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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천로역정’에서 우리 교회의 마음을 읽다

# 이야기 하나.
"이걸 한번 읽어보세요. 우리 교회를 더 잘 알 수 있을 거예요."
 얼마 전 기독교계의 어느 신문기자에게 ''순복음가족신문'' 5월 12일자의 한 지면을 건넸다. 제24회 영산효행상 수상자 열한 분의 이야기가 실린 지면이었다. 오랫동안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취재하면서 기사를 쓴 그 기자에게 덧붙여 이렇게 말했다.
 "이영훈 목사님은 설교 때마다 절대긍정 절대감사를 강조하십니다. 여기 올해 영산효행상을 받은 분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목사님의 그런 가르침이 우리 교회 성도들의 삶 속에서 꽃처럼 활짝 피어난 풍경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실제로 수상자들 한 분 한 분의 이야기 속에는 인생의 절박한 사연들이 어두운 밤처럼 내려와 있다. 절박한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간절해지는 법이다. 그들은 밤을 새워 기도하고 곡기를 끊고 매달린다. 이처럼 간절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절대긍정과 절대감사의 메시지는 목숨 같은 것이다. 끝내 희망을 내려놓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어두운 터널 저편에서 빛나는 햇살 한가득 품고 서 계신 하나님의 기적이 기다리고 있다.

 열한 분 수상자들의 구구절절한 ''오늘''을 읽으며 절대긍정과 절대감사, 오중복음과 삼중축복의 기적을 생각했다. 그리고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오랫동안 드나든 그 교계 신문 기자도 내가 읽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신앙을 읽어주기를 기대했다.

 우리 교회는 단 하루도 철야예배가 끊이지 않는다. 밤새워 기도한 분들의 얼굴을 보면 ''대체 얼마나 간절하면 저리 기도할까'' 싶은 생각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들의 풍경이야말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속살이라고 믿는다. 인생을 살며 가장 처절한 시간에 찾아올 수 있는 교회가 우리 교회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우리 교회의 자랑이라 확신한다.

# 이야기 둘.
존 버니언의 ''천로역정''은 설교가 스펄전이 "성경 다음으로 소중한 책"이라고 극찬할 만큼 인류의 위대한 유산이 된 책이다. 이 책은 존 버니언이 종교 탄압을 받아 12년 동안 옥에 갇혔을 때 썼다. 복음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열정이 낳은 작품이다.

 주인공 크리스천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고향 곧 ''멸망의 도시''를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크리스천의 손엔 한 권의 책이 있다. ''멸망의 도시''를 떠나 ''하늘나라''로 향하는 이 머나먼 여정을 시작하게 만든 것도 그 책 때문이었다. 크리스천은 이 여정에서 전도자 신실 소망 등의 동역자를 만나 힘을 얻고 세속현자 절망거인 두마음 등을 만나 위험도 당하며 절망의 늪과 죽음의 계곡, 허망시장을 지나 천신만고 끝에 ''하늘나라''에 당도한다.
 우리는 금세 이 우화의 의미를 꿰뚫는다. 말씀에 의지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좁은 문을 통과해 마침내 하늘 영광에 이른다는 기독교의 핵심 메시지를 그려낸 영적 지침서인 셈이다. 너무 단순하다고 여겨서일까 우리는 존 버니언의 고전 ''천로역정''을 책장에 꽂아두기만 하거나 "아! 그 책" 정도로 다 아는 양 정작 깊이 읽는 이들이 많지 않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었다.

 오는 13일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천로역정:천국을 찾아서''(The Pilgrim''s Progress, 2019년 제작 로버트 페르난데스 감독) 시사회에서 나는 그 단순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 교회 성도들, 아니 나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좁고 험한 길을 오르는 순례자 크리스천의 뒷모습에선 기어이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용기의 눈물이 어른거렸다. 그리고 하늘로 향하는 이 순례의 길 곧 ''천로역정''을 마친 후 천국의 백성들이 마중을 나오고 순례자들과 동행한 빛나는 옷을 입은 천사들이 무리를 향해 했던 그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다. "세상을 사랑했으며 그 거룩한 이름을 위해 모든 걸 버린 이들입니다." 가슴 벅찼다.

# 이야기 셋.
얼마 전 미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SAT)을 주관하는 기관에서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 대한 심사과정에 인생의 역경을 산 경험을 반영하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해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미국인들 58%가 사회경제적인 역경이나 건강상의 역경을 견뎌낸 이력을 대학 입학생 심사에 반영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천로역정을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너무 당연하게 여기는 그것이 제도 속에 반영된다니 꽤 매력적인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좁은 길을 걸어 본 사람들, 용기를 내어 말씀에 순종한 사람들, 간절하게 부르짖어 응답의 기적을 누린 사람들은 안다. 믿음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임을. 그래서 ''천로역정''의 다음 구절을 함께 읽고 싶었다.

 "항상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십시오.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들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굳게 믿으십시오…얼굴을 부싯돌처럼 굳게 하십시오. 하늘과 땅의 권세가 모두 여러분들 쪽에 있습니다"(포이에마가 펴낸 ''천로역정'' 175쪽).

 

기사입력 : 2019.06.02. am 10:36 (편집)
박명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