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일의 빈들의 나그네
진실로 속히 오리라 ⑤(120) 마지막회
  • “사람은 모두가 착하게 태어났습니다. 세상이 지금처럼 잘못된 것은 사람이 그 본성을 떠나서 착한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김 박사의 축사는 어른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고 있었다. “창조주는 착하신 분이므로 착한 일을 위해 사람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이 그분을 가장 기쁘게 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그 본성을 되찾아 착한 사람이 되려고 이 자리에 모여서 착한 일을 결의하고 선언했습니다” 모든 참석자들이 다시 박수를 치며 그 말에 동의했다. “어린이 여러분, 세상이 아무리 악하고 더러워졌다고 하더라도 착한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결의한 여러분의 착한 선언은 세상에서 가장 힘 있고 아름다운 선언이 될 것입니다” 김제규 박사의 인사에 이어 미얀마 정부와 각국 정부를 대표하는 사절들의 축하 인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첫 번째 어린이 대회를 자축하는 공연이 있은 다음에 대회에 참가했던 모든 어린이들의 시가 행진이 시작되었다. 깜보가 어른들에게 내놓은 네 가지 당부와 어린이들의 다섯 가지 결의 사항 모두가 여러 개의 플래카드로 제작되어서 아이들의 손에 들려졌다. “예수께서 오실 때에 그 귀중한 보배…” 깜보와 틴또를 비롯한 모든 아이들은 윌리엄 커싱 목사가 쓰고, 죠지 루트 박사가 작곡한 ‘Jewels(보배들)’를 합창하며 행진에 나섰다. “하나라도 남김 없이 다 찾으시리” 아이들의 노래는 황금의 언덕을 넘어서 그 하늘 위로 더 높이 솟아올랐다. 아이들을 따라 걷던 이정선 목사가 김제규 박사에게 말했다. “그 동안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아뇨, 우리 종씨께서 더 마음 고생이 많으셨지요” 그들의 뒤를 따르던 쪼야웅 대표가 물었다. “김 박사님이 이 목사님에게 종씨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박사님은 김해 김씨이고 저는 인천 이씨거든요. 김해 허씨였던 저희 조상 허기(許奇)라는 분이 당나라와 교역을 하다가 공을 세워 이씨 성을 하사받았다네요” “아, 그래서 교회 이름이?” 허황옥 공주가 가락국에 도착한 항구 이름이 ‘주포(主浦)’였던 것이다. “메마른 땅을 종일 걸어가도, 나 피곤치 아니하며…” 맨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던 니니가 조금씩 뒤로 쳐지더니 아이들 틈에서 걷고 있던 깜보의 손을 잡으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깜보야” “왜?” “내가 이 담에 크면 아무래도 너와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애” 그러나 깜보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안되지” “왜? 넌 초코바를 씹어서 내 입에 넣어 주었으니 이미 키스를 한 거야” “니니, 나는 벌써 주님의 강을 건너갔다가 왔기 때문에 성장판이 닫혀서 네가 마싼다 이모만큼 커져도 난 이대로 있을 꺼야” “그럼 넌 언제까지 그 모습으로 이 세상에 있을껀데?” “주님이 오시는 날까지” 그 때 깜보와 니니는 공중에서 들려오는 큰 음성을 들었다.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그러자 깜보가 하늘을 바라보며 강 건너에서 만났던 그분에게 대답하고 있었다.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끝>
  • 2018.04.01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진실로 속히 오리라 ④(119)
