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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한 사람이 되어

하와이 군도 북서쪽 끝에 위치한 카우아이 섬은 ‘정원의 섬’이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우리에게는 영화〈쥬라기 공원>〈아바타>등의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50년대만 해도 섬 주민들에게 카우아이 섬은 벗어나고 싶은 지옥 같은 곳이었습니다. 섬 주민들은 대대로 지독한 가난과 질병에 시달렸고, 청소년들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으며 주민 대다수가 범죄자나 알코올 중독자였습니다.

1954년 미국 본토에서 소아과 의사, 정신과 의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가 카우아이 섬에 들어가 ‘카우아이 섬 종단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종단 연구’란 오랜 세월을 두고 같은 연구 대상자를 계속 추적, 조사하는 연구를 말합니다. 연구자들은 1955년에 섬에서 태어난 833명의 모든 신생아를 대상으로 아이들이 모태에 있을 때부터 30세가 넘은 성인이 될 때까지 모든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연구의 목적은 한 인간이 태어나 어른이 되기까지 겪는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나 사건 사고 그리고 가정환경이나 사회경제적 환경이 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얼마나 끼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연구가 기대하는 바는 “무엇이 한 인간의 인생을 망치는가?”를 알아내는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의 90%에 가까운 698명의 아이들의 삶을 추적하고 연구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열악한 가정환경에서 자랐거나 부모가 성격이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을 때 아이들은 나쁜 영향을 받았고 커서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의 자료 분석에 주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심리학자 에미 워너는 연구 결과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고위험군에 포함된 201명의 아이 가운데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72명의 아이가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은 것입니다. 여러 가지 열악한 조건 때문에 사회 부적응자로 자랄 게 분명해 보이는 아이들이었는데도,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은 것처럼 훌륭한 청년들로 성장했던 것입니다.

워너 교수는 40년에 걸친 연구를 정리하면서 그 아이들에게 공통점 하나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로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 한 명은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누가 됐든지 간에 그 아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봐주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아이가 언제든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었던 사람이 적어도 한 사람은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극심한 시련과 역경을 만난 사람일지라도 지지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그의 곁을 지켜주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모든 고난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나에게 그러한 한 사람이 있기를 바랄 수도 있지만 내가 누군가에게 그러한 한 사람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그러한 한 사람이 되어준 적이 있습니까?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고 지지해주는, 그에게 늘 따뜻한 봄날과 같은 한 사람이 되어줍시다. 그의 삶에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기사입력 : 2021.04.04. am 10:00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