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古典)에서 길을 찾다
존 브라이트 『이스라엘 역사』
  • 책 두께보다 더 두터운 믿음을 얻게되는 책 우리는 성경의 모든 기록이 진리임을 믿는다. 그러나 세상의 시선은 묻는다. 성경 속 아브라함이나 모세의 이야기는 과연 역사적 진실인가? 이는 성경을 변증하고 전해야 할 성도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했을 질문이다. 한때 자유주의 비평학계는 성경의 내러티브를 후대 사람들이 지어낸 가상의 신화나 전설로 치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흙먼지 속에 묻혀 있던 고대 근동의 유물과 토판들이 발굴되면서, 성경은 박제된 교리를 넘어 살아 숨 쉬는 역사로 우리 앞에 그 실체를 드러냈다. 존 브라이트의 『이스라엘 역사』는 고고학적 성과와 성경 텍스트를 정밀하게 직조하며 고대 이스라엘의 발자취를 복원해 낸 명저다. 저자는 고대 근동 지방에서 발굴된 진흙 서판과 수많은 유적들을 성경 본문과 차근차근 비교해 나간다. 아브라함과 야곱이 거닐었던 고대 도시의 풍경과 생활상, 광야를 지나 가나안 땅에 정착하기까지의 역동적인 여정이 결코 허구가 아니라 그 시대의 실제 삶과 문화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음을 친절하게 풀어낸다. 흙속에서 찾아낸 고대의 유물들은 성경의 무대를 한층 더 풍성하고 사실감 있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성경의 역사적 무오성’ 입증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강대국들의 거센 틈바구니 속에서 약소민족 이스라엘이 어떻게 정체성을 지켜낼 수 있었는지, 그 신앙적 내면의 궤적에 주목한다. 이스라엘을 하나로 묶어준 본질적인 힘은 막강한 군사력이나 비옥한 영토가 아니었다. 바로 하나님과 맺은 ‘신실한 언약’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었다. 국가의 멸망과 포로기라는 절체절명의 파국 속에서도 그들을 지탱한 것은 단순한 종교적 관습이 아니라, 역사의 주관자이신 야훼를 향한 실존적 결단이었다. 물론 고고학 자료가 성경의 모든 대목을 일일이 증명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저자는 자료가 부족할 때 무리한 비약을 시도하기보다, 역사학적 한계를 정직하게 인정하며 학문적 진실성과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한다. 역사는 단지 지나간 옛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던지는 삶의 질문이다. 거대한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묻는다. 우리 삶을 버티게 하는 진짜 가치는 무엇인가를. 신앙인뿐만 아니라 역사와 인간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라면, 거대한 역사의 파도 속에서 삶의 희망을 일궈낸 이스라엘의 여정을 통해 깊은 울림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이 제법 두껍다. 완독 후에 얻게 되는 ‘두터운 믿음’은 선물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10.07

    『아담과 하와의 연애 뇌구조』 채드 이스텀
  • 성격 때문에 헤어지면 안되는 이유 우리는 살아가며 ‘왜 저 사람은 나와 다를까?’라는 의문에 종종 휩싸인다. 사랑 속에서 만난 남녀도 사소한 오해로 상처를 주고받는다. 채드 이스텀과 빌&팸 파렐이 쓴 『아담과 하와의 연애 뇌구조』는 이러한 관계의 오랜 난제를 생물학적이고 심리학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책이다. 저자들은 남녀의 차이를 단순한 성격 문제가 아닌, 창조될 때부터 다르게 설계된 뇌 구조의 차이로 설명하며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이 책은 남녀의 뇌를 각각 와플과 스파게티에 비유한다. 남자의 뇌는 와플처럼 칸막이로 나뉘어 있어서 한 번에 하나의 칸에만 집중한다. 운동할 때는 운동만 생각하고, 게임할 때는 게임에만 몰두한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빈칸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반면 여자의 뇌는 얽혀 있는 스파게티 한 접시와 같다. 생각과 감정, 과거와 현재의 기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에 능하며, 감정적 변화를 기억하고 상황을 직감적으로 통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저자는 이러한 비유가 실제 과학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뇌 크기는 남자가 평균 15% 더 크지만, 좌우 뇌를 연결하는 ‘뇌량’(腦梁)은 여자가 훨씬 더 두껍고 활발하게 작동한다는 것이다. 또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남자를 정복 지향적이고 시각적 자극에 민감하게 만드는 반면, 여성은 언어를 통해 교감할 때 즐거움 영역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밝힌다. 결국 남녀의 다름은 틀림이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내재된 창조적 설계의 결과이다. 채드가 제시하는 소통의 해법은 명확하다. 갈등 해결을 위해 다름을 비난하기보다 배려의 언어로 변환해야 한다. 남자는 여자의 이야기를 들을 때 섣부른 해결책을 주기보다 경청하고 공감해야 한다. 반대로 여자는 칸칸이 나뉜 남자의 사고를 이해하여, 주제를 바꿀 때는 미리 알려주거나 요점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연애는 상대를 바꾸는 게 아니라,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성숙의 여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지침을 전한다. 내 방식만을 고집하던 시야를 벗어나, 상대방의 독특한 연애 뇌구조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진정한 소통의 문이 열린다. 우리를 각기 다르게 지으신 하나님의 섭리와 그 과분한 사랑을 기억할 때, 서로를 향한 성숙한 동행은 비로소 가능해진다. 임 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9.09