  • “뭡니까?” 놀라며 묻는 녹색 타이의 사내들에게 수사관들이 대답했다. “GT의 명령이다” 단상에서는 니니가 다시 자신이 들고 나온 파일을 펼쳐들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우리가 채택할 세계 어린이 선언을 낭독하겠습니다” 그 선언문이 또박또박 낭독되기 시작했다. “첫째, 우리는 돋는 해와 지는 해를 반드시 봅시다” 그것은 판타나 고등학교의 역사 선생님 우탄트처럼, 깜보를 길러 준 신경환 선교사처럼 정직한 역사를 바로 보는 어린이가 되자는 결의였다. 어린이들의 큰 박수가 터져 나오자 니니는 두 번째 것을 읽었다. “둘째, 우리는 서로를 존경하고 좋은 말을 씁시다” 황금에 집착하던 솔로몬이 결국 사람은 그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배부르게 된다고 고백한 데서 나온 것이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이 가르쳐 준 욕설에서 벗어나 좋은 말의 씨를 심자는 선언에 박수를 보냈다. “셋째, 우리는 길에서 빈들대며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모든 악한 일은 늘 길에서 시작되었다. 길목에 서서 지나가는 이를 노려보며 위협하고, 쓰레기를 던지며 시비를 걸어 싸움이 되고, 전쟁이 일어났다. 어린이들은 어른의 짓을 본받지 말자는 것에 찬성했다. “넷째, 우리는 꽃과 풀을 보살피고 동물을 사랑합시다” 꽃을 함부로 꺾고 풀과 나무를 이유 없이 베며, 동물을 학대하는 것은 다시 인간에 대한 멸시와 학대로 이어졌다. 창조주가 그것들을 다스리라고 지시한 것은 가꾸라는 뜻이지 지배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 “다섯째, 우리는 어른을 공경하고 몸가짐을 바로 합시다” 인간은 창조주의 성품을 받아 태어났다. 그러므로 어른을 공경하고 몸가짐을 바로 하는 것은 어른에게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본성이었다. 그런 어린이의 본성을 나쁜 어른들이 없애려 했던 것이다. “어린이 여러분” 다섯 개 선언을 낭독한 니니는 모든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우리는 모두 착한 어린이들입니다” 어린이들이 큰 소리로 화답했다. “우리는 모두 착해요” 니니가 다시 그 착한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제가 읽은 이 다섯 개 항목의 선언에 모두 찬성하시나요?” 그러자 모든 아이들이 일제히 두 손을 치켜들며 외쳤다. “찬성해요!” 어린이들이 일제히 찬성을 외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니니가 낭독한 그 다섯 개의 항목은 처음부터 모든 아이들이 갖고 태어난 본성이었던 것이다. 그 착한 아이들의 본성을 구겨 놓고, 찌그러뜨리고, 망가뜨려온 것은 모두가 나쁜 어른들의 탐욕과 시기와 거짓말과 분노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여러분의 대표로서 이 다섯 개의 착한 결의를 온 세계에 알리고, 하늘과 땅에 선언합니다. 앞으로 우리의 이 착한 선언을 싫어하고, 거절하고, 미워하는 모든 이들은 하늘과 땅에서 떠나야 할 것입니다” 선언문의 채택이 끝나자 이 모든 행사를 위해 마음쓰고 애써온 달리다굼 의사회의 김제규 박사가 축하 인사를 했다. “오늘은 정말 기쁘고 즐거운 날입니다” 그는 아직도 하늘에 걸려 있는 무지개를 감회 깊게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
  • 2018.03.25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진실로 속히 오리라 ③(118)
  • “오늘 저는 이 자리에서 어린이 선언문을 발표하기 전에” 니니의 말이 이어졌다. “특별한 친구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니니의 말이 조금 커졌다. “여러분, EW 317기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생존자인 깜보입니다” 그러자 단상으로 뛰어 올라온 깜보가 입을 열었다. “오늘 우리들의 선언을 발표하고 채택하기 전에, 저는 먼저 이 자리에 계신 여러 어른들과 전세계에서 이 대회를 지켜보고 계시는 모든 어른들께 저희 어린이들이 당부하는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저희 어린이는 창조주께서 지으신 이 세계를 아름답게 가꾸어갈 미래의 일꾼들입니다. 이 세계를 지켜나갈 저희 어린이들은 여러 어른들께 다음 몇 가지를 부탁드립니다” 깜보는 그가 적어서 들고 나온 것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첫째로, 어른들께서는…” 대회장에 모인 어른들과 어린이들이 일제히 조용해졌다. “어린이를 보다 나은 인류의 미래를 가꾸어가야 할 소중한 보배로 여기셔서 함부로 학대하거나 버리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모든 아이들이 환호하며 갈채를 보냈고, 어른들도 따라서 박수로 그 부탁에 응답했다. 