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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으로 세상보기] 새 학기를 앞두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은 '현대사의 기적을 이룬 나라'로 불립니다. 세계인들은 1950년대 지구촌 최극빈국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경제 강국으로 도약한 한국의 변모를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봅니다. 아울러 대변혁의 원동력이 된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해 주목합니다. 전문가들은 "교육을 통해 한 국가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한국"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개발연대 교육에 대한 국가적 배려는 눈물겨웠습니다. 빈한한 국가재정 형편에도 초등학교 의무교육제를 도입했습니다. 6·25 전쟁과 같은 국가 존망의 기로에서도 교육만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교육시설이 파괴나 징발을 당했음에도 산속과 해변을 가리지 않고 '노천교실', '천막교실'을 만들어 수업을 계속했습니다. 피난지에서 운영된 '전시연합대학'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일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병력이 아쉬운 상황임에도 전후 복구의 자원이 된다는 이유로 대학생들에게는 재학 중 병역 면제 또는 유예 혜택이 주어졌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런 선배 세대들의 선견지명을 토대로 건설된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50년대 교육개혁의 결과 대량 배출된 한글세대가 60년대 이후 산업화의 주역이 되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렇기에 단기간에 산업화·민주화·정보화를 모두 이룬 '한국의 기적'은 곧 '교육의 기적'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비약적인 발전과정에서 기독교의 기여는 지대했습니다. 한글 성경 보급을 통한 문맹 퇴치, 현대식 교육기관의 설립, 수학(修學)에 있어 성별과 신분 타파를 통한 교육평등 실현과 지성·감성·영성을 함양하는 전인교육 추구 등의 공로는 결코 간과돼서는 안 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사회 전반에 세차게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염려되는 영역이 '교육'입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가 실증하듯이 오늘 어떤 묘목을 교육의 터전 위에 심느냐가 개인과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코로나19가 제기한 시급한 현안은 '교육 불평등'문제입니다. 알려진 대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1년간 거의 모든 학교가 정상적인 수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 대안으로 경황없이 시행된 비대면 원격수업은 사전 준비 부족으로 여러 부작용을 노출했습니다. 특히 학습결손, 학력 격차 심화, 이에 따른 '교육 양극화'는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학교의 문이 닫히고 교육 공간으로서 가정의 비중이 급격히 커짐에 따라 학부모의 경제력, 자녀 학업에 대한 지원 관심도, 학습공간의 분위기 등 '가정배경'이 교육격차를 낳는 중요 변수로 대두되었습니다. 관련 조사들은 '학생의 디지털 기기 보유, 조력자 도움 유무', '학교의 IT장비 및 네트워크 환경, 쌍방향수업을 위한 수업자료 제작 능력' 등 경제적 배경이 학생 간, 학교 간의 학습 편차를 가져오는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고 지적합니다.

이 결과 자녀의 원격수업을 지원하기 힘든 저소득층,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등 취약계층 학생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 '교육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이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받지 않아야 하고, 국가와 지자체는 교육 여건상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의 근본정신에 유념해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신속히 강구, 실행돼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약계층의 교육격차가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19를 빨리 종식해서 대면수업으로 가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1월 28일에는 교육부가 등교-원격수업 병행을 전제로 '예측 가능한 학사 운영', '원격수업의 질 제고', '탄력적 교육과정 운영'을 내용으로 한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발표된 대책들은 감염병 확산 양상에 따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불안정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새 학기가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교육의 비상 상황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예상치 않게 원격수업이 늘어나거나 학교가 문을 닫는 경우를 얼마든지 가상할 수 있습니다. 이같이 어려운 때 교회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요청됩니다. 특히 "학교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취약계층의 학생들"에게 교회는 '학교 밖의 학교'가 되어 주어야 하겠습니다.

교회가 가지고 있는 IT장비와 네트워크, 디지털기기, 유능한 인력 등을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해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교회학교 운영의 경험과 체계를 살려 원격수업으로 인해 늘어나는 기초학력 부족 학생, 학습부진 학생들에게 지속적 멘토링과 학습 컨설팅을 제공하는 방안도 모색될 수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의 일시적 '학습지체'가 '학습포기'로 이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코로나19 발생 이후 장기간 정상수업을 하지 못해 생긴 학생들의 정서적 동요, 사회성 저하를 사랑으로 보듬는 치유사역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신학기는 희망이 넘치는 새 출발의 계기입니다. 입학과 진급으로 교정에 활기가 넘쳐야 할 시간입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신앙 선배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 교육을 통해 원대한 구국의 비전을 심었습니다. 그 뜻을 새기며 한국교회가 코로나19의 불안한 안개가 덮여있는 2021년 캠퍼스에 침체를 걷어내는 강한 바람이 되고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김성동 장로(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 2021.02.21. am 09:52 (편집)
김성동 장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