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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형록(팀하스 대표)

사람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길’로 가세요

자신보다 위독한 환자에게 심장이식수술 양보
일터에서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 실천  
미국 최고 건축설계회사 일궈 하나님께 ‘영광’

     
 ‘우리는 이웃을 돕기 위해 존재한다.’
 잠언 31장의 말씀을 바탕으로 출범한 미국 동부 최고의 건축설계회사인 팀하스(TimHaahs)의 경영철학이다.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100대 회사 중 하나인 팀하스사의 설립자 하형록 대표는 20년 만에 회사를 메이저급으로 성장시키고 미국 건축계의 권위 있는 상을 휩쓴 것도 모자라 역대 미국 대통령과 노벨상 수상자들이 받은 ‘엘리스 아일랜드상’까지 수상했다.

 이민자 최고 영예를 얻은 그의 삶과 경영 마인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팀플레이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개인의 출세를 위해 동료를 짓밟는 사람, 돈을 더 벌기 위해 거짓 증거 하는 사람, 악한 비즈니스를 정당화 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협업을 강조하는 하 대표는 이런 특별한 깨달음을 얻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걸었다.

 한센병 환자들의 교회를 섬기겠다고 지원한 아버지를 따라 그는 12세 때까지 부산 용호동, 한센병 환자들의 거주지에서 살았다. 때문에 하 대표는 친구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아야만 했다. 이후 미국으로 가게 되며 이제야 핍박에서 벗어났다고 기뻐했지만 상상치도 못한 인종차별에 다시 고개를 숙이고 다닐 수 밖에 없었다. 부유하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인해 14세부터 청소부, 페인트공, 풀 깎는 일 등 일과 학업을 병행해야 했다. 그런 하 대표의 인생이 달라진 건 명문 펜실베이니아 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29세 젊은 나이에 건축설계회사의 중역이 되면서부터였다. 넉넉한 월급과 보너스로 좋은 집과 차가 생겼고 결혼도 하며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받았다. 그럴수록 그는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더욱 힘썼다.

 승승장구하던 하 대표의 인생에 다시 어려움이 찾아온 건 32세 때 심장에 문제가 생기면서부터였다. 갑작스런 발병에 놀라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그를 힘들게 했다. 심실빈맥증으로 심장이식 수술비용과 매달 180만 원의 약 값이 필요했다. 그가 가진 것들을 팔아 약 값으로 쓰고도 부족해서 심장이식수술 받은 사람 집을 찾아다니며 남은 약을 구해서 먹었다.
 그런데 심장이식수술을 기다리는 5개월이 하 대표에게 삶의 전환점이 됐다. “하나님께서 정말 나와 함께하시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고 하나님에 대한 원망만이 가득 찼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매일 3∼4시간씩 성경을 읽으며 삶이 달라졌습니다. 창세기 11장 3절의 말씀을 읽으며 바벨탑이 왜 무너졌는지 깨달았습니다. 그들은 벽돌로 돌을 대신했습니다. 벽돌은 사람이 만든 것이고 돌은 하나님께서 직접 만든 것인데 저는 제 삶을 벽돌로 쌓고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키며 살겠다고 기도했다. 예수님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섬김의 삶을 살면 승리의 깃발을 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든 것이다.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그는 5개월 만에 그에게 온 심장을 자신보다 위독한 환자를 위해 양보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도 최소 일주일이었지만 내 몸과 같이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어길 수 없었다. 정확히 일주일 뒤 그는 호흡곤란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의사와 병원 사람들은 하 대표를 위해 기도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던 사람들도 두 손을 모았다. 기적적으로 심장이식을 받게 됐지만 급하게 찾은 터라 적합하지 않은 심장이었다. 결국 그는 40대에 또 한 번의 위기를 맞게 됐고 두 번째 심장이식수술을 해야만 했다.

 두 번째 심장은 16년을 버텨냈다. 2016년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그는 마지막으로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하 대표는 이 모든 게 하나님의 은총(그는 이 단어를 ‘페이버’라고 표현했다)이라고 말한다.
 “심장이식수술은 원래 두 번만 받을 수 있어요. 그런데 내가 위급한 환자에게 튼튼한 심장을 양보했다는 기록이 병원에 남아있어 세 번째 이식수술을 할 수 있었죠. 저의 행위가 하나님 보시기에 좋았기에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이었어요. 영어 성경을 보면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할 때 하나님의 눈에 보시기 좋았더라면 은총을 베풀어 달라고 간구합니다. 모세와 욥의 기도에도 이 표현이 쓰이는데 은혜, 자비와는 또 다른 축복의 언어입니다.”
 그가 직장에서도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이웃섬김을 실천한 결과 ‘팀하스’는 가장 빨리 성장하는 회사, 누구나 일하고 싶어 하는 일터로 미국 상원에서까지 인정받게 됐다. 하 대표는 각자가 서있는 현재의 자리에서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과 한국은 많은 선교사를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아직 보내지 않은 큰 대륙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일터입니다. 내가 현재 서있는 자리에서 하나님을 몸소 보여줘야 합니다. 신앙의 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막으려면 우리의 일터가 바로 중요한 선교지임을 알아야 합니다.” 그가 말하는 일터 선교사란 ‘참희생은 삶의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일터에서 이웃 동료가 잘되기를 도와주는 사람이고 돈이 목적이 되기보다 더 높은 하나님께 목적을 두는 사람이다.

 그는 최근 10년 동안 신학생이 절반으로 줄고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신학교를 이야기하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학교에서 기도를 못하게 하고 회사에서 예배를 못 드리게 억압하는 환경을 볼 때 일터 선교에 대한 비전이 더 확고해진다고 말했다.
 “우리가 현재 서있는 곳이 바로 교육, 언론, 정부 그리고 한 사회입니다. 이곳에서 200만 명의 일터 선교사가 나오고 그중 5%가 신학을 공부하고 5%가 세계선교에 힘쓴다면 교회가 다시 부흥할 수 있습니다. 복음을 말로 전하는 것과 더불어 중요한 건 복음을 몸으로 사회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기사입력 : 2018.07.08. am 10:03 (입력)
김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