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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 폴란드로 간 아이들 >

역사의 상처 사랑으로 승화되다

한국전쟁 고아 1500명 비밀리 폴란드 행
전쟁 상처 있는 폴란드 교사들의 사랑 행적 

 한국전쟁 고아들의 실화를 다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이 31일 개봉한다. 독실한 크리스천 배우로 알려진 추상미 감독이 5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야 했던 고아들에 대한 이야기와 제1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가진 폴란드 교사들이 8년간 사랑으로 이 아이들을 돌본 사연들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역사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 아이들이 폴란드에 도착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아이들은 모두 1500명에 달했고 이들 중에는 남한의 전쟁고아들도 절반 가까이나 포함돼 있었다. 치열한 전쟁으로 전선이 옮겨지면 그때마다 전쟁고아들이 발생하고 이들은 폴란드로 보내졌다. 고아들은 언어도, 환경도 낯선 폴란드에 도착해서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두려움은 잠시, 교사들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어느덧 마음 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교사들을 ‘엄마,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

 그러나 8년의 따뜻한 시간이 지난 뒤 북한의 송환 명령이 떨어지고 아이들은 다시 교사들과 이별해야 하는 아픔을 겪는다.

 폴란드에 한국인 고아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2006년 폴란드 국영 TV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 등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이다. 추상미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소설을 모티브로 역사 속에 숨겨진 아이들과 그들을 사랑으로 돌본 폴란드 교사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영화 제작에 나섰다.

 북한이 왜 전쟁고아들을 같은 민족도 가까운 나라도 아닌 폴란드로 보냈는지, 65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이들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는 폴란드 교사들의 사연은 무엇인지, 추상미 감독은 탈북 소녀 이송과 그 아이들의 발자취를 찾아 폴란드로 떠났다.

 추 감독은 “역사의 상처를 다른 관점에서 그려보고 싶었다”며 “사랑으로 아픔을 극복하는 진정성을 영화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폴란드 교사들은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의 상처를 다른 민족을 사랑하고 품는 데 선하게 활용했지만 우리 민족은 우리 역사의 상처, 분단의 상처에 대해 어떤 성찰이 있어왔는지 이 영화를 통해 질문하고 싶었다”면서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추 감독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의 교사들은 “한국에 통일이 왔으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전해 달라”고 말했다고 추 감독은 이야기했다. 추 감독은 교사들의 말을 들으며 “통일이 이뤄져야 할 나만의 이유가 생겼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고아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추상미 감독이 탈북자 이송과 함께한 여정과 대화를 통해 남북 간의 이해와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오정선 기자

 

기사입력 : 2018.10.28. am 09:53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