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Tick, 상담 Talk
MBTI, 서로 반목 아닌 성숙 돕는 도구로 선용해야
  • ▶ 고민 Tick “김 집사님과 저는 외향형(E)과 내향형(I)으로 서로 에너지 방향이 달라서 같은 부서에서 봉사하기 힘들어요”, “이 장로님은 이성적(T)이셔서 늘 옳고 그름을 따지시는데, 저는 감정형(F)이어서 늘 상처받아요” 등 교회 안에서도 요즈음 MBTI 성격유형검사 결과를 두고 서로 오해가 쌓이는 경우들이 많은데요. 어떻게 하면 이 도구를 제대로 알고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 상담 Talk 코로나 이후 대면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교회와 기관들이 아동, 청소년, 청년, 장년과 노년 부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목회 상담 관련 세미나들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교회에서 가장 많이 의뢰하는 세미나 주제는 성도들이 맹신하고 있는 듯 보이는 MBTI 성격유형검사 세미나이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하여 MBTI 성격유형검사를 간단히 접한 성도들이 반대 성향들을 나름대로 판단한 후 함께 봉사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MBTI 성격유형검사 결과가 지금처럼 편 가르기하는 데만 주로 사용된다면 창시자 융의 의도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이제는 잘못 활용되고 있는 MBTI 성격유형검사를 교회가 먼저 제대로 알고 화합에 앞장서야 할 시점이다.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성격유형검사는 목회자와 신학자 집안의 아들이었던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 1842-1896)이 발표한 ‘심리학적 유형(Psychological Types)’ 이론을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질의문답식 심리검사이다. 이 검사는 융의 제자인 이사벨 브리그스 마이어스(Isabel Briggs Myers : 1897-1979)와 그녀의 어머니 캐서린 쿡 브리그스(Katharine Cook Briggs : 1875-1968) 모녀에 의하여 개발됐다. 캐서린은 융이 연구한 심리 유형 이론을 20여 년간 ‘인간 관찰(People Watching)’을 통하여 타당성을 확증한 후 딸인 이사벨이 이어서 연구하였다. 이들은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고, 유용하게 활용하며 서로 다른 성격 유형들을 보완하고 합력하여 전체성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목적으로 1900년~1975년에 이 검사를 개발하였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연구 되어지고 있다. MBTI의 토대가 되는 융의 성격 유형 이론의 중요 점은 한 개인이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이 수집한 정보에 근거하여 행동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 개인마다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융은 인간 행동이 제각각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변화무쌍해 보이더라도 각자 나름대로 일관성이 있고 몇몇 특징들로 나뉘어져 있음을 강조하였다. 융은 이러한 경향성들을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I는 내향적 태도(Introversion)와 E는 외향적 태도(Extraversion)’, 정보를 수집할 때 자기 감각에 의지하며 지금, 현재를 중시하는 ‘S는 감각형(Sensing)’, 영감에 의존하고 현재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에 초점을 두며 상상과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N은 직관형(iNtuition)’, 논리적, 분석적, 이성적 입장에서 옳고 그름을 중시하는 ‘T는 사고형(Thinking)’, 감성과 공감을 중시하는 ‘F는 감정형(Feeling)’, 의식적 측면에서 질서와 정리, 분명한 계획, 시간 약속 엄수를 중요시하는 ‘J는 판단형(Judging)’과 무의식적 측면에서 자율성, 융통성, 결정을 보류하는 것을 좋아하는 ‘P는 인식형(Perceiving)’이라는 해석에 기본적 이해를 제공하였다. 융은 인간이 타고 난 성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살아갈 때 자신에게 잠재된 반대 성향도 개발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융의 분석심리학에서 강조하는 ‘자기실현’의 과정은 기독교 신앙에 적용해 보자면, 가장 최고의 인격이신 하나님 아버지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우리가 그의 형상을 따라 성숙 되고 변화되는 ‘성화’의 과정과 닮아있다. 사울이 예수님을 믿는 이들을 쫓아다니며 박해하던 삶에서 떠나 주님을 만난 후 바울이 되었을 때, 그는 이전에 그가 누리던 모든 특권적 삶과 성격의 페르조나(Persona, 가면)를 벗고 예수님의 형상을 닮아가는 잠재 성품 개발에 성공하였다. 따라서 교회 안의 성도들도 세상의 가면들을 벗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잠재적 성향들을 모두 발견하여 최고의 인격이신 하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데 성격유형검사를 유용하게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교회 안에서 성격유형검사 결과를 가지고 서로 반목하는 지체들이 있다면 오해를 풀고, 각자의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며 성숙을 돕는 도구로 선용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일반계시로 허락하신 심리학 이론과 검사 도구들은 특별계시인 성경 말씀과 함께 적용되고 해석될 때만이 우리 안에서 합력하여 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 박은정 교수(목회상담학)
