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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전주 예수병원


120년 의료 선교 역사에 빛나는 성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원로에 위치한 예수병원이 올해로 개원 12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의 전근대와 현대 선교병원의 모태라고 불리는 예수병원은 외국인 선교사들의 피와 땀 눈물로 일궈진 곳이다.
 예수병원 설립자는 미국인 여자 선교사 마티 잉골드이다. 그녀는 1897년 30세의 젊은 나이에 의료선교사로 전주에 도착했다. 처음에는 허름한 초가에 터를 잡고 환자를 돌봤다. 사람들은 유난히 남존여비사상을 중시하고 질병의 원인도 초자연적 현상에서 찾았다. 이런 곳에서 여성으로 의료선교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성심껏 치료하였고 환자 수는 점점 늘어났다. 병원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다. 1912년 전주 다가산 인근에 30명의 입원 환자를 받을 수 있는 서양식 병원으로 정식 개원해 이때부터 ‘야소병원’(야소는 예수의 한자식 발음)으로 전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예수병원의 터를 잡고 선교의 씨앗을 심은 건 마티 잉골드 선교사지만 호남 선교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건 그녀의 뒤를 이은 수많은 선교사들의 헌신 덕분이었다.

 예수병원의 의료사역을 설명할 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뒤따른다. 1940년대 말 우리나라 ‘최초’ 수련의 제도를 시작하며 분과별 의사들의 수준을 높이고 환자 진료의 깊이를 더하는 데 공헌했고 1947년에는 ‘최초’로 기생충 박멸운동을 시작해 25년 만에 95%의 기생충 감염률을 3%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또 1965년 국내 ‘최초’ 민간 의료보험을 도입하고 1970년대 농촌 보건의료 사업을 펼치며 전국에 보건소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으로 상처를 받은 사람들의 치료를 위해 ‘최초’로 재활의학연구소를 세워 그들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 팀을 구성했다. 2014년에는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재활센터도 건립했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 의료선교사들이 한국에서 헌신한 이유는 한센병 환자의 치료도 마다하지 않은 2대 병원장 윌리엄 포사이드 선교사로부터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여수 애양원 설립자로 유명하다. 이처럼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과 섬김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마음이 모여 지금의 예수병원을 만들었고 현재도 그 사랑의 빛이 많은 사람들의 영과 육의 생명을 살리고 있다.

<사진제공=전주예수병원>

 

기사입력 : 2018.11.25. pm 13:29 (편집)
김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