    밥 버포드 『하프타임』
  • 전반전의 ‘성공’을 후반전의 ‘의미’로 삶의 궤도를 숨 가쁘게 달려온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것이 내 삶의 전부인가?’라는 실존적 물음과 마주하게 된다. 특히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룬 중년에 접어들면, 형언할 수 없는 내면의 공허함이 찾아오곤 한다. 밥 버포드(Bob Buford)의 저서 『하프타임(Halftime)』은 바로 이 치열한 인생의 변곡점에 선 이들에게 삶의 지향점을 ‘성공’에서 ‘의미’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탁월한 영적 지침서다. 성취 그 자체가 폄하될 수는 없으나, 성공이 삶의 맹목적인 우상으로 자리 잡을 때 영적 위기는 시작된다. 저자는 인생의 전반전이 저물어갈 즈음, 세속적 성공만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 근원적 갈증이 필연적으로 찾아옴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렇기에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놓인 ‘하프타임’은 단순한 휴식이나 여락(餘樂)의 시간이 아니다. 이는 삶의 항로를 재조정하고 내면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는 거룩한 탐색기다. 자신의 영적 DNA와 고유한 기질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며, 창조 본연의 목적을 깨닫는 치열한 자기 대면의 시간인 셈이다. 에베소서 2장 10절의 말씀처럼, 우리는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존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버포드는 기존의 전문성을 유지하되 시간과 재정의 흐름을 조율하여 의미 있는 사역에 투자하는 ‘병행 경력(Parallel Careers)’이라는 현실적이고도 지혜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씨 뿌리는 비유’와 ‘달란트의 비유’가 말하듯, 우리에게 주어진 재능과 지식은 결국 풍성한 결실을 맺어야 할 영적 자본이다. 따라서 인생의 후반전은 더 이상 세상의 지표로 자신을 증명하는 소모적인 시간이 아니다. 축적된 모든 것을 이타적으로 흘려보내며 하나님 앞에서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거듭나기 위한 위대한 모험의 무대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은퇴는 결코 생산성의 종언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속의 잣대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 이 시기야말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헌신할 수 있는 인생 최고의 르네상스다. 이 책은 ‘자기만족적 성공’이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영원히 기억될 사명’이라는 광활한 영적 영토로 우리를 안내하는 정교한 나침반이 되어준다. 폭염을 피해 시원한 계곡, 한 손에는 달콤한 수박을, 다른 한 손에는 『하프타임』을 쥐어보는 것은 어떨까. 지친 일상에 쉼표를 찍고 영혼의 갈증까지 온전히 해갈하는 실로 지적이고도 멋진 여름의 피서법이 될 것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8.06

    폴 히버트의 『선교와 문화인류학』
  • 여름 단기선교! 이 책은 꼭 읽고 가자. 밭작물을 잘 생육시키기 위해서는 추비(웃거름)가 필요한데, 물에 잘 녹는 비료를 주어야 한다. 선교도 그렇다. 낯선 문화권에서 어떻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 폴 히버트의 『선교와 문화인류학』은 인류학적 통찰을 통해 그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선교가 단순한 열정이나 신학적 지식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타문화와 접촉시 관계와 의사소통을 위한 인류학적 이해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통찰 중 하나는 복음과 인간 문화의 명확한 구분이다. 복음은 어느 특정 문화에 속한 것이 아닌 하나님의 계시이지만, 그것이 전달되고 이해될 때는 반드시 인간의 문화적 형태 안에서 성육신되어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는 격언처럼 말이다. 저자는 문화를 인식적, 감성적, 평가적 차원으로 나누어 분석하며, 선교사가 이러한 문화의 심층에 자리 잡은 ‘세계관’을 이해하지 못하면 심각한 오해와 의사소통의 단절을 겪게 된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으신 것처럼, 배우는 자의 자세로 현지인들과 동일화되어 신뢰를 쌓는 ‘성육신적 선교사’의 태도를 갖추어야 한다. 마치 물과 기름 양쪽을 다 아우를수 있는 계면활성제의 성능을 요구한다. 