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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에 피는 국화, 산국(山菊)

  가을은 낮의 길이가 짧아서 비낀 햇빛조차 아쉬운 계절이다. 가을을 대표하는 꽃 중에 국화(菊花)가 있다. 예로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을 대표하여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식물을 하나씩 선정하여 사군자라 불렀는데 그중에 가을에 꽃이 피는 국화는 오래 전부터 고결한 선비의 품성을 상징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했다.

 가을이 되면 무성한 잎과 꽃이 시들고 사라진다. 이때 추위를 견디며 피어나는 늦가을 꽃은 그 자체로 특이하다. 늦가을 식물은 꽃을 피워 종자를 맺기에도 시간이 넉넉하지 않지만 국화꽃은 그 모양의 중후함이 경건함을 주기까지 한다. 또한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운 곳에 밝은 빛을 선사하며 모든 냄새를 잠식하는 지배적 향기가 분위기를 압도한다. 예를 든다면 장례식장의 영정 주위를 꽃으로 장식하고 헌화용으로 사용하는 꽃이 국화꽃 송이다. 인생여정을 마치고 떠나는 고인에게 보내는 아름다운 빛과 향기로써 조의(弔意)를 표하고자 할 때도 국화만한 꽃도 더 없을 것이다. 국화꽃 향기는 게다가 장시간 맡아도 두통이나 역겨움이 없다.

 본래 국화는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사진 속 국화는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로 산에서 자라는 국화라는 의미에서 산국(山菊)이라 부른다. 진한 노란색 산국은 같은 국내 자생종으로 꽃이 감국(甘菊) 꽃의 절반에 불과하고 다발로 모여 피기 때문에 구분이 쉽다. 산국 꽃의 직경은 약 1.5cm 전후로 핀 후의 모습이 대략 엄지손톱 크기 정도이다.

 산국은 또 꽃을 따서 잘 건조시킨 후 따뜻한 물로 우려내어 차로도 마실 수 있다. 산국 꽃차는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고 해독 능력과 함께 두통과 어지럼증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졌다. 산국은 들이나 산에서 초겨울에 이르도록 찬 이슬과 서리에도 잘 견딘다. 일반 식물의 꽃은 대부분 꽃이 시들어 갈 때 짙은 갈색이나 검정색으로 변하며 형태도 없이 사그라지는데 비해 대부분의 국화는 건조 후에도 빛과 색이 비교적 잘 보존되는 특성이 있다.

 또 요즘처럼 가을의 비낀 햇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산이나 들녘에서 무리지어 황금빛을 뿜어내며 특유의 아름다운 향기를 발산한다.

 교회에서 그동안 헌신적으로 사랑과 돌봄으로 봉사한 후 인생의 황혼기를 맞은 성도들을 우리가 존경함이 마땅하다(딤전 5:17). 그리고 장년기는 아름다운 빛을 잃지 않고 그윽한 향기를 발산할 수 있도록 존중해주어야 한다(레 19:32).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기사입력 : 2018.10.14. am 09:2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