깜보의 두 번째 당부가 이어졌다. “둘째로, 어린이를 어른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로 생각하여 강제로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팔고 사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이번에는 더 큰 환호와 갈채가 터져 나왔고, 어른들도 고개를 끄떡이며 당연한 제안에 동의했다. 깜보가 세 번째 당부를 읽었다. “셋째로, 어린이를 분쟁과 전쟁의 도구로 사용하려고 살인을 가르치거나 어른들의 전쟁과 테러에 끌어내지 말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른들에 대한 당부가 이어질 때마다 듣고 있는 어른들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깜보의 네 번째 당부가 다시 이어졌다. “넷째로, 어린이의 자유를 말살하고, 위협하고, 생명을 빼앗음으로 인류의 미래를 결박하고, 고문하고, 학살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깜보는 네 가지 당부를 다 읽고나서 어린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어린이 여러분, 이제부터 모든 어른들이 착한 어린이처럼 되도록 기도합시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의 네버랜드를 창조주의 마음으로 아끼고 가꾸는 우리의 영원한 나라 에버랜드가 되게 합시다” 깜보의 제안이 끝나자 니니가 대회장의 자격으로 어린이들에게 물었다. “여러분, 깜보의 제안에 모두 찬성하십니까?” 어린이들이 다시 환호를 보냈다. “네, 찬성해요!” 모든 어린이의 찬성을 얻어 니니가 깜보의 제안을 공식화했다. “이상 4개 항목의 제안을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세계 언론에 전달하겠습니다” 그 때, 대회장에 숨어 들어와 궁가 타이거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던 제타 존의 조직원들은 레시버를 통해 들어오는 지시를 들었다. “모든 대원들은 그린 타이를 맬 것” 그들은 준비된 녹색 타이를 목에 걸자, 지휘부의 명령이 떨어졌다. “리모컨을 꺼내서 지금 곧 모든 폭발물을 폭파하라” 그들은 일제히 주머니에서 리모컨을 꺼내 폭파 버튼을 눌렀다. 그러나 대회장에서는 아무것도 터지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그린 타이를 매고 있던 자들은 모두 잠복하고 있던 사복 경찰과 수사관들에게 체포되었다. <계속>
  • 2018.03.18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진실로 속히 오리라 ②(117)
  • “그들이 숨겨 놓은 폭발물은?” “뇌관이 리모컨의 지시를 거부하도록 모두 조작해 놓았습니다” 그 때 다시 싼슈이 쪽에서 신호가 들어왔다. “자이언트 팅키의 계단에서 궁가 타이거와 그의 참모들이 검거되었습니다” “알았네” 장례식 순서가 모두 끝나자 행사장의 단상에 안치되었던 EW 317기 희생자들의 영정이 모두 옮겨지고, 엑스포에 출품하고 후원했던 기업들의 로고가 단상 주변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유아복, 아동복에서 시작하여 유모차, 학습용품, 장난감, 게임기에서 운동 기구, 천체 모형에 이르기까지 온갖 제품의 메이커들이 그 로고와 이미지를 알리는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에요” 취주악대의 연주가 시작되고 단상에 올라선 어린이 중창단이 노래와 율동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5만 명이 입장할 수 있게 되어 있는 행사장은 전세계에서 온 어린이 대표들과 미얀마 각지에서 온 어린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여러분, 미얀마 노래를 배워 보실까요?” 단상의 리더가 미얀마어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니옛 디 꾸더 시옌 떠, 니옛 핏 유에 완 먀웃 쉘란 수…” 아이들은 이미 그 노래를 다 아는 듯 따라서 불렀다. “완 먀웃 꾸더 나이” “완 먀웃 꾸더 나이, 완 먀웃” 단상의 리더가 이번에는 한국어로 불렀다. “창조주가 지으신 이 날, 기뻐하고 즐거워하세…” 아이들은 한국어도 알고 있었다. “기뻐하라, 그분을” “기뻐하라, 그분을 기뻐하여라” 노래는 또 영어로 바뀌었다. “This is the day that the Lord has made, I’ll rejoice and be glad in it…” 그리고 또 모두가 다음을 함께 불렀다. “Rejoice in the Lord” “Rejoice in the Lord, Rejoice!” 