또한, 이 책은 선교지에서 마주하는 전통 관습과 문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해답으로 ‘비판적 상황화(Critical Contextualization)’를 제시한다. 자신의 문화만을 우월하게 여기며 현지의 옛것을 무조건 거부하는 ‘자문화 중심주의’나, 반대로 모든 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문화 상대주의’의 한계를 모두 지적한다. 현지 성도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전통 관습을 성경적 기준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성경적인 교훈에 맞게 새로운 기독교적 방식을 창출해 내도록 이끄는 것이 건강한 상황화임을 강조한다. 더 나아가 저자는 자립을 넘어선 ‘자기 신학화(Self-theologizing)’의 중요성을 강력히 주장한다. 현지 교회가 단순히 선교사가 전해준 신학을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 아래 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며 자신들의 문화적 상황에 맞는 신학을 발전시킬 권리와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회가 진정한 자율성을 가지고 현지 문화 속에서 생동감 있게 자라나도록 돕는 성숙한 선교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 책은 단순히 해외로 나가는 선교사들만을 위한 실무 지침서가 아니다. 복음의 절대적 진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다가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깊은 영적, 지적 도전을 주는 훌륭한 안내서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7.09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
  • 신앙과 세상 사이, 길 잃은 나를 위한 나침반 또 한권의 읽기 힘든 고전을 소개한다. 리처드 니버(H. Richard Niebuhr)의 『그리스도와 문화』는 현대 기독교 윤리학의 주요 저술 중 하나로 꼽히며, 반세기가 넘도록 전 세계 신앙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고전이다. 이 책은 신앙 공동체인 ‘교회’와 그 주변 환경인 ‘문화’ 사이의 관계, 즉 시대를 초월하여 언제나 제기되는 신앙과 세상의 딜레마를 심도 있게 탐구한다. 니버의 탁월함은 이 복잡한 역사적, 신학적 문제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명쾌하게 분류한 데 있다. 단순한 과거 역사의 총괄적 정리가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방식을 규정하는 실천적이고 정신적인 도구가 되는 유익함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문화와 대립하는 그리스도’ 유형은 세상을 배척하고 세속 문화를 전면적으로 거부하는 입장으로, 테르툴리아누스와 톨스토이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이와 정반대의 대안으로서 ‘문화에 속한 그리스도’ 유형이 제시되는데, 이는 아벨라르(Abelard)처럼 복음의 가치를 당대의 문화적 이성이나 자연법에 맞추어 조화시키려는 적응주의적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양극단 사이에서 양자를 조율하려는 세 가지 중간적 형태들도 존재한다. 우선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는 토마스 아퀴나스로 대표되는 종합론적 입장으로, 자연적인 문화의 토대 위에 초자연적인 신의 은혜가 더해져 조화를 이룬다고 본다. 반면, 마르틴 루터는 ‘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를 주장하며, 타락한 세상과 하나님의 은혜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순과 긴장 속에서 끊임없이 왕복하는 역설적 삶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어거스틴과 칼뱅이 취했던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는 인간의 문화가 비록 타락했을지라도 하나님의 주권과 은혜 아래에서 재창조되고 갱신될 수 있다고 믿는 전환론적 비전을 제시한다. 니버는 이 다섯 가지 중 어느 하나만이 가치의 척도이거나 절대적인 정답이라고 단언하지는 않는다. 독자로 하여금 기독교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과 운동의 개별성을 존중하게 하고, 각 입장의 긍정적 기여와 한계를 동시에 통찰하게 해주는 거울 역할을 할 뿐이다. 이를 통해 성도 자신이 처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독교 도덕의 어떤 특징을 타협하거나 배격하고 있는지 성찰하며, 주체적이고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도록 도전한다. 이 책은 복음의 본질을 온전히 담아내면서도, 현실 사회 속에서 세상을 향한 책임을 다하려는 이들에게 분명하고 균형 잡힌 성경적 지혜를 제공하는 나침반이다. 헨리 소로우는 “참다운 정신으로 참다운 책을 읽는 것은 고귀한 수련”이라고 말했다. 느리고 진지한 독서에 도전하고 싶다면 이 고전의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6.12

    J.C. 라일 『부모의 의무』
