‘성령께 복종함’이라는 소단원에서 머레이는 그 원리를 더욱 부각시킨다. 해답은 간단명료하다. 기차의 선로가 바뀌었을 때는 원래 지점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 갈라디안 교인들이 온갖 종교적인 노력을 기울였던 데서 돌이키고, 자기 능력으로 일하여 자신들을 위해 추구하여 나갔던 데서 돌아서 겸손히 성령님께 굴복하는 것이다. 우리 개인에게도 이 외에는 길이 없다고 전동드릴로 못박듯 저자는 강조한다. 베드로와 바울을 예로 든다. 자기 뜻대로 하며 자기를 사랑하던 베드로가 어떻게 해서 오순절의 사도가 되었고 서신서의 저자가 될 수 있었나? 먼저 순종하신 주님의 모습에 통곡했던 베드로에게 오순절 성령이 임하자 성령 충만한 자로 변화되었다.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치욕을 당하면 복 있는 자로다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벧전 4:14)고 말하는 베드로의 변화는 명확하다. 바울이 아시아로 들어가려는 길이 막히고 유럽으로 가도록 인도를 받은 일은 성령께서 그의 인도자로 앞서가셨기 때문이다. 에릭 리들이 파리 올림픽에서 보여준 순종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 후 그가 중국선교사로 일평생 섬길 수 있었던 것도 성령님께 완전히 사로잡혔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머레이는 ‘종교적인 육신’(religious flesh)을 경계한다. 나의 의지, 노력이 나의 종교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머레이의 당부는 세이공청(洗耳恭聽)해야 한다. “만일 하나님의 자녀가 어떤 진리들을 좀 더 분명하게 알기 위해 이 책을 읽거나, 그리스도인으로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그는 틀림없이 실망할 것입니다. 그는 죄인으로서 죄에서 구원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러면 틀림없이 복을 받을 것입니다.” 임 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4.04.12

    디트리히 본회퍼 『나를 따르라』
  • 예수님 따를 때 절망은 희망으로
    증평군과 담양군이 ‘나를 따르라’ 외치고 있다. ‘1.07과 1.13’ 전남 증평군과 담양군의 합계출산율이다. 언론의 표현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절망의 반대편엔 늘 희망이 존재한다. 근거 있는 희망과 포기하지 않는 인내가 필요한 요즘이다. 1980년대 후반 어느 개그 프로에서 유행하기도 했던 ‘나를 따르라’는 희망이 없던 미국 독립전쟁 당시 조지 워싱턴이 외쳤던 구호이기도 하다. 1937년 어렵고 힘든 시기에 디트리히 본회퍼는 『나를 따르라』는 책을 썼다. 본회퍼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옥중서신』이지만, 그의 영성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이 책이다. 『나를 따르라』의 첫 부분은 기독교의 ‘너무나 흔한’ 값싼 은혜와 ‘너무나 드문’ 값비싼 은혜 사이의 차이점에 관해 이야기한다. 값싼 은혜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지 않고 은혜로 만족하는 것이다. 은혜가 값비싼 까닭은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라는 멍에를 씌우기 때문이고 그것이 은혜인 것은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라고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본회퍼는 제자로서의 헌신을 통해 고난 가운데 처한다면 그것이 예수님을 위한 길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본인 스스로가 나치 정권에 항거했기에 그 말은 진정성 있는 토닥거림으로 다가온다.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따르기’는 스스로 택한 이상적인 길이다. 스스로 택한 순교자의 길일 수는 있어도 약속된 길은 아니다. 따른다는 것에는 단호한 조치가 따른다. 예수님의 뒤를 바짝 따르기 위해 세리는 세관을 떠나고, 베드로도 그물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따르는 자는 믿음을 가질 수 없게 하는 자신의 상황에서 벗어나 믿음을 가장 잘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책의 많은 부분은 산상수훈에 할애되어 있다. 진정으로 복 받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아래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십자가 아래에 위치할 때 우리는 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온유, 겸손, 가난, 순결 그리고 핍박을 하나님께 바칠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4000권의 책을 읽고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고 부유한 사람 200명을 만났다는 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에 이런 말이 있다. “엄청나게 시도하라. 성공하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실행에 옮긴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실패하는 이유는, 실패를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회퍼는 ‘폭력의 시대를 거스른 행동하는 영성’의 소유자였고 실천자였다. ‘국가 소멸’이라는 전대미문의 절벽 앞에 절대긍정과 절대감사로 행동해야 한다. 금모으기 운동으로 전국민이 단합했고, 코로나 팬데믹의 절망도 능히 견뎌냈던 우리 아닌가.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4.03.07