각국에서 온 사절들이 자기 나라에서 온 어린이 대표들과 함께 그 나라의 깃발을 흔들며 입장했다. “완 먀웃 꾸더 나이” “완 먀웃 꾸더 나이, 완 먀웃” 마침내 정각 10시가 되어 단상이 각국에서 온 사절들과 어린이 대표들로 가득 차자, 세계 어린이 대회의 첫 번째 회장으로 뽑힌 미얀마 대표 니니가 앞으로 나섰다. “여러분, 저는 미얀마 대표 니니에요” 그러자 대회장에 모인 5만 여명의 어린이들이 손을 흔들며 환영했다. “니니, 사랑해요!” 니니가 두 손을 들어 그들에게 답례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미얀마에서는 이번에 제가 연합회장으로 뽑힌 것이 1961년에 우탄트 선생님이 UN 사무총장으로 뽑힌 것만큼이나 큰 경사라고 하네요” 다시 한번 큰 갈채가 쏟아졌다. 양곤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우탄트는 전국 교사시험에서 1등을 차지한 수재로, 고향 판타나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다가 25세에 교장이 되고, 52세에 UN 사무총장이 되어 10년간 국제적 분쟁을 조정하는데 뛰어난 솜씨를 발휘해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다.
  • 2018.03.11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진실로 속히 오리라 ①(116)
  • 날씨는 맑고 화창했다. 푸른 하늘에는 일곱 빛깔의 쌍무지개가 화사하게 걸려 있었다. 양곤의 어린이 엑스포 광장에서는 어린이 선언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EW 317기 사고로 희생된 어린이 64명과 달리다굼 의사회 소속인 4 명의 의사들과 기장과 승무원들과 승객들 그리고 어린이 수송열차를 구하려고 테러리스트를 껴안고 숨진 멘사를 위한 장례식이 먼저 열렸다. “In the sweet, by and by… 요단 강 건너가 만나리” 죠셉 웹스터의 멜로디와 함께 먼저 간 이들의 사진을 안은 어린이 대표들이 입장했다. 신경환, 유한나 선교사 부부의 사진은 깜보가, 소라의 사진은 니니가, 그리고 멘사의 사진은 틴또가 들었다. 예식 후에 어린이들의 축제가 이어질 것을 감안하여 예식장은 화사한 꽃들로 아름답게 장식되었고, 하늘 나라로 먼저 간 이들을 춤 추면서 배웅하는 환송의 잔치가 열렸다. “아름다운 이 세상 고난의 학교에 와서 배울 것과 할 일을 다 마치고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시는 선배 여러분께 축하의 꽃다발을 드립니다” 집례자인 이정선 목사의 설교가 끝난 후 예식장 안에는 갑자기 멘사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그의 윗옷에 들어있던 휴대전화기에는 그가 성경을 읽으면서 녹음해 놓았던 음성이 곳곳에 남아 있었는데 그것을 재생한 것이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내가 그들에게 영생을 주노니,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요, 또 그들을 내게서 빼앗을 자가 없느니라. 그들을 내게 주신 아버지는 만유보다 크시매, 아무도 아버지 손에서 그들을 빼앗을 수 없도다. 나와 아버지는 하나이니라” 성경을 읽는 멘사의 음성이 끝나자 확성기를 통해 틴또가 부르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할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들었던 노래 ‘힐링 워터스’였다. “내 주린 영혼 만나로써 먹여 주시니, 그 양식 내게 생명 되겠네… 이 후로 생명 양식 주와 함께 먹으며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그리고 모든 아이들이 입을 열어 그 후렴을 합창했다. “길이 살겠네, 나 길이 살겠네.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겠네, 나 길이 살겠네.