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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치매라도 오면…”

 지난 주 60대 초반 여성 환자가 외래진료실에 찾아왔다. 환자의 병력을 정리해보니 다음과 같았다.
 “요즘 기억력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핸드폰도 자주 잃어버리고 전화번호도 생각 안나요.”
 “그런 지 얼마나 되셨죠?”
 “한 1∼2년 된 것 같아요. 어머니가 치매로 고생해서 저도 치매에 걸릴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다른 가족 중에는 치매환자가 더 있나요?”
 “어머니만 치매 진단을 받았고 다른 분은 없습니다. 요새 의욕도 없고 손자 보느라 몸이 많이 힘들어요.”
 이런 환자의 경우 병원에서 신경심리(인지기능) 검사, 뇌 MRI, 기본 혈액검사 등을 받게 하는데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은 기억력 검사수치가 다소 떨어지지만, 전두엽 기능검사에서 주의력 결핍 소견을 보이고 우울증상 감별검사에서 수치가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경도인지장애’라 부를 수 있는데, 본인은 기억력이 떨어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많은 중년 여성들이 여러 이유로 삶을 즐기지 못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 상황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고민하다 보니 뇌기능에 변화를 겪는다. 대표적으로 앞쪽 뇌를 말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집중력이 떨어져 새로운 사실과 지식이 뇌에 입력이 잘 안 되고, 방금 들은 것도 다 잊어버리며 물건도 자주 놓고 다닌다.
 이런 경우 실제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약 10% 정도만 10년 정도 지나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고 지속되면 뇌 안의 신경세포가 계속 생성되어 새 세포가 공급되는 신경 생성도 안 되며 뇌의 크기도 점점 위축되어 반영구적인 변화가 생긴다.
 치매가 유전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만성스트레스 때문에 생긴 기억력 감퇴는 약으로 잘 치료되지 않는다. 아주 힘들지만 스트레스 원인을 없애거나, 운동을 열심히 하고, 마음속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질 때 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

주건(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순복음의료센터)

 

기사입력 : 2018.10.07. am 09:36 (입력)
복순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