    존 스토트 '기독교의 기본 진리'
  • 교회출석을 꺼려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책
    강한 설득력, 명쾌한 답변 그리고 통쾌함 고리타분한 고전보다 빠른 세상에 눈과 손이 간다. 뉴질랜드에 가면 목에 태양열로 작동하는 스마트워치를 차고 있는 소를 볼 수 있고, 음식으로 음식을 포장하는 친환경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편리함 이면에는 어려움도 있다. 엄마도 엄마가 필요한 세상이고 이전에 없던 아빠의 역할들도 강조되는 때다. 불경기, 고물가, 극한기후, 심지어 AI와도 경쟁해야 하는 이때에 거장 존 스토트의 책 한 권이 단비가 될 수 있을까. 몇 년 전 추천한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가 교회 안팎에서 영끌에 지쳐있는 청년들을 위한 책이라면, 존 스토트의 ‘기독교의 기본진리’는 제도적인 교회는 꺼려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찬성하는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쉽게 말해 가나안 성도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릭 워렌 목사는 “세계 모든 사람이 읽어야 마땅할 몇 권의 랜드마크가 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 드문 몇 권의 책 가운데 하나다”라고 강력하게 추천한다. 이 책은 예리하고 똑똑하다. 날 선 검처럼 읽는 독자의 세계관을 뒤흔든다. 얼핏 전도지처럼 보인다. 머리말부터 전도에 적극적이다. ‘올바른 접근’이라는 첫 단원을 통해 복음에 불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곧바로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직접적이고 빠른 복음 제시하며 편집의 반전을 극대화했다. 일반적인 신앙 서적이 신론과 인간론, 그리고 예수님을 소개하는 기독론으로 전개되는 데 비해, 본서는 핵심을 먼저 제시한다. 먼저 믿은 성도들에게는 명검을 꼬옥 쥐어주는 느낌이다. 기독교 복음의 기본 진리를 친절하게 정리해 주며 믿지 않는 사회 각층의 리더들에게도 명확한 대답을 해준다. 의심 많은 회의주의자와 다른 종교 아래서 성장한 분들이 읽으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사이다 맛이다. 예리한 논리로 설득하고 명쾌한 답변으로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오직 이 책에는 예수님 이야기와 결단해야 할 인간에 대한 촉구만 나온다. 강력한 설득력으로 복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거부할 수 없는 전도책, 놓칠 수 없는 놀라운 고전이다. 전도자였던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성직자”라고 평가했던 존 스토트의 대표작이다. 요즘 세대는 가성비보다 가치관을 증명할 수 있는 환경과 윤리적 옳음을 중시한다. 혹시 공동체가 그 목마름을 채워주지 못했다면 이 책 한 권,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가을 전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4.02.07

    앨버트 심프슨 ‘성령, 위로부터 오는 능력’
  • 성령 충만으로 강력한 소속감 가져야 위기로부터 탈출 비법 ‘오직 성령’ ‘Meme’이라는 단어를 메메라고 읽었다가 핀잔을 들었다. 간격을 좁히지 않는 한 다음세대 사역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언까지 듣고 뜨끔했다. 시간이 갈수록 또 다른 격차는 계속 나올 것이다. 트렌드 분석은 그래서 중요하고 필요하다. 미래를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2024년 개인 영역의 트렌드 가운데 두드러지게 ‘외로운 크리스천’을 꼽는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외로움 비율이 55%인데 반해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도 무려 46%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는 통계에 근거한다. ‘not alone but lonely’, 즉 교회 공동체 안에서 혼자는 아닌데 ‘외로운 크리스천’이 있다는 뜻이다. 어느 시대에나 외로움은 서로 다른 모양과 형태로 존재한다. 외로움을 해결하고자 미디어 플랫폼을 총동원해보지만 그 어디에도 명확한 해답은 없다. 54만명의 고립은둔청년들에겐 안갯속 인생이다. 130년 안갯속을 항구 등대처럼 빛을 발하는 고전 중의 고전이 있는데, ‘성령, 위로부터 오는 능력’이다. 앤드류 머레이, 드와이트 무디와 같은 저명 인물이었던 앨버트 심프슨이 쓴 탁월한 책이다. 출판사 서평에 나와 있듯이 영적 사역을 갈망하는 모든 사역자의 서재에는 이 기념비적인 책이 있어야 한다. 승리하는 삶을 갈구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이 책을 정독해야 한다. 구약의 모형과 상징과 예언, 신약의 약속과 기록, 그리고 계시에 나타난 성령을 독자로 하여금 깨닫게 해준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을 꿰뚫는 날카로움과 영혼을 감동시키는 능력이 있어서 레몬의 신맛처럼 우리를 자극한다. 