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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책감으로부터의 해방

내가 해를 입은 사람 찾아 기꺼이 보상해야
 
 회복의 8단계를 가면서 생각해 보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죄책감이다. 마음속에 죄책감을 가진 상태로 하나님 앞에 올바로 나아갈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해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 형제와의 화목이 제물을 드림보다 그리고 예배보다 더 중요하다고 하신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죄책감을 가지고 주님 앞으로 나오지 말라는 의미이다.

 K형제의 부모는 그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했다. 엄마는 자녀 둘을 아빠에게 맡기고 집을 떠났다. 엄마의 손길이 얼마나 필요한 시기인가. 그때부터 아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분노감이었다. 분노에 사로잡힌 아이를 감싸줄 사람이 없을 때 새 할머니가 다가오셨다. 새 할머니는 손자를 데리고 새벽 예배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속의 분노는 좀처럼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았다. “난 크면 새엄마를 죽일 거야, 재혼한 아버지도 죽이고 나를 버린 엄마도 죽여야지”라는 극단적인 다짐을 했다. 그리고 그런 분노는 어린 여동생을 구타하는 것으로 표출되어졌다.

 어느 날 어린 여동생의 머리채를 잡고 벽에 던졌는데 벽에 걸린 달력의 못에 뒤통수가 부딪히면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K는 피를 흘리는 동생을 협박했다. “너 이 사실을 누구에게든지 말하면 죽여 버릴 줄 알아” 화를 내고 항상 분노에 사로잡혀 있던 형제의 마음속에 그날의 사건은 죄책감으로 마음 속에 파고들어오기 시작했다.

 성장 후 대학을 진학하고 CCC에서 활동하는 자매를 만나 K는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게 됐다. 그날 이후 말씀을 들을 때, 은혜를 받는 순간마다 어린 시절의 죄책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는 용기를 내어 동생을 찾아갔다. 자신의 잘못을 털어 놓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신앙심이 깊어질수록 더 이상은 미룰 수 없다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왔다.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성령의 음성을 들었다.

 결국 동생을 다시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놀란 동생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더니 한참 후 입을 열었다. “오빠 정말로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구나. 난 절대로 사과를 못 받을 줄 알았어” 두 사람은 눈물을 흘렸고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내 목 메인 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내가 용서할게” 영혼을 짓누르던 죄책감의 무게가 솜털보다 가벼워지는 순간이었다.

 친엄마와 연락을 주고 받던 동생을 통해 엄마를 만났다. 그런데 엄마가 K형제를 안는 순간 두 사람은 서로를 용서했다. 이어 암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그동안의 잘못을 사죄하는 한편 새엄마와 새 할머니에게도 사죄했다. 결국 죄책감으로부터 해방이 됐다. 이전에 맛보지 못하던 기쁨의 강이 K의 마음으로부터 흘러나왔다. 죄책감을 마음에 그대로 둔 채 사람은 회복될 수 없다. 내가 보상해야 할 사람의 목록을 적고, 용기를 내어 그들을 찾아가 보상을 시작해야 한다. 당신의 마음에 진정한 평안이 깃들게 될 것이다.

배정호 목사(동대문성전 담임)

 

기사입력 : 2018.06.24. am 10:55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