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기획ㆍ특집 > 백상현 기자의 그건 이렇습니다
낙태 합법화, 생명 경시 풍조 확산 위험

낙태 문제 ‘생명’과 ‘책임’ 키워드로 접근해야

 가톨릭 국가인 아일랜드가 지난달 국민투표를 통해 낙태를 허용키로 했다. 한국에서도 낙태행위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 등의 위헌 여부를 놓고 헌법재판소에서 위헌심리 중이다. 헌재 결정을 앞두고 여성민우회 등 진보적 여성단체는 낙태 합법화를 촉구하고 있다. 


 생명권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없어

 낙태 논란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는 것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한다’는 주장이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낙태할 수 있는 권리로 이어지는데, 낙태권이란 용어 밑에는 태아가 인간이 아니라는 잠재의식이 깔려 있다.

 낙태 논란의 위험성은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강조할 경우 태아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행복추구권·자기결정권은 다른 차원의 문제지만 낙태옹호론자들은 이를 같은 위치에 놓으려 한다. 젊은층의 경제적 부담 경감,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가 앞장서 노년층의 안락사를 적극적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와 어떤 측면에서는 아주 유사하다.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는 생명의 문제가 보편화된다면 정치·법적으로 언젠가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교계와 시민단체는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근본적으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낙태행위에 대해 처벌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낙태행위가 이뤄져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기를 제거하는 게 권리라고?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사회·경제적 사유로 낙태하는 것이 여성의 고유 권리라고 주장한다.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며 ‘나는 아기 자판기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여성단체의 주장 속엔 태아를 단순 ‘세포덩어리’로 보는 생명 경시 태도가 숨어 있다. ‘태아는 인간이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단체는 아일랜드 국민투표의 촉매제가 된 성폭행에 따른 임신, 임신 중 질병에 따른 낙태 등을 낙태죄 폐지 이유로 꼽는다.

 그러나 한국은 모자보건법 제14조에서 성폭행과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 전염성 질환, 산모의 건강 등을 이유로 한 낙태는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보적인 여성단체는 여성의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에 임신된 아기를 제거하는 행위까지 포함시키려 한다. 현행 법령의 범위를 허물고 낙태의 범위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타인 희생으로 불편 해소하는 ‘낙태형 사고’

 태아는 임신 18∼22일부터 심장이 뛰며, 5주부터 손발 모양이 확인되고 뇌파가 측정된다. 6주가 되면 몸의 고통을 느끼고 8주엔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신체구조가 형성된다.
 이처럼 인간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 시작되기 때문에 성경은 “주님께서 내 장기를 창조하시고 내 모태에서 나를 짜 맞추셨다”(시 139:13)고 말씀한다. 교회가 생명을 중시하며 낙태를 반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낙태를 찬성하는 사람은 대개 ‘낙태형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이것은 원인 제공자가 원인의 결과는 책임지지 않고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신의 위기나 불편을 모면하고자 하는 태도를 말한다. 낙태형 사고방식의 대표적 예가 자녀 살해, 영유아 유기, 낙태인데 남녀가 성관계에는 합의했지만 그 결과 생겨난 아기는 책임지는 게 부담스러우니 낙태를 통해 책임을 피하겠다는 발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런 잘못된 권리를 인정해준다면 게임에 빠져 3개월 된 아기를 굶겨 죽인 젊은 부부도 아기에 대한 자기결정권 논리를 내세울 것이다.


 창조신앙 고백하는 교회, 생명 노래할 때

 교회는 창조신앙을 고백한다. 낙태, 인간배아 실험, 대리모 시술, 동성애 문화, 자살 등 반생명적 사조 앞에 하나님이 지으신 생명이 함부로 다뤄지거나 조작·파괴되지 않도록 감시할 책임을 갖고 있다. 우리는 “만일 부모세대가 상대적인 불편요소를 모두 제거하는 사조에 편승해 낙태를 합법화한다면 훗날 자녀세대의 불편요소로 전락해 안락사라는 이름 아래 제거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낙태 합법화 요구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크리스천이 붙들어야할 핵심 키워드는 ‘생명’과 ‘책임’이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모범처럼 한국교회가 미혼모 시설 지원, 출산장려금 지급, 입양운동, 위탁아동보호 등 생명운동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사입력 : 2018.06.10. am 11:3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