성경 각 권별로 성령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가 상세히 언급함으로 독자들이 쉽게 성경적인 접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요한복음에 나타난 성령’ 식의 친절함이다. 구약과 신약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간결한 문체로 책을 읽는 내내 시선을 묶어두는 집중도 높은 책이다. BTS 팬클럽인 ‘아미’들의 행동양식을 보면 배울점이 많다. 어떤 행사에서도 그들의 뒤처리는 열정만큼이나 깔끔하다. BTS의 팬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소속감을 갖고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저자 앨버트 심프슨은 우리를 도우시는 성령님, 우리를 혼자 내버려두지 않으시는 함께 하는 성령님에 대해 강조한다. 이 시대는 우리를 섬처럼 떨어져 있게 만든다. 위로부터 오는 성령으로 충만하여 서로 강력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국가적인 아젠다로 떠오른, 청년들의 결혼기피 현상과 인구절벽 등의 해결 방안은 성령충만을 통한 강력한 소속감으로부터 출발해야 함을 명심하자. 1인가구 35%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음을 잊지 말고. 임 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3.12.15

    오스 기니스 '소명(The Call)'
  • 각박한 일상에 복음 한 방울 ‘소명’ MZ 크리스천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토렴은 밥에 수분을 더하고 온도를 높이는 과정이다. 밥에 뜨거운 육수를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어 덥히는 과정으로 맛을 배가시킨다. 책 ‘소명’은 각박한 세상에 지쳐있는 젊은이들 마음을 촉촉이 적시며 가슴을 활활 타오르게 할 토렴식 국밥 같은 존재다. 팀 켈러 목사도 “기독교 서적 중에서 오스 기니스의 고전 ‘소명’에 비할 작품은 없다”라고 추천했을 정도다. 이 책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나를 따르라”이다. 세상을 바꾼 위대한 외침이다. 우리가 이 땅에 사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이 원하셔서 우리가 존재하게 됐다. 그래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반응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가장 보람 있게 사는 비결이며 가장 깊은 관계를 여는 열쇠가 된다. 목적에 이르는 가장 확실한 경로, 인생을 사는 가장 도전적이고 매혹적이고 자연스러운 길이 소명을 받아드리는 것이다. 또한 모험적인 도전의 인생을 사는 방법론이기도 하다. 창조주 하나님의 소명에 귀 기울이고 그 소명을 따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세상에 없다. 공매도가 금지되어 상승한 주가는 반짝 효과일 뿐,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요즘이다. 자존심이 상대방으로부터 존경받지 못했을 때의 마음 상함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이 부르신 존귀한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이 자존감이다. 소명을 읽다 보면 가슴속 깊이 치밀어 오르는 자존감을 경험할 수 있다. 부르심인 동시에 명령인 예수님의 초대에 순종하여 따르기로 결심해보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요즘은 할 일도 많고 시간도 없는 세상이다. 피곤한 삶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된다. 결국 우리는 과중한 짐을 진채 삶의 목적을 잃게 된다. 오늘의 관심사가 내일엔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개인주의로 파편화된 우리의 삶, 교회 안에서도 헌신에 발목 잡히지 말라고 서로 암묵적인 신호를 보내기 일쑤다. 이런 탈기독교적 라이프스타일 가운데 소명은 초점 있는 삶을 살도록 길을 열어준다. 물론 소명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장바구니에 담듯 그렇게 쉽게 손안에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오스왈드 챔버스는 “각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붙잡을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뻗어 나가도록 만들어졌다”라고 용기를 준다. 아직도 내 삶의 목적을 찾지 못했다면 또한 성취의 기쁨을 누리고 싶다면 오스 기니스의 대표작 ‘소명(The Call)’을 한 손에 잡아보자. 뜨끈한 국밥 한 그릇 더한다면 빠르게 지나가는 가을도 아쉽지 않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3.11.09

    존 칼빈의 『쉽게 읽는 기독교 강요』
