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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은혜에 대한 부채의식

텍사스 크리스천 대학교 브라이트 신학대학원 강명순 교수가 어느 날 학생들에게 “강의실에 오기까지 학교에서 무엇을 보았는가?”라고 물었다. 학생들은 교수 직원 학생 출판물 진열장 등을 “보았다”고 했다. 아무도 청소하는 사람들을 보았다고 한 사람이 없었다. 화장실 강의실 교수연구실 휴게실 주차장 식당 등은 물론 잔디와 나무까지 돌보면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청결을 유지해주는 그 많은 청소 노동자들이 왜 학생들의 눈에 보이지 않았을까 의아했다.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 이것이 이른바 능력위주사회의 민낯인 셈이었다.

강 교수는 공동체에 대한 부채의식의 부재야말로 능력중심주의의 치명적인 위험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코로나 팬데믹의 시대를 맞아 소위 ‘필수 노동자’(essential worker)로 불리는 사람들, 즉 간호사 청소노동자 돌봄노동자 택배노동자 등의 역할에 비로소 눈길이 쏠리는 현상은 그나마 다행이다.

따지고 보면 우리의 안전과 건강과 행복은 이런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에 빚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녀야 할 덕목은 다름 아닌 나의 삶에 우연히 주어진 조건과 환경 또는 행운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다.

이런 겸허함은 성경이 이야기하는 ‘하나님의 은총’과도 연결된다. 내가 누리는 삶이 마땅한 나의 노력만이 아니라 대가 없이 주신 하나님의 은혜 때문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우리는 겸손해지기 때문이다. 이 겸손함이야말로 우리 공동체의 연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기사입력 : 2020.10.18. am 10:24 (입력)
박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