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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 집사(동작대교구)

''방배동 모자 비극''에 사랑의 손길 내민 사회복지사

아들 희귀난치병 치유 후 노숙인 섬기는 사명 받아
사회복지상담센터 통해 취약계층 도울 예정


2020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여성 김모씨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김씨의 아들 최모군은 발달장애인으로 숨을 쉬지 않는 어머니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석 달 동안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 나와 도움을 요청했다. 사람들은 길에서 애타게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최군에게 500원, 1000원짜리만 건네줄 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진 못했다. 그 때 구원의 손길처럼 정미경 사회복지사가 최군을 발견하고 도와주면서 ''방배동 모자 비극''이 세간에 알려졌다.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정미경 집사(동작대교구)는 처음 최군을 만난 11월 6일을 회상했다. 정 집사는 점심을 먹고 퇴근 준비를 위해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복도 벤치에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있는 한 노숙인을 발견했다. 정 집사는 "마스크도 안 쓴 노숙인의 피부는 백옥처럼 곱고 빛이 났다"며 "무엇보다 노숙인이 건물 안쪽까지 들어와 쉬는 일은 전혀 없었는데 그런 노숙인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노숙인 사역 전문가인 정 집사는 서둘러 업무를 마무리하고 그 노숙인을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지만 이미 자리에서 사라진 뒤였다. 정 집사는 거리로 나와 그 노숙인을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 없었고 도착한 곳은 이수역 12번 출구 앞이었다. 노숙인을 찾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려는 그 순간 최군을 보게 됐다.

최군은 ''우리 엄마는 5월 3일에 돌아가셨어요. 도와주세요''라는 팻말을 앞에 놓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있었다. 정 집사는 그날부터 최군과 한 달 동안 인사를 나누며 관계를 형성했고 12월 3일 최군과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 그날 정 집사는 최군에게서 "어머니는 아직 거기 그대로 계세요"라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됐다. 정 집사는 서둘러 경찰과 함께 최군의 집을 찾아갔고, 집 안에서 낡은 이불에 덮혀 비닐과 테이프로 꽁꽁 묶여있는 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정 집사는 최군을 만나게 된 것은 천사의 인도함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날은 선약이 있어 다른 방향으로 가야 했습니다. 저는 천사가 노숙인의 모습으로 변장해 저를 최군에게 이끌어 주었다고 믿습니다."

정미경 집사는 7년간 노숙인 구출 사역을 해온 베테랑 사회복지사이다. 정 집사가 처음 노숙인을 섬기겠다고 다짐한 건 희귀난치병을 앓던 아들이 완치되는 기적이 일어난 이후였다. "아들의 기적 같은 치유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을 때 이사야 42장 3절 말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를 마음에 품으면서 노숙인을 섬기는 사명을 갖게 됐습니다."

정 집사의 아들은 2011년 갑작스러운 희귀난치병을 앓게 됐다. 3년이 넘는 시간동안 불규칙적으로 의식이 소실되거나 근육이 경직 돼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을 겪었다. 심지어 심장혈관이 갑자기 막혀 심장 근육이 손상되는 심근경색 증상 등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상세불명의 특발성 질환이라는 소견만 받았고 여러 치료방법을 동원했지만 오히려 치료를 하면 할수록 아들의 상태는 점점 심각해졌습니다."

정 집사는 절대 절망 속에서 교회를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전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고백했다. 정 집사는 아들의 치유를 위해 3년여 동안 밤낮으로 노력했지만 어떠한 차도를 기대할 수 없었다. "어떠한 희망도 보이지 않았을 때에 어머니의 친구인 권사님이 ''자동차가 고장 나면 자동차 공장가서 고치듯, 사람을 고치려면 사람을 만드신 하나님께 가야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정 집사는 처음 교회에 나와 어떻게 신앙생활을 해야 할지 모를 때, 당시 교구장이었던 안광호 목사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정 집사는 매일같이 밤낮으로 성전에 나와 기도에 힘썼다. 정 집사는 "6개월 정도 지났을 무렵 새벽예배를 마치고 대성전 중앙 계단을 내려오는 길에 하나님께서 아들을 치유해주실 것이란 믿음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아들의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정 집사의 아들은 2013년 이영훈 목사의 안수기도를 받은 후 병원에서 완치판정을 받았다.

정 집사는 ''사회복지는 하나님으로부터 시작해 하나님으로 끝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성경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나타나신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되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처럼 생명을 얻게 하는 것은 의·식·주의 안정과 더불어 사회적 관계도 원활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돕고 영적 생명도 얻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 집사는 현재 노숙인들과 장애인, 청소년 등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관계 회복과 사회 적응을 돕는 모임에 참석해 그들의 자립을 돕고 복음을 전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 사역에도 힘쓰고 있다. 또한 우리 교회 사회복지상담센터에서 봉사자로 활동하며 사회복지 후원 및 취약계층을 위한 전화 상담을 하고 있다. 정 집사는 "앞으로 많은 취약계층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 의사소통이 어렵더라도 부담 갖지 말고 편하게 사회복지상담센터로 연락해 달라. 상담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문의 : 사회복지상담센터(02)6181-7590,7591

글·금지환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21.01.10. am 07:45 (편집)
금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