  • 기독교를 더 깊이 알고자 하는 갈급함으로 읽는 책 최근 EBS 다큐 ‘책맹인류’가 방송됐다. 안읽어도 너무 책을 안읽는 우리 세대에 관한 내용이다. 어려워하지만 싫어하기도 한다. 그런 세대에게 올드(old)하고 두툼한 책, 존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추천한다. 쉽게 읽다 보면 최애가 될 고전 중의 고전이다. 존 칼빈은 종교개혁자이자 신학자였다. 그는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다. 그래서 당시 프랑스 왕인 프랑수아 1세에게 참된 기독교 신앙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이 책을 헌정했다. ‘기독교 강요’는 1536년, 그렇게 세상에 등장했다. 오늘날에도 세상 철학의 거센 바람에 노출된 교회들에게 성경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정확히 알려 주는 이정표가 되고 있다. 우뚝 솟아있는 알람브라 궁전이 그라나다를 대표한다면 기독교 역사 가운데 웅장하게 서 있는 책이 기독교 강요다. 초판은 라틴어로 출간되었고 나중에 프랑스어로도 나왔는데 이 책으로 인하여 프랑스어가 더욱 값어치 있는 언어가 되었다고 프랑스인들이 칭찬할 정도이다. ‘쉽게 읽는 기독교 강요’는 3권 6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권에서는 창조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대해 풀어놓았는데,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인간을 아는 지식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전제로 깔고 있다. 자연계와 성경과 하나님을 인식하는 것은 오직 성령에 의해서만 된다는 것, 우상과 하나님과의 구별, 삼위일체의 하나님, 악의 존재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2권에서는 구속자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관해 설명한다. 아담의 타락과 원죄로부터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까지이다. 곧 인간의 타락과 자유 의지의 상실을 주장하여 인간에게는 자신을 구원할 능력이 없다고 말한다. 제일 방대한 분량인 3권은 성령의 사역에 대한 부분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성령의 역사로 우리에게 유익을 준다고 설명하며 그리스도인의 자유와 상급을 논하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려야 함을 강조한다. 얼핏 보면 성령에 대한 내용이 많지 않아 보일 수도 있으나, 성령의 신성에 대해서는 1권에서, 성경과 성령의 관계는 1권 성경론에서 또 4권의 성례론에서도 성령의 임재를 다루고 있다. 완역본은 4권으로 되어 있으나 이 책에서는 생략됐다. 교회와 성례와 정치 그리고 국가 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다. 우리가 성찬을 매달마다 하는 이유도 알 수 있다. 완역판에 도전해봄도 좋다. 칼빈은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를 ‘너의 영혼을 알라’는 뜻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나를 알게 되고 하나님을 알게 된다. 기독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갈급함이 있고 기독교를 더 깊이 알고자 원한다면 이 책은 두말 않고 원픽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3.10.12

    존 오웬 '성도의 견인'
  • 하나님은 끝까지 함께 하신다 요즘 제철인 포도는 냉장고에 보관할 때 단맛이 더해진다. 믿음 또한 하나님 안에 있을 때 더욱 든든해진다. 그러나 상해버리는 음식처럼 때로는 믿음을 잃고 낙심하거나 하나님을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목사님의 가정에서 태어난 존 오웬도 그런 성도들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석박사 과정을 하면서 수많은 고전을 통달했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그리고 랍비에 대한 지식도 뛰어났다. 1652년 옥스퍼드대학교 부총장에 오르기도 했던 존 오웬은 수많은 저서를 쓰며 청교도의 황태자로 불리웠다. ‘성도의 견인’은 1674년 집필된 ‘성도의 견인 교리’를 요약한 고전이다. 신학적인 논쟁이 있을 수도 있으나 이 책에서 우리가 취해야 하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구원’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그 근거들이다. 바나나 껍질 벗기듯 이 책을 넘겨서는 안된다. 고전의 특성상 술술 읽히지는 않기에 도로주행 연수받듯 굳은 마음으로 책을 붙들어야 한다. 성경은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들이 미혹을 당하거나 믿음에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한다. 그러므로 진정한 성도들은 주님의 길을 가다가 포기한 사람들을 보고 흔들려서는 안된다. 단지 그것을 예수님께서 진정으로 자신 안에 거하시는지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에 대한 근거로 존 오웬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을 독자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교통사고 현장에 나타나는 레커차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견인’은 환난이나 악영향이나 반대에도 불구하고 어떤 상태, 행위의 과정들을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성도의 견인은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주시는 강한 소망과 안위라고 할 수 있다. 바울은 ‘너희 안에서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는 확신하노라’고 말한다. 