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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경의선숲길과 104고지 전적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장소들

젊은이들 사이에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동안 연남동 경의선숲길 중심으로 골목골목 사이에 얼마나 많은 가게들이 생겼는지 요새는 홍대보다 유명한 맛집이 더 많다. 홍대에서 연남동으로 이어진 상권은 연희동까지 이어진다.

 연남동에서 굴다리 하나 지나면 연희동이다. 연희동 인근에는 이화여자대학교와 연세대학교가 있어 교수, 선교사, 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원래도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많았지만 요새는 감각적인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장소들이 우리에겐 젊은이들의 거리,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만 알려져 있지만 역사적으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한 희생의 자리였다.

 지금은 경의선숲길이 뉴욕의 센트럴 파크 같이 여유로운 숲길의 모습으로 조성되어 ‘연트럴 파크’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지만 원래 이곳에는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총연장 518.5㎞의 경의선 철도가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위해 만주까지 이어지는 경의선 철도를 탐냈고, 대한제국에 경의선 50년 임대를 강요했다. 경의선은 일본의 병력을 이동시키는 철도로 이용됐지만 동시에 우리의 독립투사들이 몸을 숨기며 서울부터 평안도까지 3.1항쟁의 불길을 타오르게 한 선로이기도 했다.

 연희동에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는 장소가 있다. 버스정류장 연희104고지 앞 구성회관에서 내려 건물 우측으로 들어가서 언덕을 오르면 해병대 수도 탈환 104고지 전적비가 있다.
 6.25전쟁 당시 국군과 연합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하자 북한군은 서울을 사수하기 위해 최후의 방어선으로 이곳 일대를 완전히 요새화해 방어했다. 그러나 한국 해병대가 1950년 9월 21일 치열한 전투 끝에 적을 격퇴시키고 탈환에 성공한다. 아군 전사자가 178명 북한군 전사자가 1750명으로 전쟁의 참상이 우리의 상상을 넘는다.

 지금 우리의 행복은 알고 보면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룬 것이다. 그리스 시인 소포 클레스의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라는 명언이 이 순간 따갑게 느껴진다.
글 사진=김주영 기자

 

기사입력 : 2019.01.27. am 10:32 (입력)
김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