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으로의 초대 > 환경과 신앙
추락과 회복, 그리고 은총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넘어지고 추락해야 한다. 추락에 대한 글을 읽는 것 가지고는 안 된다. 얼마동안은 실제로 운전석에서 쫓겨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진짜 안내인’(Real Guide)에게 자기를 내어맡기는 법을 끝내 배우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필수 과정이다”

 미국의 영성가 리처드 로어의 말이다. 요즘 ‘추락’이란 단어가 여기저기에서 나오고 있다. 한순간에 추락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사실 뉴스에 나오는 인물들 뿐 아니라 우리의 인생사에서 추락과 몰락, 상실, 실패, 고통은 끝이 없다. 추락과 몰락, 상실 없이 평생 잘 살고 간다면 더할 나위 없는 복락을 누린 셈이지만 인생은 그리 간단치 않다. 추락이 있다. 추락과 실패, 상실과 고통의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의 이야기일 수 있다.

 리처드 로어는 인생의 전반기를 지나 온전한 인생의 후반기를 살기 위해서는 여러 모양의 추락과 상실이 ‘반드시 필요한 고통’이라고 강조한다. 후반부 인생으로 깊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반부 인생에서 뭔가를 잃고 몰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우리가 잡을 수도, 통제할 수도, 설명할 수도, 바꿀 수도, 심지어 이해할 수도 없는 상황이 적어도 한 번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추락과 몰락을 통해 더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는 추락이 끝이라고 하지만 사실 추락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는 않는다. 로어의 이야기를 빌리자면 먼저 추락이 있다. 그 다음에 추락으로부터의 회복이 있다. 둘 다 하나님의 자비로운 은총이다. 추락함으로써 인생이 능동태가 아니라 수동태이며, 인생의 주인이 자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넓은 시각에서 볼 때에 은총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추락과 회복, 은총이란 단어를 생각하게 하는 요즘이다.
이태형(기록문화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 2018.03.11. am 11:11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