어린아이가 아빠를 향해 뛰어내릴 수 있는 것은 절대적인 믿음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의도는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모든 자들이 끝 날까지 함께 하시는 주님을 향한 믿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캡틴 손흥민 선수가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끝까지 믿었던 토트넘 감독이 있었기 때문인 것처럼. 하나님은 변함이 없으시므로 우리를 향한 사랑에도 변함이 없다. 말라기 3장 6절에 “나 야훼는 변하지 아니하나니”라는 말씀의 결과로 “그러므로 야곱의 자손들아 너희가 소멸되지 아니하느니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에게 주시는 가장 큰 위로 중 하나는 우리가 영원토록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는 약속일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영광 가운데 완전한 기쁨을 누릴 때까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랑을 체험하며 살도록 우리를 지키시는 것이다. 오순절 신학자인 로드만 윌리암스의 말을 새겨보자. “하나님께서는 끝까지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 2023.09.07

    파스칼의 ‘팡세’
  • 하나님안에서 참 행복이 있다
    기독교를 변증하는 최고의 인문학 고전 ‘생기부 필독서’ ‘서울대 필독서’ 파스칼의 책 ‘팡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자마자 놓게 되는 책. 팡세만큼 힘든 책도 없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는 파스칼의 말처럼 읽을까 말까 고민하게 되는 고전이다. 본서는 여러 단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내용들은 대체할 책이 없을 정도로 탁월하다. 17세기에 나온 책 중에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서 무조건 원픽이다. 모든 실존주의자들의 고민을 담은 책, 하나님을 거부했던 니체 조차도 팡세의 인간론에 대해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단, 편집된 책이기에 번역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음을 유의하고, 무엇보다도 연속성이 없어서 책 읽기에 집중하기 힘들다. 팡세는 입속에서 흩어지는 평양냉면의 면발 같다. 반복해서 읽어야 함흥냉면의 면발처럼 심장이 쫄깃해진다. 천재가 쓴 책은 달라도 다르다. 이탈리아에 단테가 있고 영국에 세익스피어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파스칼이 있다. 그는 수학의 이론을 창출한 명석한 수학자였고, 계산기를 발명하고 프랑스 파리 대중교통 체계를 처음 고안해낸 공학자였고 과학자였다. 파스칼은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았고, 죽은 후 남긴 것은 성경책 한 권뿐이었다. 저자는 인간의 비천함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하나님 안에 있는 행복만이 비천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역설한다. 유난히도 파스칼은 한 세기 전에 활동했던 몽테뉴의 책을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었다. ‘에세’라는 책을 쓴 몽테뉴가 회의적인 사색을 통해 무신론자 입장에 섰다면, 파스칼은 ‘팡세’를 통하여 신앙에서 출구를 찾았다. 몽테뉴는 삶에 자족하고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파스칼은 하나님을 의지하므로 참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파스칼은 인간이 자신의 착각 속에 살도록 지탱해주는 버팀목들을 체계적으로 제거해 나간다.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순전히 허상이며, 독단적인 특권은 순간의 편의, 또는 편견임을 드러내 보인다. 그는 인간의 현실을 ‘변덕, 권태. 불안’으로 규정하고 인간의 내면은 해결 불가능한 난국임을 지적한다. 결국 인간은 하나님께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오직 하나님안에서만 그 비참함과 위대함이 충돌하는 인간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변증한다. 묻지마 살인 흉기 난동 등은 불안하고 초조한 현대인들의 정신적 상태에서 비롯된다. 이 책은 400년 전 이미 오늘을 예견했다. 오만한 인본주의와 경박한 물질주의에서 비롯된 이기심과 공격성이 존재하는 한 파스칼의 팡세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사회가 악해질수록 찾게 되는 책. 언젠가 팡세를 읽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꿈꿔본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담임)
  • 2023.08.11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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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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