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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

사도의 길, 십자가의 길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10)


글은 글쓴이의 인성을 반영한다. 성경은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이다. 따라서 성경의 책들에도 글쓴이의 인성이 반영되어있다. 고린도후서는 글쓴이, 즉 바울의 인성이 가장 많이 드러나있는 서신이다.

사도이자 한 인간이었던 바울의 고린도교회를 향한 사랑이 짙게 배어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랑의 편지는 하나님의 말씀이 되었다.


 고린도후서의 배경    

3차 선교 여행 중 에베소에서 사역하던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에 바울은 해결책을 담은 서신을 기록하여 고린도로 보냈다. 이 서신은 오늘날 '고린도전서'로 전해진다. 글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바울은 고린도전서를 쓴 이후 급히 고린도로 내려갔다. 그런데 고린도에 도착한 바울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몇몇 몰지각한 교인들의 무례함과 거짓 교사들의 비난이었다. 바울은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 에베소로 돌아왔다.

고린도교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바울은 다시 한 번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쓰기로 작정한다. 이 편지는 일전의 고린도전서에 비해 필체가 거셌다. 회초리로 자녀를 훈육하듯 강한 어조의 책망이 편지에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편지는 바울의 제자 디도 편으로 전해졌는데 안타깝게도 현재는 전해지지 않는다.

엄중한 내용의 편지를 보낸 후 바울은 노심초사했다. '고린도교회 성도들에게 변화가 있었을까? 오히려 반감만 생겼으면 어떡하지?' 초조한 심정을 어찌할 줄 몰랐던 바울은 편지를 전달하고 돌아오는 디도를 만나고자 마게도냐로 마중 나갔다(2:12~13). 다행히도 디도는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회개했으며 바울에게 미안해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안심하고 감격한 바울은 고린도교회를 향해 또 하나의 편지를 쓴다. 그것이 바로 '고린도후서'이다.


  고린도후서의 특징  

바울은 여러 서신을 통해 자신의 신앙과 신학을 체계적으로 기록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마치 바울서신을 신앙의 정수가 담긴 '법전'처럼 대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바울서신은 바울의 개인적인 심정이 담긴 '편지'이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고린도후서는 바울의 심정이 가장 진하게 녹아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린도후서를 통해 바울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다. 아마도 고린도후서를 읽는 독자들 중 상당수는 바울의 격양된 목소리를 생생하게 듣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질 것이다.


  고린도후서의 구조  

1장 1절부터 2장 13절은 바울의 인사말과 죄를 지었던 고린도교회 성도의 용서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바울은 인사말을 통해 고난 가운데서도 위로가 넘칠 수 있다고 말한다(1:5~7). 또한 바울은 죄지은 성도를 용서하고 위로함과 동시에 그가 죄책감에 너무 근심하지 않도록 하라고 전한다(2:7).

2장 14절부터 7장 4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사도성을 변호한다. 고린도교회 역시 다른 초대교회들처럼 거짓 교사들의 침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거짓 교사들은 어떤 추천장을 보여주면서 자신들이 참된 사도라며 성도들을 혼란스럽게 했다(3:1). 바울에게는 이러한 추천장이 없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전도의 열매, 즉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있었다. 그래서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을 '그리스도의 편지', 다시 말해 그리스도가 쓰신 초청장이라고 비유적으로 부른다(3:3).

7장 5절에서 16절은 바울의 감사가 나온다. 여기서 바울은 고린도교회 성도들이 이전의 잘못에서 돌이킨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한다. 8장과 9장은 예루살렘교회를 위한 헌금에 관해 이야기한다. 헌금은 주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의 증거이다(8:8). 또한 헌금은 우리를 부요하게 하기 위해 스스로 가난하게 되신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다(8:9).

10장에서 13장에는 거짓 교사들과의 논쟁을 다룬다. 거짓 교사들은 유대인이라는 출신과 영적 체험을 자랑하며 자신들이 사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사도성을 결정하지 않는다. 사도성은 복음과 교회를 위해 생명을 건 헌신으로 증명된다(11:22~29). 바울 역시 출신 배경이 화려했고 영적 체험 또한 했다(12:1~6). 그러나 무엇보다 바울은 그리스도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었다.


  고린도후서의 핵심 메시지  

그리스도의 향기

고린도후서는 바울의 감정뿐 아니라 고통스러웠던 그의 삶 또한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울은 고린도후서를 통해 복음 때문에 자신이 겪었던 극심한 고난을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그런데 바울은 자신이 걷는 고난의 여정이 로마 장군의 개선행군과 같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고난을 통해 생명의 열매가 맺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난의 여정을 지나는 사람에게는 '그리스도의 향기'가 난다(2:15). 그리스도인은 고난을 겪을지라도 의기소침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인의 고난은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향기이며 영혼 구원의 씨앗이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자랑

바울은 자랑할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는 정통 유대인이며 율법에 능통한 바리새인이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자 사도가 된 그에게 이러한 것들은 더 이상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바울의 자랑거리는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처럼 약해지는 것이었다(11:30).

고난당하고 생명의 위협을 겪는 와중에도 성도들만을 걱정하며 애태우는 가녀린 어머니와 같은 모습이 바울의 자랑거리였다(11:23~29). 바로 그것은 어린양 예수님과 같은 침묵과 희생, 섬김이었다. 그리스도인의 자랑거리는 무엇인가? 배경? 지위? 학식? 재물? 아니다. 그리스도를 닮은 헌신이다.

<국제신학훈련원 제공>

 

기사입력 : 2020.06.28. am 10:30 (편집)
국제신학훈련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