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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그리려고 물고기가 된 사람

최근 『한반도 바닷물고기 세밀화 대도감』이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에는 우리 바다에 사는 물고기 528종의 세밀화가 담겨 있다. 세밀화는 가는 붓을 사용하여 아주 정밀하게 그린 그림이다. 이 책에 실린 물고기의 세밀화를 보면 가히 살아 있는 듯 선명하고 또렷하다. 참돔을 그린 것을 보면 곧추선 지느러미와 가지런한 비늘, 보석처럼 박힌 붉고 파란 점이 그야말로 가관이다.

이 책의 세밀화를 그린 작가는 조광현 화가이다. 생명, 자연 같은 것에 매료되어 바다에 대해 공부하려다 보니 변변한 어류도감이 없어서 ‘내가 그리자’고 마음먹은 게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세밀화를 그리기 위해 스킨스쿠버를 배웠다. 그리고 동해, 서해, 남해와 제주는 물론 외국의 바다까지 다니며 바다 속을 그야말로 순례했다. 물고기란 게 바다에서 나오는 순간 색이 변하고 썩기 시작하기 때문에 살아 있는 물고기를 보려면 잠수하여 바다 속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지느러미는 물속에서 헤엄칠 때만 활짝 펴진다. 몸의 빛깔도 물속이라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그는 “자연 그대로의 물고기를 만나려 저 스스로 물고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비싼 책을 사야겠다고 생각한 건 바로 이 말 때문이었다. 물고기처럼 바다 속을 누비면서 살아 있는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그것을 그려서 만든 어류도감이라면 비록 인쇄물이라도 가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무릎을 탁 쳤다. 예수님도 우리 인생들을 구원하시려고 하나님이 사람 속으로 오시지 않았던가. 주님은 제자들에게 “사람을 낚는 어부가 돼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들도 예수님처럼 온전한 어부가 되기 위해 그 사람을 온전히 알고자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물고기가 되어 물고기를 그린 화가처럼, 한 사람을 온전히 사랑하기 위해 그 사람 편에 서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기사입력 : 2021.11.21. am 10:2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