  • 2023.09.15

    은둔형 청년들 새벽이슬처럼 주께로 나와야
  • ▶ 고민Tick “교회 공동체는 고립되어가는 청년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 상담Talk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이야기할 때 자신감이 없어요”,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감정교류가 거의 없어서 다른 사람과도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려워요”, “코로나 이후로 대면 예배를 드리는 것이 두려워요”라며 상담 전문가를 찾아오는 크리스천 청년의 급증으로 교회 안팎의 상담사들이 바빠지고 있다. 가족과 교회 공동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년들은 그나마 심각한 단계를 벗어난 수준이다. 정말 심각한 수준의 위기 대상 청년들은 고립된 은둔형 청년들이다. 일본에서는 부모가 집에 함께 있는 상태에서 방 밖을 나오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이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그나마 이들 곁에는 부모라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고립 청년들의 자살 위험률이 높은 이유는 1인 주거지에서 기본적인 생활환경도 영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올해 1월, 19~30세의 은둔형 고립 청년들이 전국에 61만 명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에릭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은 청년들의 ‘고립’ 상황을 사람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것’과 ‘사람들로부터 분리되어 있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에릭슨은 청년기에 일, 우정, 사랑 분야에서 친근감을 획득하지 못하고 사람에게서 두려움을 느끼게 되면 이 증상은 성인 정신 병리 발생의 핵심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고립’은 한순간의 결과가 아닌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심화 된 갈등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이 갈등적 관계가 청년기의 발달 과제인 친근감을 형성하는 데 장벽이 되는 것이다. 고립 청년들이 친근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우려면 교회 공동체와 사역자, 목회/기독교 상담 전문가, 이웃과 가족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사단법인 씨즈는 고립 청년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과 오프라인 모임을 제공하는 ‘두더지 땅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두더지들이 땅속에서 열심히 서로 오가듯이 은둔형 고립 청년들이 다른 이들과 건강하게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이다. 청년의 경우에는 개인 상담을 받더라도 사회공동체에서 적응하려면 집단상담 경험이 꼭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두더지 땅굴’ 프로젝트에서는 고립 청년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도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먼저 온라인에서 상호작용을 연습하도록 돕는다. 온라인에서 어느 정도 사회성 훈련이 된 청년들은 오프라인 모임 공간 ‘두더집’에 모인다. ‘두더집’에서는 ‘점심밥 모임’, ‘다양한 동아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소외되었던 청년들은 마당이 있는 다세대 주택 ‘두더집’에서 “외갓집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이는 마을공동체와 신앙공동체가 서로 어우러져 함께 자녀들의 고민을 나누고 돕던 시절을 회상하게 한다. 필자가 최근 다시 상담하게 된 청년 내담자도 16년 전 중학생 때 따돌림 문제로 어머니와 상담실로 찾아왔었다. 그 당시 1년 정도 상담을 잘 받고 지금은 멋진 청년이 된 그는 30대가 되어 직장에 잘 적응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친밀하게 지내던 직장 동료의 갑작스러운 자살 때문에 패닉 상태로 다시 필자를 찾아왔다. 그는 신앙생활을 잘하던 청년이었으나 코로나 기간에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웠다. 