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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생명 시냇가에 ⑤(110)

 


 “따라오지 말라니까”
 “아무래도 제가 곁에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멘사와 뮌조우가 기관차의 운전석에 올라 끼어 앉은 후 제12열차가 네삐더 역을 출발한 것은 13시 05분이었다. 정상 운행이 된다면 바고 역까지 8시간, 거기서 종착역인 양곤 역까지는 2시간 10분이 더 걸리게 되어 있었다.    
 “기관사, 좁은 자리에 올라타서 미안하네”
 멘사가 양해를 구하자 기관사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닙니다. 워낙 상황이 예민한걸요”
 앞을 바라보고 있던 멘사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객실 칸에 타고 있는 마싼다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마싼다, 쪼야웅 대표가 바고에 있다고 했지요?”
 “네, 어르신”
 “그가 군대의 지휘관들과 소통이 될까?”
 “아마도… 가능할 꺼예요”
 마싼다의 목소리에 섞여서 아이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이나 옥돈의 시에 피터 빌 혼이 곡을 붙인 ‘힐링 워터스(치유의 강)’였다.
 “나 가나안 복지 귀한 성에 들어가려고 내 중한 짐을 벗어버렸네… 죄 중에 다시 방황할 일 전혀 없으니,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멘사가 좀 더 목소리를 높였다.
 “따웅우 역을 지나 건너게 될 철교에서 적들의 마지막 공격이 있을 것 같은데 가능하면 1개 소대 정도의 무장 병력을 3시간 안에 출동시켜 줄 수 있을까?”
 “연락해 볼게요”
 전화를 끊은 멘사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고, 그것은 3시간 후 열차가 따웅우 역을 지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열차가 따웅우 역을 벗어나자 동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시딴 강이 햇볕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을 때 뮌조우가 입을 열었다.
 “어르신, 저게 뭐지요?”  
 그가 가리키는 강 건너 쪽에 무엇인가 보이고 있었다.
 “…승합차 같은데”
 나이는 들었으나 아직 눈이 밝은 멘사가 신음을 하듯 중얼거렸다. 마침내 철교가 다가오고, 열차가 철교로 들어서고 있을 때 멘사가 기관사에게 지시했다.
 “기관사, 열차를 세우게”
 “네?”
 뮌조우가 보니 한 사내가 승합차에서 내려 철교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멘사가 윗옷을 벗어 뮌조우에게 주면서 말했다.
 “철교가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열차를 출발시키지 말게”
 멘사는 갑자기 기관차에서 뛰어내리더니 철교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철교의 남단을 향해 걸어오는 사내는 온 몸에 폭탄을 감고 있었다. 멘사는 그 쪽으로 달려가며 전화기 속에서 아이들이 부르던 노래를 중얼거렸다.
 “죄 중에 다시 방황할 일 전혀 없으니,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길이 살겠네, 나 길이 살겠네, 저 생명 시냇가에 살겠네…”
 승합차에서 내린 복면의 사내들이 달려가는 멘사를 향해 총격을 시작했다. 그래도 계속 철교 위를 달리던 멘사가 잠시 무릎을 꺾는 것 같더니 곧 다시 일어나 철교의 남쪽 끝에 이르렀다. 그리고 온 몸에 폭탄을 감고 철교를 향해 걸어오던 사내를 부둥켜 안으며 강변의 언덕을 향해 몸을 던졌다.
 “저 생명 시냇가에…”
 그의 목소리가 요란한 폭음에 휩싸이며 온통 강변을 뒤흔들고 있었다.

<계속>

 

기사입력 : 2018.01.14. am 11:1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