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신학ㆍ선교 > 칼럼
노란 귤 컨테이너의 기적 - 차진호 목사(여의도순복음서귀포교회)

6년 전 서귀포교회에 파송을 받아 왔을 때 일이다. 교회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갔더니 입구에 있는 노란색 컨테이너 박스 안에 귤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편의점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편의점에서도 귤을 판매하나요?” 그랬더니 직원이 웃으면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저희 편의점에 온 손님들에게 무료로 드리는 귤이에요. 마음껏 드셔도 되요.” 귤 한 개를 집어 들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잠시 후 음식을 먹으러 식당에 갔더니 그 식당 입구에도 귤이 한가득 담긴 노란색 컨테이너 박스가 놓여 있었다. 식당 주인에게 “이 귤은 어떤 귤인가요?”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식당 주인 왈 “손님들이 식사 후 드시라고 가져다놓은 후식용 귤입니다”라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귤을 수확한 농부들이 형제들이나 친척들에게 선물로 나누어준 귤들이었고, 본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누어주었던 것이다. 상점 입구에 놓여 있었던 노란색 컨테이너는 농부들이 귤을 수확할 때 임시로 보관하는 플라스틱 상자였는데 한 컨테이너에 귤 크기에 따라서 100개에서 150개 정도 들어간다. 하나 또는 두 컨테이너를 선물 받으면 온 가족이 며칠 동안 먹기에는 많은 양이기에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 먹는 자연스러운 귤 인심 문화가 생긴 것이다.  

 제주도는 일찍 수확하는 하우스귤과 초가을 수확하는 조생귤, 초겨울 수확하는  노지귤로 인해 봄부터 초겨울까지 전체가 노란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놓은 것 같다. 지금 우리 교회 현관에도 노란 귤 컨테이너가 몇 개 놓여있다. 귤 농사하시는 성도님들이 다른 성도님들과 나누어 먹기 위해서 가져다 놓은 것이다. 그래서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매주일 식사 후 성도님들이 드시는 단골 후식은 귤이다.

 귤을 무료로 공급해 성도님들을 섬기시는 분의 행복해하는 얼굴표정과 귤 하나를 옆에 있는 다른 성도님들과 반씩 쪼개어서 나누어 먹는 성도님들의 행복해 하는 얼굴 표정을 보면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생각했다. 2000년 전 갈릴리 언덕에서 예수님께 오병이어를 드린 어린이의 얼굴표정과 물고기와 떡을 받아 먹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얼굴 표정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묵상하며 ‘노란 귤 컨테이너가 오병이어 광주리와 똑같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일 년에 한 번씩 제주도에서 일어나는 귤 나눔 인심을 ‘노란 귤 컨테이너의 기적’ 이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다. 올 한 해 하나님께서 때마다 우리에게 주시는 오병이어 광주리가 있을 텐데 그 오병이어 광주리를 가장 가까이 있는 성도님들과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고 베푼다면 주님께서 주시는 마음의 행복뿐만이 아니고 열두 광주리 이상이 남는 기적, 영적축복과 형통의 축복이 있으리라 믿는다.  

 

기사입력 : 2019.02.10. am 10:20 (입력)
김용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