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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피어스 선교사, 한국의 20만 전쟁고아를 위해 헌신

구호단체 설립, 전 세계에 예수님의 사랑 전해

1950년 여름 어느 주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열린문교회는 밥 피어스 선교사의 얘기를 듣기 위해 몰려온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피어스 선교사는 지난 두 달 동안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자신이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여줬습니다. 그는 “제가 한국에 머무른 동안 수많은 전도 집회가 열렸고 무려 2만5000명이 그리스도에게로 돌아왔습니다”라며 “하나님께서 이 작고 아름다운 나라를 놀랍게 축복하셨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내려오는 피어스 선교사에게 누군가 메모를 전해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전쟁이 터졌습니다.”
 그는 종군기자가 되어 한국을 다시 찾았습니다. 불과 몇 달 전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했던 그 땅이 폭탄과 총탄에 폐허가 된 광경을 보며 피어스 선교사는 기도를 했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에 제 마음도 아프게 하소서.”
 전쟁이 끝난 뒤 어느 날 아침 그는 숙소 창 밖으로 굶어 죽은 아이들의 시체가 쓰레기처럼 수거되는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아픈 마음을 부여잡고 미국과 캐나다의 교회에 호소했습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이 아이들에게 우리가 부모가 되어줍시다.”
 그의 눈물에 사람들은 함께 마음 아파했고 한 마음으로 응답했습니다. 그가 설립한 월드비전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어린이 결연사업을 시작해 20만 명의 전쟁고아들을 살렸습니다. 이러한사랑은 현재 전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가능케 한 밥 피어스 선교사에게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그의 가족들은 늘 해외를 돌아다니며 다른 아이들을 돌보느라 바쁜 아버지를 그리워했습니다. 한번은 딸 샤론이 외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국제전화가 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딸은 딱 하나를 부탁했습니다.
 “아빠, 집에 와 줘.”
 피어스 선교사는 “그럴 수 없단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더 많은 나라를 찾아가기 위해 오히려 여행을 연장해야 했습니다.
 “나는 하나님과 약속했단다. 내가 그 분의 잃어버린 어린 양을 돌볼테니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을 돌봐달라고.”
 부인이 즉시 집으로 돌아갔지만, 샤론은 어머니가 도착하기 전까지 힘든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또 다른 딸 매릴리는 “아빠는 하나님과 약속했다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약속하지 않았다”며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피어스 선교사는 1978년 9월 딸 매릴리와 부인 로레인에게 용서를 구했습니다. 가족은 아버지와 화해하고 그가 이룬 사랑의 일을 이어가기로 약속했습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도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모두 나약한 인간이고, 때로는 실수도 하고, 그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돌보시기를 겸손히 기도해야겠습니다.

김지방(국민일보 기자)

 

기사입력 : 2019.03.10. am 12:15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