더군다나 개척교회를 섬기는 청년이었기에 청년부 담당 사역자가 따로 없고 담임 목사님께는 걱정하실까 봐 연락을 못 드렸다는 것이다. 마음이 너무 착하고 예의 바른 성품이 이럴 때는 오히려 본인의 문제를 알리고 도움을 받는 데 방해가 된 것이다. 다행히 이 청년은 본인 의지와 부모님의 권유로 다시 상담받고 기도하면서 교회에 나가서 말씀을 통해 위로받고 용기를 얻어 정상 생활을 회복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도움을 받지 못하는 청년들은 온·오프라인 어떤 방법으로든 적극적으로 찾아서 살려내야 한다. “유두고라 하는 청년이 창에 걸터 앉아 있다가 깊이 졸더니 바울이 강론하기를 더 오래 하매 졸음을 이기지 못하여 삼 층에서 떨어지거늘 일으켜보니 죽었는지라. 바울이 내려가서 그 위에 엎드려 그 몸을 안고 말하되 떠들지 말라 생명이 그에게 있다 하고 올라가 떡을 떼어 먹고 오랫동안 곧 날이 새기까지 이야기하고 떠나니라 사람들이 살아난 청년을 데리고 가서 적지 않게 위로를 받았더라”(행 20:9~12)는 말씀에서 유두고는 바울의 설교를 듣고자 나아왔다. 그래서 비록 졸다가 떨어져 죽게 되었어도 다시 사는 은혜를 입고 사람들이 그로 인해 위로받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청년들이 말씀으로 깨끗하여지고, 주의 권능의 날에 새벽이슬처럼 주께로 나올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야만 하는 이유이다. “청년이 무엇으로 그의 행실을 깨끗하게 하리이까 주의 말씀만 지킬 따름이니이다”(시 119:9). “주의 권능의 날에 주의 백성이 거룩한 옷을 입고 즐거이 헌신하니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주께 나오는도다”(시 110:3). 박은정 교수(목회상담학)
  • 2023.08.18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왜 이렇게 변했니?”
  • ▶고민Tick 청소년 자녀는 반항하고 노년기 부모님은 편찮으시고 저는 갱년기로 힘든 중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보낼 수 있을까요? ▶ 상담 Talk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기본법상 만 9세에서 만 24세 이하까지를 청소년으로 본다. 필자의 기독교 상담 현장은 공부 스트레스로 시달리는 아동 청소년, 입시에는 성공했으나 대학 생활 적응이 어려운 대학생, 취업 준비에 지친 청년들, 어렵게 취업은 했으나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성인 자녀들과 그 부모, 조부모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녀들의 주 호소는 “공부와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요”, “잠이 잘 오지 않아요”, “우리 가족만 어려움을 겪는 것 같아요”, “학교, 직장, 교회에서 친한 친구 사귀기가 힘들어요”이다. 청소년기에는 내분비선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기 때문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과도기를 경험한다. 내분비계는 신경계와 함께 생체 기능 조절에 중요한 뇌하수체(hypophysis)에서 내분비선의 기능을 주도하므로 청소년기 불안정성의 원인은 여기에 있다. 특히 사춘기에는 감정 중추인 변연계가 매우 민감해진다. 더불어 감정조절을 주관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감소하여 감정 기복이 심해진다. 청소년 자녀들이 잠을 늦게 자는 이유는 수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멜라토닌이 1~2시간 늦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부모들은 영유아기 때 사랑스러웠던 자녀들이 예민해지고 분노 폭발을 하며 늦은 시간까지 잠을 자려 하지 않을 때, “예전에는 안 그러더니 왜 이렇게 변했니?”라고 자녀들을 다그치게 된다. 하지만 정작 가장 괴로운 당사자들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몸과 마음의 격변기를 겪고 있는 자녀들 자신이다. 부모들은 이러한 자녀들에게 “너도 매우 힘들지? 전문가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는데 청소년기에는 호르몬 변화가 많아서 몸과 마음이 힘들데. 조금만 더 힘내자.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가 널 위해 변함없이 기도할게”라고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거울 반영을 해주어야 한다. 마음이 불안정한 시기에는 본인도 본인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다스리기 힘들다. 그래서 자녀들이 가족들의 거울 반영을 통해 본인의 상태를 알아차리고 안정감을 느끼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도날드 캡스(Donald Capps)는 청소년과 청년의 신앙이 지니는 특징이 ‘열정’이라고 강조하였다. 따라서 청소년과 청년 시기에 경험하는 뜨거운 신앙적 체험은 신체적, 심리적 격변기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실한 힘이 된다. 공부와 취업 준비 때문에 자녀들에게 신앙의 자리로부터 멀어지도록 허용하는 것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위기 극복 체험을 못하도록 막는 어리석음이다. 에릭 에릭슨(Erik Erikson)도 ‘정체성 대 역할혼돈’이라는 발달 위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기에 획득되어야 할 덕목으로 ‘충성’(Loyalty)을 강조하였다. 