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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선교사(고척교회)

"넌 혼자가 아니야. 만물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어"

한·일 양국 오가며 '꽃들도' 세상에 널리 알린 찬양사역자
마음속 텅 빈 곳 채운 예수님의 사랑 전하고파 헌신

일본에서 만들어진 '꽃들도(花も·하나모)'라는 찬양이 몇 해 전부터 한국에서 널리 불리고 있다. '눈물 골짜기를 지나갈지라도 머지않아 열매가 맺히고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꽃도 구름도 바람도 넓은 바다도 예수를 찬양하리라'는 가사의 노래다. 부르다 보면 찬양이 기도가 된다. 가사 속에 나오는 생명 샘물이 내 가슴에도 솟는 듯 뭉클해지면서 어쩐지 위로가 된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눈물 골짜기를 지나고 있다. 또 가까운 이웃나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더욱 악화된 요즘을 바라보면 이 또한 눈물의 골짜기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꽃들도'를 간절하게 부르게 되는 이때 이 찬양을 발굴해 일본과 한국에 널리 알린 이준석 선교사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이준석 선교사는 "단순한 선율의 짧은 곡에 희망과 위로, 은혜가 다 담겨 있습니다. 부를 때마다 처음 이 찬양을 들었을 때의 감동이 생각납니다"라고 말했다.  

'꽃들도'는 일본 삿포로에 있는 메빅(MEBIG)교회의 우치코시 츠요시 목사가 만든 어린이 찬양으로 2003년 발표된 곡이다. 일본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찬양을 이준석 선교사가 알게 된 건 2007년이었다. 찬양사역자인 이준석 선교사는 2007년 일본 선교를 준비하던 지인의 권유로 함께 일본에 가서 선교 훈련생으로 언어를 배우며 현지 교회를 섬겼다. 그즈음 일본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들의 자녀 캠프에 참여를 했다. 수많은 찬양을 함께 부르던 그때 '하나모(꽃들도)' 찬양이 시작되자 아이들에게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한국인이어서,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왕따 당하고, 외롭게 신앙을 지키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은 이 찬양으로 "넌 혼자가 아니야. 모든 세상 만물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고 있어"라고 위로와 은혜를 주셨던 것이다. 이준석 선교사는 언젠가는 꼭 이 찬양을 수록한 앨범을 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선교사는 아이들의 외로움에 공감할 수 있었다. 무속인인 친할머니와 어머니 슬하에서 성장한 이 선교사는 예수님이나 교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삶을 살아왔다. 대중가요 가수를 꿈꾼 청년 이준석은 스무 살에 노래를 가르쳐준 선생님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알게 됐다. 예수님을 믿게 됐을 때 그가 늘 생각해오던 인생의 목적과 삶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됐다. 무엇보다 마음속 텅 빈 곳이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가족에게 안 좋은 일들이 생기자 종교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준석 선교사는 집에서 쫓겨났다. 집에서 나온 후 이준석 선교사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꿈 하나만 갖고 고된 연습생 생활도 마다치 않고 찬양사역자의 길에 들어섰다. 제16회 CBS창작복음성가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아워드림찬양선교회 음악 간사 등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쉽지 않은 생활이 이어졌다. 하나님께서는 매순간 사랑과 은혜로 이 선교사를 일으켜 세우셨다. 2007년 모든 꿈이 사라진 것 같았던 때 일본 도쿄에서 '꽃들도'를 만나고 꿈을 새롭게 품었다. 2012년에는 첫 솔로 앨범 '이젠 나(Now I)'에 처음으로 '꽃들도'를 수록했다. 그해 일본계 미국인들로 구성되어 미국에서 찬양사역을 하는 NCM2 콰이어의 멤버로 발탁되었고 2013년에는 NCM2 콰이어 앨범에도 '꽃들도'를 수록하는 꿈을 이루기도 했다. 이준석 선교사는 2013년 이 찬양을 만든 우치코시 츠요시 목사와 만나 저작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또 유튜브 영상 수익이 메빅교회에 갈 수 있게 했다. "우치코시 츠요시 목사님은 본인이 대학생 때 만드신 찬양이라고 알려주셨어요. 목사님께서 자유롭게 부를 수 있도록 허락을 해주셨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이 찬양을 불렀죠."

한국에서 '꽃들도' 찬양이 소개되고 많이 알려지게 되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일본에서 역으로 이준석 선교사에게 순회공연 의뢰가 왔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이었던 2019년 한해만 해도 이준석 선교사는 5개월 간 일본에서 찬양 집회를 했다.

일본에서 사역할 때 일본인 크리스천들에게 이준석 선교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한국에서도 그런 일이 있냐'며 놀라워했다. "일본인들이 예수님을 믿고 교회를 다니면 가족으로부터 고립이 돼요. 집안에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기면 '너 때문이다'라는 원망과 공격을 받아 결국 홀로 외롭게 신앙생활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은 제 아픔에, 저는 그 분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놀라운 일들을 경험했어요."

이준석 선교사는 지금 일본 선교의 꿈을 공유하는 아내 이연심 선교사, 루라, 시온 두 자녀와 함께 일본에서의 사역이 재개되기를 기도 중이다. 이준석 선교사는 "처음 일본에 갔을 때 일본 성도님들은 제 존재 자체에 감동하며 사랑을 주셨어요. 이전에는 저도 일본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는데 일본 교회 크리스천들의 사랑을 받은 후에는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졌습니다. 하나님께 길을 열어 달라고 기도를 하니 일본에서 신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라고 말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가족들과 함께 일본으로 이주해서 니가타성서학원이라는 일본의 신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야 하지만 갑작스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계획이 미뤄졌다. 기다림의 시간에도 하나님의 뜻하심을 믿으며 언제든 출발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이준석 선교사는 "일본에서 사역하면서 헌신자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라면서 "평신도 사역자도 필요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분들도 필요하죠. 과거사를 생각하면 정말 용서하기 어려운 일본이지만 예수님을 믿고 복음을 전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한·일 관계도 회복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준석 선교사는 꽃들도 원곡 가사 중 'かなでよう(카나데요) かなでよう(카나데요) イエスを(예수오)'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한다. "한국어 번역으로 '찬양하라 찬양하라 예수를'인데, '카나데요'는 연주하라는 뜻입니다. '악기를 연주하라, 바이올린을 연주하라'로 쓰이는데 저는 '내 삶으로 연주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부릅니다. 하나님을 위해 온전히 연주되어지길 소망합니다."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21.02.14. am 09:57 (편집)
복순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