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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이유

연일 화제인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선악의 갈등도 달달한 로맨스도 없지만 읽다보면 혼자 미소 짓게 하고 뭉클함에 눈물도 흘리게 한다. 마지막 장을 덮을 땐 행복함에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문학 평론가 이어령 교수는 소설이 우리를 매혹시키는 까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소설은 음악처럼 신비한 힘도, 드라마처럼 숨 막히는 스릴도 그렇다고 과학처럼 증명할 확실한 팩트나 수학처럼 계산할 수 있는 어떤 공식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지극히 사소하고 일상적인 세상살이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그 삶의 민낯을 볼 수 있다. 알면서도 숨기고 있었던 것들, 자신도 느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말하지 못한 것들을 소설을 통해 우리는 체험하고 확인한다.”

그래서 소설은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왔다. 주인공은 왕이나 영웅, 우리의 이웃, 때론 걸인이었다.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인물도 소설의 주인공이 됐다. 세대를 이어온 명작은 삶에 대한 성찰을 가져왔고 문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해 풍부한 영성의 체험을 누리게 했다. 한 권의 책으로 인생의 길, 생명의 길을 찾은 이들도 적지 않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작품을 통해 간접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새해가 되면서 나는 이어령 교수가 쓴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를 다시 집어 들었다. 책은 다섯 편의 소설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말테의 수기’ ‘탕자, 돌아오다’ ‘레미제라블’ ‘파이이야기’를 다루며 인간의 민낯, 비루하고 깨어진 인간의 조건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어 범속한 세계에서 영성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한다. 코로나19로 삶의 기쁨을 느낄 수 없는 일상에서 자유와 행복을 찾아 황야로 나서는 ‘출발’을 경험하고 싶다.

 

기사입력 : 2021.01.31. am 09:21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