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SRD의 쪼야웅 대표는 미얀마 경찰과 군 수사대 그리고 인터폴과 연락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통해 제타 존 의 테러리스트를 검거하는 작전에서 코디네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허 실장님, 궁가 타이거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가 지금 참모들과 함께 자이언트 팅키 쪽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우리 수사대는요?” “이미 제타 존의 지휘부를 장악하고 잠복 중입니다” 자이언트 팅키의 입상이 제타 존의 지휘부로 밝혀지면서, 미얀마 경찰과 군 수사대는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동안 비밀리에 완벽한 작전을 입안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중남미와 멕시코 그리고 이탈리아와 아프리카에서 온 마약 조직과 테러 요원들은 어린이 대회가 열리는 행사장 곳곳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각자의 리모컨을 눌러 순차적으로 폭파시키게 되어 있었다. “궁가 타이거의 오늘 암호는 뭔지 알아냈나요?” “그린 타이(Green Tie)랍니다” “뭐라구요?” “궁가 타이거의 폭파 명령이 떨어질 때, 제타 존의 조직원들은 자신들을 구별하기 위해 일제히 녹색의 넥타이를 매도록 했답니다” “게마트리아 템플에 집착해서 끝까지 GT를 써먹는군” “우리에겐 검거의 타깃(Gettable Target)이 되는 거죠” <계속>
  • 2018.02.25 / 육은영 기자

    동산에 밤은 깊고 ⑤ (115)
  • 깜보는 5년 전에 깐보자따디 궁전 앞에서 백승기 참사관을 만났던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혼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아가 인천 공항에서 신경환 집사를 만났던 일, 수술 과정에서 겪었던 힘든 일들도 떠올렸다. 소라가 태어났을 때 기뻐했던 일이며 그의 새 가족이 된 신경환 아빠, 유한나 엄마 그리고 소라와 함께 강을 건너가서 만났던 그분의 말씀도 생각났다. “네가 나보다 먼저 세상으로 갈 수 있겠니?” 그리고 자신이 했던 대답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네 가겠어요” 그 후로 얼마 안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았다. 그는 동이 터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언제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분의 대답 대신 자신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장미꽃 위에 이슬 아직 맺혀 있는 그 때에…” 오스틴 마일즈의 ‘인 더 가든(In the Garden)’이라는 노래였다. “귀에 은은히 소리 들리니 주 음성 분명하다, 주님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를 친구 삼으셨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 입 속에서 시작한 그의 노래가 세 번째 절에 이르고 있을 때였다. “밤 깊도록 동산 안에 주와 함께 있으려 하나, 괴로운 세상 할 일 많아서 날 가라 명하시네…” 노래를 부르며 엑스포 전시장의 입구쪽을 내려다보던 깜보가 갑자기 발길을 돌이켜 아직도 어른들이 행사 강행 여부를 의논 중인 본부 텐트를 찾았다. “저, 한가지 여쭤 볼 것이 있는데요” 회의 중이던 쪼야웅 대표가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깜보, 무슨 일이냐?” “삼촌, 전시장 입구에 서 있는 저 보라색 입상이 무엇이지요?” “뭐가?” 텐트 밖으로 뛰어나온 쪼야웅이 깜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거대한 입상을 물끄럼이 바라보더니 대답해 주었다. “아, 그건 자이언트 팅키야” “그렇다면 텔레토비 4형제 중에서 가장 큰 캐릭터…?” 어린이 엑스포는 어린이 교육과 복지를 위해 조직된 행사였으나 장사에 밝은 기업들은 이를 어린이 용품 마케팅의 기회로 삼기 위해 참여했고 특히 애니메이션의 배트맨, 뽀빠이, 스파이더맨 등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현장에 다투어 설치했다. 그 중에서 깜보가 본 보라색의 대형 애닉터는 영국에서 나온 텔레토비 4형제 즉 팅키, 딥시, 랄라, 포 중에서 큰 형이었다. “저것이 자이언트 팅키라면…” 영상 시대를 상징하는 텔레토비 랜드의 4형제로 등장한 그들은 머리에는 안테나를, 배에는 텔레비전의 화면을 단 귀여운 모습과 기저귀를 찬 듯한 큰 엉덩이로 인기를 끌었던 애닉터였다. 그러나 2009년 러시아의 언론 AIF가 그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프로듀서 사라 그라함과 스탭들이 마약을 복용해가며 그것을 만들었다고 폭로해 큰 문제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자이언트 팅키(Giant Tinky), 그건 곧 GT가 아닌가?” 20미터가 넘는 보라색의 거대한 입상을 바라보던 쪼야웅 대표는 갑자기 휴대전화기를 꺼내들며 본부 텐트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김제규 박사, 우방젠 병원장, 이정선 목사와 뮌조우 등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제타 존의 지휘부가 숨어 있는 곳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계속>