이는 청소년기에 가족과 교회 공동체 속에서 하나님을 향한 충성심을 체험하고 나머지 인생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운다. 어려운 인생길 가운데 부부가 서로 갈등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줄 때도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환경, 다른 성품으로 만난 부부가 갈등을 겪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부부가 서로의 차이를 조율해가며 신앙 안에서 서로를 긍휼히 여기고 화해,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배움이요 유산이다. 하나님 아버지는 완벽하시지만 우리는 완벽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녀를 맡은 부모 청지기로서 능력만큼 최선을 다하면 된다. 하나님께서 우리 자녀들을 직접 책임져 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정을 축복하시려고 늘 준비 중이시며 우리가 자녀들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계신다. 중년기의 부모도 에릭슨이 이야기하는 ‘생산성 대 침체감’이라는 발달 위기를 겪고 있다. 중년기를 지나면서 교회에서 맡은 역할과 사회에서 맡은 일들을 생산성 있게 해내는 자세와 새로운 배움의 길에 들어서는 선택은 중년기의 ‘생산성’을 키워준다. 만일 가정, 사회, 교회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배워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중년기는 ‘침체감’의 늪에 빠져 우울 감정의 노예가 되고 만다. 특히 지금의 중년들은 코로나로 멈추었던 교회 봉사, 사역, 배움을 다시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녀와의 갈등, 연로하신 부모님을 돌보며 느끼는 인생의 허무감을 극복할 수 없다. 노년기의 부모님은 ‘통합 대 절망’이라는 발달 위기를 겪고 계신다. 이러한 노년기 위기를 극복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면 지금까지 살아오신 삶을 말씀과 찬양 속에서 회고, 성찰하도록 도와드려야 한다. 삶의 회한을 기도로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남은 인생을 통합적으로 살아가실 수 있도록 부모님들을 적극적으로 교회로 모시고 나와야 한다. 질풍노도 시기의 자녀, 갱년기의 부모, 노년기 부모님들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정일지라도 교회 공동체 안에서 지지와 격려를 받게 되면 삶의 희망과 열정, 지혜의 잠재력이 다시 발현될 수 있다. 노년의 부모가 중년의 자녀에게, 중년의 부모가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마음껏 축복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교회가 담당할 수 있다면 ‘가정의 위기는 회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야훼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야훼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야훼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민 6:24~26). 박은정 교수(목회상담학)
  • 2023.06.16

    ‘심리적 소외 조종해 공감 사는 이단’ 주의해야
  • ▶ 고민 Tick 일부 성도들이 이단, 사이비의 미혹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상담 Talk 최근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세계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단의 민낯을 세상에 드러냈다. 이를 본 많은 이들의 의문점은 ‘도대체 어떻게 저런 비상식적이고 반사회적인 공동체에 미혹될 수가 있지?’ ‘저런 이들에게 미혹되는 사람들이 더 문제 아닌가?’라는 것이다. 상담자로서 각종 이단에 미혹됐던 사람들을 상담했던 경험에 비춰보면 어린 시절부터 심리적 결핍을 경험해 자신에게 평안함을 줄 수 있는 ‘안정애착 대상’을 간절히 찾던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주된 호소는 “가족과 교회공동체 중 아무도 저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지 않고 공감해주지 않았어요”라는 것이다. 현대 가정과 교회가 이들을 품지 못하게 되자 이단, 사이비의 미혹이 “우리가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줄께요”라고 속삭이며 다가가게 된 것이다. 이단은 포교 대상자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와 격려를 제공하며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개인과 공동체라고 믿게 만든다. 이는 안정 및 애착 대상에 갈급해있는 개인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사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이후로 인간에게 에덴과 같은 완전한 행복과 안전을 제공해주는 환경을 찾는 것은 이 땅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천국 소망이 소중한 것이다. 