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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에 밤은 깊고 ⑤ (115)

 깜보는 5년 전에 깐보자따디 궁전 앞에서 백승기 참사관을 만났던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혼자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날아가 인천 공항에서 신경환 집사를 만났던 일, 수술 과정에서 겪었던 힘든 일들도 떠올렸다. 소라가 태어났을 때 기뻐했던 일이며 그의 새 가족이 된 신경환 아빠, 유한나 엄마 그리고 소라와 함께 강을 건너가서 만났던 그분의 말씀도 생각났다.    
 “네가 나보다 먼저 세상으로 갈 수 있겠니?”
 그리고 자신이 했던 대답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네 가겠어요”
 그 후로 얼마 안되는 시간이 흘렀지만 참으로 많은 일들을 겪은 것 같았다. 그는 동이 터 오는 하늘을 바라보며 혼자서 중얼거렸다.
 “언제쯤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분의 대답 대신 자신의 입에서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저 장미꽃 위에 이슬 아직 맺혀 있는 그 때에…”
 오스틴 마일즈의 ‘인 더 가든(In the Garden)’이라는 노래였다.
  “귀에 은은히 소리 들리니 주 음성 분명하다, 주님 나와 동행을 하면서 나를 친구 삼으셨네.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
 입 속에서 시작한 그의 노래가 세 번째 절에 이르고 있을 때였다.
 “밤 깊도록 동산 안에 주와 함께 있으려 하나, 괴로운 세상 할 일 많아서 날 가라 명하시네…”
 노래를 부르며 엑스포 전시장의 입구쪽을 내려다보던 깜보가 갑자기 발길을 돌이켜 아직도 어른들이 행사 강행 여부를 의논 중인 본부 텐트를 찾았다.
 “저, 한가지 여쭤 볼 것이 있는데요”
 회의 중이던 쪼야웅 대표가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
 “깜보, 무슨 일이냐?”
 “삼촌, 전시장 입구에 서 있는 저 보라색 입상이 무엇이지요?”
 “뭐가?”
 텐트 밖으로 뛰어나온 쪼야웅이 깜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거대한 입상을 물끄럼이 바라보더니 대답해 주었다.
 “아, 그건 자이언트 팅키야”
 “그렇다면 텔레토비 4형제 중에서 가장 큰 캐릭터…?”
 어린이 엑스포는 어린이 교육과 복지를 위해 조직된 행사였으나 장사에 밝은 기업들은 이를 어린이 용품 마케팅의 기회로 삼기 위해 참여했고 특히 애니메이션의 배트맨, 뽀빠이, 스파이더맨 등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현장에 다투어 설치했다. 그 중에서 깜보가 본 보라색의 대형 애닉터는 영국에서 나온 텔레토비 4형제 즉 팅키, 딥시, 랄라, 포 중에서 큰 형이었다.
 “저것이 자이언트 팅키라면…”
 영상 시대를 상징하는 텔레토비 랜드의 4형제로 등장한 그들은 머리에는 안테나를, 배에는 텔레비전의 화면을 단 귀여운 모습과 기저귀를 찬 듯한 큰 엉덩이로 인기를 끌었던 애닉터였다. 그러나 2009년 러시아의 언론 AIF가 그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프로듀서 사라 그라함과 스탭들이 마약을 복용해가며 그것을 만들었다고 폭로해 큰 문제가 되기도 했던 것이다.  
 “자이언트 팅키(Giant Tinky), 그건 곧 GT가 아닌가?”
 20미터가 넘는 보라색의 거대한 입상을 바라보던 쪼야웅 대표는 갑자기 휴대전화기를 꺼내들며 본부 텐트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 김제규 박사, 우방젠 병원장, 이정선 목사와 뮌조우 등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제타 존의 지휘부가 숨어 있는 곳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계속>

 

기사입력 : 2018.02.18. am 11:28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