  • 2018.02.18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동산에 밤은 깊고 ④(114)
  • “이방 민족을 모두 블레셋으로 생각했나 보군요” “자기들 중심으로 세상을 보았으니까” 해변 마을 다곤은 그 후로도 바다를 건너온 적들로부터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러다가 1755년 꼰바웅 왕조를 건설한 알라웅파야 왕이 그 이름을 ‘양곤’으로 바꿨는데 그것은 ‘전쟁의 끝’이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름만 바꿔서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몬 족이 처음 세웠다는 쉐다곤 파야는 왕조가 바뀔 때마다 커지고 높아져서 지금처럼 거대한 성역이 된 것이었다. “왕들과 백성이 그 동안 많은 금판을 저 파야에 붙였겠군요” “황금의 무게가 6만 킬로그램 쯤 될꺼래” “그러면서도 미얀마가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라고 하니, 자신을 비우려는 미얀마 사람들의 집념은 대단하네요. 저를 낳아서 깐보자따디 궁전 앞에 버린 저의 생모도 바고의 파야에 금판을 많이 붙였을까요?” “그랬으니까 그 덕에 네가 예수님을 만났겠지” “와우, 그건 정말 멋진 해석이네요” “쉐다곤 파야의 꼭대기에는 황금 뿐만이 아니라 73 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비롯해 5448개의 다이아몬드와 2317 개의 루비가 박혀 있단다” 차량들은 아웅산 국립묘소 앞을 지나서 힌따와디 로드를 계속 달리다가 양곤 강을 건너 세계 어린이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단지로 들어섰다. 전국에서 모여든 아이들이 야영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는 야영장은 엑스포 단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야영장 출입 인원은 철저하게 검색되고 있겠지요?” 우방젠 병원장이 묻자 싼슈이가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주차장과 야영장 그리고 모든 편의 시설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양곤 경찰이 샅샅이 검색하고 있습니다” “폭발물 점검은?” “매 시간 검색 요원들이 전열 기구와 가스 기구를 점검하고, 주변 지역은 지뢰탐지기와 각종 폭발물 탐지기, 가스 검색 기구로 순회 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차량들이 주차장에 들어서자 인천 주포교회와 송림병원 그리고 코이카에서 나온 봉사자들이 마중을 나왔다. 아이들이 모두 배정된 텐트에 짐을 내려 놓고 모이자 이정선 목사와 미얀마의 모든 선교사들이 양곤에 무사히 도착한 아이들과 함께 감사예배를 드렸다. “예수님께서는 어린 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여러분의 길을 막았지만 여러분은 털 끝 하나도 상하지 않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아이들을 환영하는 이정선 목사의 설교와 축도가 끝나자 아이들은 샨 주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한국 노래 ‘주 안의 기쁨’을 함께 불렀다. “주 안에 소망 있네, 주 안에 살자” 멘사의 죽음으로 슬픔에 잠겨 있던 그들 가운데 그 노래가 한 밤의 동산에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검푸른 성난 파도 밀어 덮쳐도, 주 안에 사는 마음 평화 넘치네…” 노래를 부르던 아이들은 다시 하늘 나라로 먼저 간 EW 317 기의 희생자들과 아이들을 지키려고 자신의 몸을 던진 멘사를 위해 그리고 토요일에 있을 행사를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다. 싼슈이와 각 지역의 인솔자들이 내일의 봉사를 위해 쉬라고 권해도 아이들의 기도는 동이 틀 때까지 계속되었다. 깜보는 텐트 밖으로 나와 엑스포 단지를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주님, 당신은 이렇게 오고 계시는 군요” <계속>
