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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치 - 이윤남 목사(강서성전 담임)

 아내가 “아빠 오셨으니 저녁 먹자”하고 딸아이를 불렀다. “엄마 무슨 반찬이야?” “응 아빠가 좋아하시는 갈치 구웠어” 그 소리를 듣자 옷도 대충벗고 식탁에 앉았다. 내 것은 두 토막, 내 옆의 딸아이 것은 한 토막이었다. 아내 것은 있는지 없는지 보지도 않고 갈치 두 토막을 거의 다 끝낼 무렵 딸아이가 “나는 다른 반찬 먹느라 갈치가 남았네” 그 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얼른 딸아이의 갈치 접시를 내앞으로 당겨 왔다. “엄마는 꼬리 부분 먹던데 엄마 좀 주지”하는 딸아이 소리에 ‘아차’싶었다. 그러자 아내는 얼른 “아니야 엄마는 점심 때 큰 토막 한 개 구워 먹어서 괜찮아”한다. 딸아이가 남긴 갈치 가시를 바르며 생각 속으로 가시고기가 스쳐 지나간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을 낳은 후 어디론지 달아나 버리고 아빠 가시고기 혼자 남아서 새끼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우며,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열심히 알들을 보호한다. 그리고는 알들이 모두 부화해 새끼가 나오면 몇 날 며칠을 쉬지도 않고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몸을 부화된 새끼들의 먹이로 주고는 숨을 거두고 만다는 가시고기. 새끼를 위해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내어주는 가시고기의 사랑은 가족을 지켜내려는 가장으로, 안간힘을 다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예수님의 몸을 생명의 떡으로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내어주신 예수님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예수님 때문에 목사로 성도들에게 대접을 받다보니 자식이나 아내보다는 늘 나 위주로 생각하는 이기적 마음에 늘 미안함이 앞선다.

 설교 중 어느 예화가 생각난다. 버스 안에서 한 남자가 굳은 표정으로 움직이지 않고 바깥만 쳐다본다. 옆에 앉은 승객이 왜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교도소에서 복역 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가석방이 결정되던 날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만일 나를 용서하고 받아들인다면 마을 어귀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걸어 두라고. 손수건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냥 버스를 타고 어디로든 가 버릴거라고. 그의 사연을 듣게 된 승객들은 창가에 매달려 노란 손수건이 걸린 나무를 기다렸다. 그때 승객들이 일어나 소리쳤다. “저기 봐요!저기!”커다란 나무엔 온통 노란 손수건들이 뒤덮여 있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보내면서 가시고기처럼 아비의 사랑도 할줄 모르고, 아내의 사랑에 보답도 못한 부끄러움에 낯이 붉어진다. 어쩌다 장미 한송이를 사들고 들어갈 때면 쓸데없는데 돈을 쓴다고 아내는 잔소리를 하지만 내일은 아내를 위해 장미 한송이 사들고 내 마음을 표현 해봐야지.

 

기사입력 : 2018.05.27. am 11:10 (입력)
정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