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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상처 입은 내면 아이(Inner Child)’의 치유

 나이 어린 시절의 상처는 무엇인가

심리학자 에릭슨(E.Erikson)은 사회적 발달이론을 이야기했다. 그에 의하면 사람은 자라면서 일정 단계가 되면 그 단계에서 자신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정상적인 인격체로 성장하게 된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어린 시절의 발달 시기에 따라 수용돼야만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욕구들이 있다. 예를 들면 누구에게 의존하고 싶은 의존적 욕구나 발전하고 싶어 하는 욕구들이 포함되며 또한 인격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에게 신뢰의 욕구를 채워야 한다. 또한 안전한 환경에 대한 욕구도 있고 사랑과 관심을 받아야 하는 욕구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욕구가 충분히 채워지지 못하면 채워지지 않은 욕구들은 그대로 남아 ‘상처 입은 내면 아이’가 된 채 어른이 된다. 겉만 성장하고 내면은 어린아이인 ‘성인 아이’(Adult Child)로 살아간다.  

 C 목사는 장녀로 자랐다. 목회자들의 모임에 나오면 항상 큰 누나 역할을 도맡아했다. 특별히 어렵고 힘든 목사님들의 가정을 찾아가서 음식을 해 주기도 하고 격려하기도 하며 여러 가지 도움을 줬다. 그런데 가끔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모든 관계에서 주도권을 가지려 했다. 그런 성향은 대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항상 가르치려고 했다.

 어느 날 C 목사가 자녀와 함께 부흥회에 참석했는데 자녀의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평소에 남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C 목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로 자신의 안타까운 사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별거를 시작한지는 오래됐고 정서적으로 이혼을 한지 오래라고 했다. 상담을 하면서 C 목사의 어린 시절의 상처를 점검해 보기 시작했다.

 성장 과정에서 동생들의 생활을 도맡아야 했던 그녀는 사랑을 받고 싶었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뿐이었다. 하는 수 없이 꼬마 교수가 되어야 했고 동생들에게 늘 가르치는 역할을 했다. 그런 성향은 목회자가 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가정에서였다. 아내의 역할에서도 그렇게 하자 결국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혼을 하게 됐고 여러 차례 재혼을 위해 만남을 가졌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만나는 남자에게 서너 시간씩 설교하려고 하자 남자들은 지레 겁을 먹고 피해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문제는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에 있었다. 그래서 상담 중에 본인이 실제로 듣고 싶었던 이야기를 물어보았고 그 이야기를 듣게 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어릴 적 안게 된 꼬마 교수의 성향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고 집단 모임에서 듣는 연습을 충분히 하면서 그녀의 어린 시절의 상처들은 점점 치유됐다. 몇 년 후 재혼도 성사됐다.
 ‘내면 아이의 치유’ 대가인 브래드쇼(Bradshaw)에 의하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모든 불행의 가장 큰 원인은 치유되지 않은 ‘상처 입은 내면 아이’때문이라고 한다. 내면 아이를 치유하는 것은 자존감 회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배정호 목사(용산성전 담임)

 

기사입력 : 2019.06.23. am 10:09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