  • 2018.02.11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동산에 밤은 깊고 ③(113)
  • 양곤이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인 도시이기는 했으나 갑자기 각국의 많은 아이들을 받을만한 숙박 업소가 충분하게 준비되어 있지는 않아서 정부가 민박을 많이 권하고 있었다. “홈 스테이의 경우, 숙박객 등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거든요” “숙박은 그렇다 치고, 낮에는 어디서 뭘 하는 걸까?” “그야, 물론 테러 계획이겠지요” 열차는 이미 양곤 역에 들어서고 있었다. 시간이 00시 45분이어서 시계의 날짜는 벌써 목요일로 넘어가 있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대회가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이틀 남짓이 남아 있는 셈이었다. 이미 한 밤중인데도 양곤 역에는 한국에서 온 이정선 목사와 EW 317기 희생자의 유가족들이 나와 있었다. “깜보야” 할머니가 다가와 깜보를 껴안았고,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도 그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닦았다. 미얀마의 양곤 구를 비롯, 남부의 각 주에서 온 칼레 쿠미의 회장들이 니니를 마중했고, 니니는 그들에게 까친 주의 회장 망가우와 사가잉 구의 회장 메이소 그리고 만달레이 구와 마궤 구의 회장들을 소개했다. “일단 야영장으로 가야겠지요?” 야영장 관리를 담당하고 있던 SRD의 싼슈이가 쪼야웅 대표에게 물었다. 쪼야웅 대표가 김제규 박사와 우방젠 박사에게 확인을 한 후 말했다. “그래야겠지. 차량은 준비 되었나?” “관광 버스가 10대이고, 나머지는 저희 SRD의 차량들이 지원합니다” 열차에서 내린 아이들은 모두 역 광장에 대기 중이던 10대의 버스와 SRD 차량에 나눠 타고 엑스포 야영장을 향해 출발했다. 김제규 박사와 우방젠 병원장 그리고 틴또와 백승기 참사관은 선도차 역할을 맡은 SRD의 밴에 탔고, 깜보도 오래간만에 운전하는 쪼야웅 대표의 옆 자리에 앉았다. “깜보,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 열차 안에서 따로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쪼야웅 대표가 깜보를 팔에 깁스를 한 채로 샨 주에 보냈던 것이 미안한 듯 말했다. 깜보가 힛죽 웃었다. “삼촌 덕분에… 고생 좀 했지요” “고생은 했어도 그 동안 깁스를 풀었으니 다행이야” “할 일을 다 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구요” “네가 할 일은 너를 보내신 분이 오셔야 다 끝나는 것 아닌가?” “그건 그렇네요” 자정이 지난 시간이지만 엑스포 기간이기 때문인지 야간 조명이 거리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양곤 중앙역에서 출발한 차량들의 행렬은 빤소단 가를 따라 올라가다가 깐도지 호수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저게 쉐다곤 파야로군요” 바한 로를 지날 때 양곤에 처음 온 깜보가 앞 쪽에 보이는 황금 빛 파야를 가리켰다. 미얀마어로 ‘쉐’는 황금이고 ‘다곤’은 언덕의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었다. 양곤은 본래 해변의 작은 어촌 마을이었는데 바다를 건너온 몬 족이 해변 마을에 들어와 살면서 무슨 까닭인지 그 이름을 ‘다곤’ 마을이라고 했던 것이다. “왜 몬 족이 이곳을 다곤이라고 했을까요?” 깜보가 그렇게 묻는 이유를 쪼야웅 대표는 알고 있었다. “바다의 신을 생각했겠지” 가나안 사람들이 거주하던 땅에 들어와 살던 해양 민족 블레셋 사람들은 다곤이라는 신을 섬기고 있었다. 그들에게 사로잡혔던 삼손이 맨 손으로 기둥을 꺾어 무너뜨렸던 신전이 바로 다곤의 신전이었던 것이다. <계속>
  • 2018.02.04 / 순복음가족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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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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