  • 불안한 시대, 흔들리지 않는 양육 인공지능(AI)이 스스로 AI를 설계하고 진화시키는 시대다. 기술의 속도는 인간의 상상력을 앞지르고 있으며, 뉴욕타임스가 명명한 ‘AI 빅뱅’의 파고는 거세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가 저서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에서 ‘초지능’의 탄생을 경고할 만큼 우리가 마주한 미래는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단순한 교육 기술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영적 이정표’와도 같은 성경적 양육 원칙이다. J.C. 라일의 고전 『부모의 의무』는 본질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는 이 시대 부모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영적 해답을 제시한다. 자녀 양육에 관한 세속적 이론이 범람하는 오늘날 이 책은 변치 않는 성경적 원리와 부모에게 맡겨진 영적 사명을 명확히 일깨워준다. 저자는 자녀를 단순한 애정의 대상이나 부모의 소유가 아닌 하나님께서 잠시 맡기신 ‘영원한 존재(Soul)’로 바라볼 것을 촉구하며 부모가 마땅히 지켜야 할 17가지 구체적인 지침을 권고한다. 이는 단순히 아이를 잘 키우는 양육 기술을 넘어 창조주 앞에서 자녀의 영혼을 책임져야 하는 부모에게 주는 준엄하고도 따뜻한 권면이다. 라일은 자녀를 양육할 때 그들이 원하는 대로 방임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를 망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경고한다. 부모는 자녀 내면에 자리 잡은 본능적 욕구를 직시해야 하며 성경에 근거한 바른 훈련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특히 자녀의 영혼을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겨야 하며 모든 교육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자녀의 ‘구원’에 두어야 함을 역설한다. 본서가 제시하는 양육의 핵심은 ‘사랑’과 ‘훈계’의 절묘한 균형에 있다. 라일은 모든 훈련이 다정함과 인내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부모의 사랑이 자녀의 피부에 닿을 만큼 실질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순종’을 양육의 시금석으로 꼽으며 자녀가 부모의 권위에 즉각적으로 복종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하나님이 세우신 질서임을 분명히 한다. 자녀에게 지나치게 관대했던 엘리 제사장이나 다윗의 비극적인 사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훈계를 포기한 오늘날의 부모들에게도 뼈아픈 교훈을 남긴다. 또한 라일은 ‘부모의 본보기’를 결정적인 양육 수단으로 강조한다. 부모의 위선은 자녀를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유혹이 된다. 따라서 부모 자신이 먼저 말씀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삶을 살며, 사소한 말과 태도 하나하나에서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결국 자녀 양육의 성패는 부모 자신의 영적 상태와 직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자녀를 ‘우상’으로 떠받드는 세태 속에서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자녀를 위탁받은 ‘청지기’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사랑과 훈계의 균형을 유지하며 부모가 먼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것 그것이야말로 자녀를 가장 복된 길로 인도하는 단 하나의 비결임을 이 고전은 명확하게 보여준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5.14

    존 스토트 『제자도』
  • 선택적 신앙을 버리고 철저한 제자가 되라 누구나 마지막에는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을 하기 나름이다. 존 스토트의 유언같은 책 『제자도』, 이 책은 8가지 핵심 자질을 제시하며 우리를 예수님의 진정한 제자로 이끈다. 보통 우리는 선택적 태도를 취함으로 철저한 제자도를 회피한다. 적당히 헌신할 만한 영역을 고르고, 대가를 치러야 할 듯한 영역은 피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에게는 복종할 영역들을 취사선택할 권리가 없다.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주님임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토트는 8가지 핵심 자질을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 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죽음’으로 함축한다. 불순응(Non-conformity), 세상의 흐름에 순응하는 죽은 물고기가 되지 말고 진리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직설한다. 다원주의, 물질주의, 윤리적 상대주의, 나르시시즘이라는 현대의 4가지 파괴적인 풍조에 단호히 맞서야 함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최종적인 목적은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다. 스토트는 오늘날 교회의 전도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전하는 그리스도를 우리가 전혀 닮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뼈아프게 지적한다. 