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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에 밤은 깊고 ②(112)

  


 우방젠 박사와 함께 달리다굼 의사회를 설립한 김제규 박사는 모든 가난한 나라에 의사들을 파송하고 격려해온 책임자였다. 그의 말을 듣고 우방젠 병원장을 비롯해 어린이 선언대회를 준비해 온 모든 의사들도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더구나 우리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회합에 나타났던 제타 존 조직의 지휘부가 아직 어디서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거든요”
 쪼야웅 대표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습니다”
 열차는 이미 바고 역을 출발하고 있었다. 김제규 박사가 손목의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수요일 밤 22시 35분이었다.
 “지금까지 난다 데비의 세계평화연맹 사건이라든가, 서울에서 미수에 그치지는 했지만 한글날 테러 계획 같은 것들로 보아 저들은 자신들이 세운 계획이 성공할 때까지 결코 그것을 포기하거나 중단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방젠 병원장이 그것을 수긍했다.
 “그렇겠군요”  
 “그렇다면 이번 작전에서 저들에게 남은 기회는 양곤에서 거행될 어린이 선언대회 뿐인데, 아직도 저들의 지휘부가 어디서 어떤 계획으로 결정적 사건을 일으킬지도 모르고 있으니… 이런 상황에서 어린이들에게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르는채로 이 행사를 그대로 강행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쪼야웅 대표도 김 박사의 말에 동의했다.
 “아무래도 그냥 무모하게 밀어붙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김 박사가 다시 우방젠 병원장에게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행사를 그만 접는 것이…?”
 깜보와 니니가 목격한 바에 의하면 골든 트라이앵글의 대회의실에 모였던 각 조직의 대표들은 100명이 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테러를 시도하다가 발각되었거나 격퇴된 것은 그들 중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나머지 많은 조직원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만 명의 아이들이 모이는 선언대회를 강행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안타깝지만 행사는 여기서 멈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제규 박사가 그렇게 결론을 내리며 허진구 실장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도대체…”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금 제타 존의 지휘부는 어디 있는 거야?”
 월요일부터 미얀마 각지에서 연쇄 테러가 일어나고 있어서, 경찰은 물론 군 부대까지 총동원되어 물샐틈 없는 수사망을 펴고 있었다. 그러나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사라진 궁가 타이거의 행적은 그 어디서도 찾아낼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신분 위장을 워낙 잘 하는 것 같군요”
 허진구 실장이 종합한 정보에 의하면 그들의 대부분은 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었다. 일단 입국할 때에 그들의 모든 신상 정보가 출입국 관리사무소를 통해 파악되었을 것인데도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입국할 때 국내 연락처를 기록했을텐데”
 “그들이 적은 모든 연락처는 국내 호텔의 전화번호였습니다만”
 SRD의 쪼야웅 대표가 고개를 저었다.
 “입국 당일에는 예약한 호텔에 숙박을 했는데, 바로 이튿날 체크 아웃을 했고, 다음부터는 어느 숙박 업소에도 체류한 기록이 없습니다”
 뮌조우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홈 스테이를…?”

<계속>

 

기사입력 : 2018.01.28. pm 14:5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