소아과 의사이며 대상관계 심리학자였던 도널드 위니캇(D. W. Winnicott, 1896~1971)은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의 태도를 중시하였다. 이런 엄마는 ‘완벽한 엄마’(perfect mother)가 아닌 ‘충분히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이다. 각 가정에서도 자녀를 양육하다보면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 때 부모가 “어차피 우리 부모님도 나를 포기했으니 나도 내 자녀를 완벽하게 키울 수는 없어”라고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나님만이 완벽하시고 우리는 완벽할 수 없다.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자녀들을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청지기 된 부모는 본인에게 주어진 환경과 능력 안에서 맡겨진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위니캇은 이 방법이 강하고 완벽한 부모 밑에서 요구되는 대로만 움직이는 ‘거짓자기’(false self)가 아닌 ‘참자기’(true self)를 지닌 자녀로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임상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하인즈 코헛(H. Kohut, 1913~1981)의 자기심리학(self psychology)은 ‘심리적 호흡으로써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코헛은 크리스천 심리학자로서 심리학의 춘추 전국 시대에 탁월한 이론을 성립해 실제적으로 적용하고 많은 후학을 양성했다. 자기애의 심리학으로 명명되기도 하는 그의 심리학에서는 영유아기에 심리적으로 건강한 두 기둥이 세워지는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첫 번째는 “너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라는 표현을 부모로부터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때에 형성되는 ‘거울 자기대상’의 기둥이다. 두 번째로는 “너는 나와 연결돼 있으니 안전해”라는 ‘이상화 자기대상’의 기둥이다. 이 두 기둥을 잘 세워주면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내면을 구축해 위험한 대상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이 두 기둥이 잘 세워진 사람들은 공감이 가능한 사람으로 자라게 된다. 위 두 기둥과 함께 중요한 세 번째 공감의 경험은 “나는 너와 같은 편이고 나는 기쁨으로 너에게 지식과 기술, 신앙을 전수해 줄게”라는 ‘쌍둥이 자기대상’ 경험이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은 현대의 가정과 교회 및 기독교공동체가 이런 든든한 경험들을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한 심리적 결핍이 쌓이는 경우 “우리와 함께 있을 때에만 안전해”라고 미혹하며 조종하는 이단. 사이비 같은 대상에게 집착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이단들의 공통적인 포교 전략은 “포교대상의 결핍된 욕구를 발견해 채워주자”라는 것이다. 물론 바쁜 현대 사회에서 모두에게 심리적으로 충분한 공감을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첫 번째로는 서로를 바라보며 따뜻한 눈빛으로 “당신은 소중한 하나님의 걸작품입니다”, 두 번째로 “당신은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안전합니다”, 세 번째로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같은 편이며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라는 고백을 진심을 담아 지속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가족 상담 현장과 교회 사역에서 위의 3가지 공감 방법을 적용해 개인과 공동체가 심리적으로 회복되고 부흥하는 역사는 계속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안전한 공동체 안에 담겨 있는 이들은 요한복음 14장 6절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고 확증하신 말씀을 신뢰하고 앞으로 오실 예수님을 건강한 공동체와 함께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박은정 교수(목회상담학)
  • 2023.04.14

    ‘자기평가’와 ‘자기조절’로 중독 예방
  • ▶ 고민 Tick 저는 바로 해야 할 일들을 미룬 채 스마트 기기 사용을 끊지 못하고 있어요. 저도 ‘중독’인가요? ▶ 상담 Talk 지난 25년간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들의 삶의 고민들을 다양하게 만나왔다. 최근 남녀노소 내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스마트기기 중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조사 결과 우리 국민 5명 중 1~2명이 스마트기기 과의존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영유아동 청소년의 경우에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켜 정상적인 신체 발달도 저해된다. 스마트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뇌는 어떻게 될까?