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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겨울,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

"누가 사람 없는 땅에, 사람 없는 광야에 비를 내리며 황무하고 황폐한 토지를 흡족하게 하여 연한 풀이 돋아나게 하였느냐"(욥 38:26~27).

이 맘 때가 되면 한국은 낙엽이 지고 한참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이다. 기온이 떨어지고 쌀쌀한 가을바람은 어느새 매서운 겨울바람으로 바뀌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첫눈이 내리고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

 이스라엘은 어떨까? 이스라엘의 기후는 정확하게 건기와 우기로 나누어진다. 이 기후로 인해서 이 땅의 사람들의 삶의 방식도 그에 맞춰서 이루어져 왔다. 과거 농사가 주된 생활의 방식이었던 시절에는 이 건기와 우기가 농업의 시기를 맞추는 아주 중요한 기점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방식에는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이스라엘과 같은 중동의 기후에는 우기가 매우 중요하다. 겨울에 찾아오는 비의 강우량은 한 해의 농사나 식수와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은 물이 부족한 땅이다. 중동 지역의 대부분이 사막과 건조한 기후이기에 물은 항상 부족하다.

 10월이 되면 이스라엘은 비를 기다린다. 이 때 내리는 비가 바로 이른 비이다. 이른 비는 한 해의 농작이 끝나면서 겨울 동안의 작물을 키우기 위한 시작을 알리는 비이기도 하다. 이 비가 언제 내리느냐에 따라서 겨울 농작물의 파종 시기가 결정된다. 이렇게 시작된 비는 3~4월 사이 유월절이 끝나면서 그치게 된다. 그리고 봄이 시작되는 시기에 이루어지는 보리의 추수시기에 내리는 마지막 비를 늦은 비라고 한다. 우리가 성경에서 읽는 이른 비와 늦은 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 내리는 시기와는 조금은 다르다.

 우기가 시작되면 펼쳐지는 놀라운 광경이 있다. 바로 광야가 푸르러지는 광경이다. 여름 동안의 건기에 광야는 바싹 마른다. 온통 황토 빛만 남은 땅에 과연 식물이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만큼 메마르고 건조하다. 그나마 나할(히브리어로 시냇가)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만 겨우 잎을 내고 있지만 사실상 그 나할들도 메말라 있기는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우기가 되고 첫 비가 내리면 광야는 물을 머금기 시작한다.

 우기가 되면 광야가 살아난다. 광야에 꽃이 핀다. 메말랐던 땅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푸르른 들판으로 변한다. 유대인들만이 아니라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광야에 피는 꽃을 보기 위해서 찾아온다. 인공적으로 물을 뿌려서 키워낸 풀들이 아닌 자연적으로 비를 맞은 땅에서 피어난 광야의 꽃들을 보기 위해서 찾아오는 것이다. 어제만 해도 누런빛을 띄던 광야에 알록달록한 꽃들이 피어 향내를 뽐내는 광경은 정말 성경의 예언들이 살아나는 모습과도 같다. 누가 키우지 않았음에도 언제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몰랐던 꽃과 풀들이 비가 내리자 저절로 피어난다. 아니 하나님이 피워 내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감사와 찬양이 흘러나온다.

 그러나 이런 우기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지형상 비가 내리면 물이 그대로 흙이 덮인 대지를 따라 흐른다. 보통은 비가 오면 땅 속으로 스며들겠지만 광야지대가 대부분이 이스라엘, 특히 사해 인근의 광야지대는 흙 밑이 바로 암반지대로 되어 있어 물이 흡수되지 못하고 흘러내린다. 그렇게 흘러내린 빗물들이 모이면 시내가 되고 작은 시내들이 모여서 커다란 흙탕물의 강을 이룬다. 이런 강은 삽시간에 광야를 뒤덮으며 흐르고 강물은 온갖 흙들과 돌 그리고 나무들을 끌고 흘러간다. 광야에 흐르는 강물은 비가 내리는 순간 순식간에 불어나게 된다. 그래서 농담이 아니라 진짜 광야에서 익사하는 사람들이 종종 발생한다.

 또 우기가 되면 볼 수 있는 놀라운 광경은 바로 헐몬산에 눈이 내리는 것이다. 헐몬산은 이스라엘의 최북단에 위치한 산이다.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과 맞닿아 있는 이 헐몬산에 우기가 되는 겨울이 오면 눈이 내린다. 잠깐 내리는 눈이 아니라 하얀 눈이 산 정상을 뒤덮는다. 남쪽에는 메마른 광야에 꽃이 피어나고 북쪽에서는 눈이 내리는 광경을 볼 수 있는 시기가 이스라엘의 겨울, 바로 우기 때이다.

 우기 때 내리는 비의 양은 엄청나다. 한 해의 모든 작물들이 이 때 내리는 비로 해갈을 얻게 된다. 이스라엘의 최대의 수자원은 갈릴리 호수이다. 이 호수를 채우는 비가 바로 우기 때 내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기 때 내리는 비의 양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우리가 이스라엘의 기후와 삶의 모습들을 좀 더 알게 된다면 성경이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성경속의 땅이라고 부르는 이곳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이 누구인지를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의 이야기들은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하나님은 이 땅을 통해서 하나님이 말씀하신 바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지금도 계속 보여주고 계신다. 겨울비를 통해서 광야가 살아나는 모습은 메마른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성령의 단비가 내릴 때 소생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겨울비 내리는 광야를 다시금 찾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요셉 목사

 

기사입력 : 2020.11.15. am 09:0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