현대 기독교의 가장 큰 비극은 ‘깊이 없는 성장’이다. 감정적 흥분에만 머물지 않고, 성경적 지식과 인격의 깊이를 더해 성숙한 신앙으로 자라가야 함을 얘기하며 ‘성숙’을 말한다. 또한 환경 보호를 세속적인 사회운동으로만 치부해선 안된다. 지구를 돌보는 것은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맡기신 최초의 청지기적 사명이자, 제자도의 필수적인 영역임을 말하며 ‘창조 세계를 돌봄’의 역할을 맡기고 있다. 단순한 삶, 물질주의에 물든 세상 속에서 이웃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소유를 줄이고 검소하게 사는 나눔의 삶을 실천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균형’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개인 기도와 공동체 예배, 말씀 중심의 삶과 세상을 향한 봉사 등 신앙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치우치지 않는 건강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그리스도인은 독립적이고 강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아야 한다. 우리는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한다. 기독교의 가장 위대한 역설은 ‘죽음을 통한 생명’이다. 자아에 대해 죽고 십자가를 질 때 참된 영적 생명을 누릴 수 있으며, 육체적 죽음조차도 부활의 영광으로 나아가는 관문이다. 제자도의 원리는 분명하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가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방법은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한 시간만에 가볍게 읽고 열 시간 고민하게 만드는 묵직한 책이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3.06

    C. S. 루이스 『예기치 못한 기쁨 』
  • 가슴을 설레임으로 채워주는 영적 성장기 완고한 무신론자요 회의론자였던 C.S.루이스. 책 『예기치 못한 기쁨』은 그가 유년 시절 기독교에서 무신론으로 떠났다가, 다시 기독교로 돌아오기까지 겪은 영적 순례에 관한 매혹적인 기록이다. 루이스는 서문에서 “나는 한편으로는 내가 어떻게 무신론자에서 그리스도인으로 회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대답하기 위해, 또 한편으로는 항간에 떠도는 두어 가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이 책을 썼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저술동기를 밝히고 있다. 1929년 회심한 루이스는, 치밀하고도 논리적인 변증과 명료하고 문학적인 문체로 뛰어난 저작들을 많이 남겼다. 그 중 『예기치 못한 기쁨』은 부산 태종대앞 바람처럼 우리 가슴을 설레이게 만드는 수작이다. 숲이 우거진 산등성이에서 평화의 땅을 보는 것과 그 땅을 직접 밟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말했던 어거스틴의 언급처럼 루이스는 먼저 무신론과 길을 달리했다. 유신론자가 된 그는 유일신 하나님을 믿음으로 오랫동안 기울여왔던 잘못된 습관들과 이별했다고 고백한다. 또한 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기도를 했다고 신앙 간증했다. 외향적인 성격이기도 했던 그는 주일성수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는데, 백기를 들려면 눈에 확 띄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의 매혹적인 면은, 시작은 어린 시절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다가 얼마 지나지않아 ‘기쁨’의 핵심을 치밀하고 명쾌하게 반증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어린시절 외할머니 품에 머리를 파묻고 듣던 성경이야기가 생생한 십자가 복음으로 꽂히던 기분과 같다. 루이스는 ‘그물’이라는 표현으로 그 부분을 설명한다. 넓게 펼친뒤에 독자들을 끌어드리는 전술이다. 한산대첩에서 이순신장군이 왜군을 상대로 썼던 병법이기도 하다. 현대적으로 풀어보면 ‘복음전도를 위한 지혜로운 매개체’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서점에서 재밌는 책을 찾다가 우연히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결코 후회할일은 없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도 이 책은 값어치를 한다. 지적인면과 직관적인 면을 모두 갖춘 탁월한 책이기 때문이다. 미슐랭1스타를 받은 짬뽕계의 어느 명인은 “구수하면서 시원한 짬뽕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지만 이 책은 재미와 감동을 넉넉히 담고 있다. 참고로 번역본에는 루이스의 어릴 때와 청년기 사진, 그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 등이 수록됐다. 임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군산교회)
  • 2026.02.05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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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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