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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계일학(群鷄一鶴) - 김호성 부목사(신학교육)

  장맛비로 물이 가득 차오른 동굴에 17일 동안 갇혔다가 기적적으로 구출된 태국 유소년 축구팀이 최근 또다시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소년들이 코치와 함께 삭발하고 절에 들어가 불교 승려가 되어 지난 7월 25일부터 9일 동안 수도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약 7000만 명의 인구 중 90% 이상이 불교신자인 태국에서 일정 기간 승려 생활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 남성들이 군대 갔다 오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런 일이지만, 이들의 무사생환 드라마가 계속 이어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전국적인’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으며 떠들썩하게 치러진 이 의식 속에 우리를 감동시키고 도전을 주는 부분이 있다. 태국 당국은 ‘아둘 삼온’(14세)이라는 한 소년이 유일하게 이 의식에 불참했는데 그 이유가 ‘기독교인’이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영자 신문인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아둘 삼온은 그들을 구출하다가 희생된 태국 구조대원의 가족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한다.

 아둘은 미얀마 소수민족인 와족 출신이다. 일곱 살 때 그의 부모가 아들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국경 너머 태국으로 보내 한 교회에 머물면서 학교에 다니게 했다. 이 학교는 아둘처럼 다양한 민족 출신들이 다니고 있어서 태국어, 미얀마어, 영어, 중국어까지 가르쳤는데 아둘의 선생님에 따르면 아둘은 이 언어들을 능숙하게 구사하며 학교에서도 최우수 학생으로 칭찬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실종 10일째 두 명의 영국 동굴잠수구조사가 이들을 처음 발견했을 때도 이들 중 유일하게 영어가 가능했던 아둘이 영국 잠수사들과 의사소통을 함으로써 구조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아둘 삼온의 이야기는 바벨론 느부갓네살 왕의 배려로 온갖 진미를 먹으며 바벨론의 언어와 최고 학문을 3년 동안 배울 기회를 부여받은 유대인 포로 다니엘과 그의 친구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떠올리게 한다. 사고무친의 이방 나라에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 하나님의 율법이 금하는 이방 음식을 거절하고서도 같은 기간 왕의 진미를 먹으며 교육받은 또래 바벨론 소년들보다 지혜와 총명이 열 배나 뛰어나게 된 모습이 아둘의 자랑스럽고 대견한 모습과 겹쳐져 진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반면 아둘의 이야기는 80여 년 전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제했을 때, 우리나라 주요 교단들이 이에 굴복하여 신사참배는 우상숭배가 아니라 ‘국가의식’일 뿐이라고 받아들였던 수치스런 모습과 비교된다. 교단 차원에서 신사참배를 찬성하고 나오니 그에 대한 반대는 고스란히 개개인의 몫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최근 한국교회 일각에서 추진하고 있는 ‘신사참배 결의 80년 회개운동’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감은 있으나 지금이나마 바람직한 일이라 여겨진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기사입력 : 2018.08.05. am 11:3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