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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치 - 차진호 목사(서귀포교회 담임)

 요즈음 제주도는 1년 동안 정성껏 가꾼 감귤을 수확하여 판매하느라 많이 바쁜 시즌이다. 초가을부터 수확하는 극조생 감귤부터 시작해서 다음 해 이른 봄까지 수확하는 일반 감귤을 대도시인 육지로 판매하느라 제주도 전체가 분주하다. 육지에 계신 분들도 제주도 하면 떠오르는 것이 감귤나무인 것처럼 제주도의 대표 농작물이 감귤이다. 1년 사계절 아름다운 제주도를 보려고 많은 관광객이 오지만 특히, 노란 감귤나무를 보려고 일부러 가을과 겨울에 오시는 관광객들도 많다.

 1월 중순인 지금도 아직 수확하지 않은 예쁜 노란 감귤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관광객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귤을 수확하고 남은 귤 밭을 보노라면 마음이 아플 때가 있다. 따지 않고 가지에 남아 있는 귤과 땄지만 땅 바닥에 버려진 귤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명 ‘파치’라고 하는 상품성이 없는 귤이다. 벌레나 새가 쪼아 먹은 상처 입은 귤이거나 너무 작거나 너무 큰 사이즈이기에 판매를 포기한 귤들이다. 1년 동안 땀 흘리며 농사를 지은 농부들을 생각하면 버려진 귤을 볼 때 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 봄에 농사를 시작한 농부의 기대감과 풍성한 열매를 추수하고 싶은 농부의 열망을 무시한 ‘파치’는 올 해 뿐만이 아니라 내년에도 또 나올 것이다.  

 지난 2017년을 돌아보면 우리나라에 아름다운 열매도 많았지만 ‘파치’와 같은 안타까운 뉴스들도 많았다. 북한의 핵무장화와 관련한 국제사회에 비춰진 남북한 문제, 사드배치 문제로 인한 한국관광사업의 어려움, 성소수자 차별금지법과 관련한 사회문제, 결혼을 기피하는 청년들과 저출산 문제,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 홍수와 포항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등 마음 아픈 일들이 많았다. 그런 안타까운 뉴스를 접할 때 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영적인 열매를 맺지 못하고 ‘파치’와 같은 육적인 열매들을 너무 많이 맺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이 바뀌기를 기다리기보다 ‘나’부터 먼저 주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크리스천이 되었으면 좋겠다. 가정에서 ‘파치 아내’가 아니라 ‘좋은 아내’, ‘파치 남편’이 아니라 ‘좋은 남편’, ‘파치 부모’가 아니라 ‘좋은 부모’, ‘파치 자녀’가 아니라 ‘좋은 자녀’ 가 된다면 우리의 가정은 행복의 열매, 사랑의 열매만 맺는 가정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파치 시민’이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 그리고 ‘파치 교회’가 없는 거룩한 한국교회가 될 수 있도록 중보기도하자.  끝으로,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회도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해 신앙생활하며 믿음이 연약한 성도님들을 도와서 다함께 좋은 열매를 맺는 교회를 만들자.

 

기사입력 : 2018.01.21. am 11:49 (입력)
정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