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근 안수집사, 김성례 권사(금천대교구) - 헌혈로 얻은 생명, 감사로 이어져
십이지장 절제 수술 후 봉사의 삶 살아 나는 평생 기계 설계 분야에서 일해왔다. 책임이 큰 업무를 맡아 1년 365일 가운데 360일을 일했다고 할 만큼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고 결국 십이지장궤양을 앓게 됐다. 처음에는 약을 먹으며 버텨왔지만 증상은 점점 악화됐다. 출장 중 쓰러지고 출근길 버스에서 의식을 잃기도 했지만 몸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한 채 일에만 매달렸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서 대량 출혈이 발생했고 급히 119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결국 2005년 십이지장과 위 일부를 절제하는 대수술을 받게 됐다. 출혈이 너무 심해 당시 12팩의 수혈을 받아야 했다. 아내는 수술실 앞을 지키며 간절히 기도했고 고등학생이던 큰딸과 중학생이던 작은딸은 아버지를 살리고 싶은 마음에 학교 친구들에게 헌혈증서를 부탁했다. 친구들은 기꺼이 헌혈증서를 모아 전달해 주었고 그 사랑은 우리 가족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됐다. 이름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의 헌혈과 사랑 덕분에 나는 새 생명을 얻게 됐다. 퇴원 후에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과 수혈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한동안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를 봉사의 자리로 이끄셨다. 아내의 권유로 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와 교회 행사에서 봉사하며 조금씩 상처와 아픔을 내려놓게 됐다. 무엇보다 생명의 위기 속에서 받은 수혈은 내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헌혈 덕분에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이 큰 감사로 다가왔고 그 사랑의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었다. 건강을 회복한 뒤에는 기회가 될 때마다 헌혈에 참여했다. 해외 출장이 많아 헌혈이 제한되는 기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10차례 헌혈을 이어오고 있다. 돌이켜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주셨다. 내 힘으로 감당하려 할 때보다 하나님께 맡길 때 참된 평안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나님의 은혜로 절제했던 위도 회복돼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식사에 큰 불편 없이 생활하고 있다. 이후에도 일을 계속하며 69세가 되던 2년 전 은퇴했다. 현재는 안수집사회에서 봉사하며 감사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두 딸과 사위들, 손주들까지 모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신앙생활하며 봉사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셨음을 날마다 경험하고 있다. 나는 생명을 살리는 헌혈을 통해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도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자리에서 감사와 섬김의 삶을 살아가며 생명을 나누는 일에도 힘쓰고자 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나를 살려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이름 모를 헌혈자들의 사랑을 평생 잊지 않을 것이다. 정리=김주영 기자
2026.06.05
/ 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