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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대한 도덕적 검토

용기 내어 실수 인정하고 고백하면 상호간 회복 돼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회복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은 삶에 변화를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 능력을 제한시키기 때문에 올바른 관계 형성에서 실패하게 된다. 회복을 위해서는 현재 보다 더 용기 있고 확신을 가질 수 있으며 성숙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게 중요하다. 4단계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자원들을 발견해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고 적용해야 한다. 이 자원을 발견하게 되면 운명을 탓하거나 불행하다는 잡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고 문제의 해결을 위한 변화를 시작하게 된다.

 캐나다 목회 시절, 어느 토요일 오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딸아이를 가진 엄마인데 상담을 받고 싶다고 했다. 자녀 이름은 지은(가명)이고 10살이라고 했다. 다음날인 주일에 아이를 데리고 오겠다고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설교를 시작할 즈음 엄마만 성전에 들어왔다. 사정이 있나보다 생각했는데 설교를 마치고 사무실로 가는 복도에 처음 보는 아이가 있었다. 엄마가 말한 아이임을 알 수 있었다. “네가 지은이구나” 그런데 아이는 예상외의 반응을 보였다. 목소리를 높여 “So What!(그래서, 뭘!)” 하고 원망이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아이의 말은 탄식과 같은 소리였다. 알고 보니 지은이 엄마는 새엄마였다. 부모의 불화로 지은이만 친척집으로 조기 유학을 보낸 상태에서 부모는 이혼을 했고, 그 사이 원치 않게 새엄마를 맞게 된 것이다. 이 상황에서 아빠는 새로운 가족 관계 형성을 위해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뒤로 물러나 있었다. 더군다나 새엄마는 아이와의 관계형성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아이를 목회자 가정으로 홈 스테이 보내고 새출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이의 심정은 어땠을까? 심리학자들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아이들이 가지는 상실감은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선에서 옆에 있던 전우가 총알을 맞고 죽음을 맞이했을 때 느끼는 상실감과 비슷하다고 한다. 지은이는 이런 상실감을 가지고 있었다.

 가정은 아이들이 사랑받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사랑의 원천이다. 하지만 사랑의 원천이 아닌 상실감의 원천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부모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직면하게 해준다. 아이의 상실감에 대해 이해시켜주고 나서 하는 작업은 마음 전하기이다. 편지를 써 오라고 하고 검토 후 그 편지를 자녀에게 읽어 주게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은 한 쪽에서만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부모와 자녀 상호간에 편지를 쓸 수 있게끔 인도해야 한다.

 V교회에서 가정 세미나를 인도하면서 마지막 날 이 과정을 진행했다. 지은이 가정은 아니었지만 그만큼 상처를 가진 가정이었다. 아버지가 먼저 편지를 낭독하게 했다. 얼마를 고쳐 썼는지 편지에 줄이 많이 쳐져 있었다. 아버지가 편지를 읽는 동안 딸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번에는 자녀가 편지를 읽는 시간이 되었다. 편지의 양은 10분 분량이었는데 읽는데 20분이 넘게 걸렸다. 눈물이 아이의 눈을 가렸기 때문이고, 편지의 내용이 더 깊어질수록 모두가 숨죽여 경청했기 때문이다. 그날 그 가정에는 회복이 있었고, 하나 됨이 있었다. 그후 그 가정의 아름다운 회복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용기를 가져야 할 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자신이 다루지 않아서 곪아터진 상처를 돌아보고 치유해야 한다는 확신을 할 때이다. 이제 용기를 내어 도덕적으로 어떤 실수를 했는가를 돌아보자. 그리고 펜을 들고 회복의 편지를 쓰자. 그렇게 하면 주님이 당신의 마음으로 한 영혼을 감싸 안을 수 있는 힘을 우리에게 반드시 주실 것이다.

배정호 목사(동대문성전 담임)

 

기사입력 : 2018.01.28. pm 14:1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