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뇌 전두엽의 기능인 생각하는 능력의 발달은 멈추고 계속 쉬운 것과 즐거운 것만 추구하게 되어 자기조절능력과 통제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된다고 조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4월 24일 회원국들에게 다음과 같은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만 2~4세 어린이가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기기 화면을 보는 것을 금지해야 하며 특히 생후 1년 이하의 영아는 스마트기기에 절대로 노출되면 안 된다고 WHO는 경고한다. 스티브 잡스는 ‘자녀들이 아이패드를 좋아하느냐’는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이들이 아이패드를 써 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고, 빌 게이츠는 자신의 자녀들이 만13세(중2~3학년)가 되고 나서야 휴대폰을 사주었다고 고백했다.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덕양중학교에서는 중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폰으로 생활해보도록 하는 ‘스마트폰 절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보고에 의하면 처음 일주일간은 불안하고 감정조절이 어려운 금단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점차 부모님과의 눈 마주치는 시간과 대화시간, 산책 시간이 늘어났다. 이전에는 관심 없던 책을 보게 됐다. 무엇보다 일찍 자고 깊이 자기 때문에 낮에 기분이 좋고, 학교생활도 즐거워졌다고 보고했다. 이들의 뇌 영상을 촬영한 김은주 세브란스 정신과 전문의는 프로그램 참여 후 전두엽 기능이 몰라보게 향상됐다고 보고했다. 창세기 1장 28절에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모든 생물을 다스릴 수 있도록 동물의 뇌와는 달리 전두엽이라는 기관을 선물로 주셨다. 이 전두엽의 중요성은 최근 뇌 과학 분야와 인지심리학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메타인지’의 기능으로 설명된다. ‘메타인지’ 연구로 저명한 콜롬비아대학 심리학과 리사 손 교수는 메타인지의 두 가지 기능이 ‘자기평가’와 ‘자기조절’이라고 설명한다. ‘자기평가’는 본인이 현재 보고 듣는 것이 정말 자신의 뇌에서 잘 생각, 적용, 기억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스스로 점검하는 것이다. ‘자기조절’은 언어와 행동을 언제까지 지속하고 그만해야 할지를 스스로 조절하는 기능이다. 이는 욕구 지연 능력의 중요성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로 하여금 스마트 기기를 내려놓지 못하도록 조종하고 있는 ‘자동 재생 기능’이 바로 문제이다. 이 기능은 ‘알고리즘’의 지시대로 우리의 뇌가 생각, 자기조절, 욕구지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성인과 노인의 경우에도 스마트기기에 과의존하는 경우 기억력과 생각하는 능력의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져 조기 치매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스마트기기 과의존 중독’의 폐해이다. 사실 이 유혹을 이기는 첫 번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대부분의 플랫폼에서는 이 ‘자동 재생 기능’을 중지시킬 수 있다. 하지만 초기 설정에서 이 기능이 보통 켜져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 플랫폼에서 좀 더 오래 머물며 서서히 노예가 되어가는 것이다. 실제 상담에서도 내담자의 스마트폰에서 ‘자동 재생 기능’을 중지하도록 코칭하여 중독을 예방하기도 한다. 우리는 코로나 기간 동안 스마트기기를 통해 비대면으로 예배드리는 것에 거의 중독에 가까울 만큼 매우 익숙해졌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다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은혜를 주셨다. 따라서 서로 대면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예배를 통해 우리의 죄 된 본성과 연약한 의지를 하나님 앞에 스스로 고백하고 믿음을 확고히 다지는 ‘자기평가’와 ‘자기조절’ 기능이 회복돼야 한다. 특히 가정에서는 가족회의를 통해 자녀와 부모가 함께 눈을 마주치며 드리는 가정예배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말씀을 읽고 자기 삶에 적용하는 것은 ‘자기평가’이다. 또 스마트 기기를 내려놓고 예배에 집중하는 것은 ‘자기조절’이다. 예배시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특별히 선물로 주신 전두엽의 성숙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실천이 ‘스마트기기 중독’을 예방할 수 있는 기독교 가정과 교회의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은정 교수(목회상담학)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 2023.03.17

  • 순복음가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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