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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와 삶을 맡기는 것

나는 날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합니다

 회복의 3단계는 “우리 자신만이 알고 있는 위대한 힘(Power)의 보살핌에 우리의 의지와 삶을 맡기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사역할 때 어느 날 아버지학교 리더들이 찾아왔다. 아버지학교의 지원자, 봉사자로 참여할 때는 많은 영적 깨달음이 있어 좋았는데 그 과정이 끝나고 나면 아버지학교의 영향력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받은 은혜를 지속하고 더 깊은 영성을 위해 훈련받고 싶다고 요청해 왔다. 그래서 두 가지 방향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아회복 프로그램으로는 ‘라이프 케어’(Life Care)과정을, 이 과정 후 계속해서 훈련받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거룩한 묵상’(Lectio Divina)훈련을 진행했다. 서두에 밝힌 ‘의지와 삶을 맡기기로 결심하는 것의 의미를 라이프 케어 과정에 참여했던 K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살펴보기로 하자.

 K형제는 성격이 과묵해 보였고 표정이 그리 밝지 않은 편이었다. 그가 아버지학교를 찾기 전 그는 코카인 중독으로 힘들었다. 결국 그는 이혼을 하게 됐지만 중독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자영업자인 그는 가정의 생계와 양육을 책임져야 하는 처지가 되면서 각오를 단단히 하고 약물에서 손을 떼려고 했지만 그를 붙들고 있는 감정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뿌리 감정을 찾기 위해 상담을 하게 됐고, 그의 감정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이 어린 시절에 자리 잡은 ‘공허감’(Emptiness)과 ‘외로움’(Loneness)임을 알게 됐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항상 혼자 집에 남아 있어야 되는 처지가 되면서 그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과 담배 그리고 음란물에 손을 대는 버릇이 생겼다. 그것들로 공허한 마음을 채워보려고 했지만 더욱 허무해져만 갔고 결국 이민 후, 마약에 손을 대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마약마저도 공허감과 외로움을 채워줄 수 없었다. 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자신이 ‘공허하고 외롭다’는 의지를 내려놓는 것이었다.

 우리는 흔히 교회를 다니고 영성 훈련을 받으면 삶이 전반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의지와 삶 자체를 주님께 맡기는 작업을 하지 않고 진리가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마치 기어를 넣지 않고 가속페달만을 밟으면서 차가 가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동안 몇 번의 실패가 있었으나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를 통해 훈련을 실제화시켜 주셨다. 어느 날 K형제는 자녀가 음란물을 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녀가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될까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K형제 자체도 아직 완전히 변화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K형제에게 실질적인 모델을 제시해 주었다. 바로 ‘닉 부이치치’였다. 닉은 사지 기형아이지만 정상인도 감당하기 힘든 깊은 영향력을 제시해 주는 신앙인이다. K형제에게 닉 부이치치의 명언 중 좋아하는 구절을 소개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보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세요”,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말아요. 나는 날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합니다” 진실하게 자신의 의지와 삶을 주님께 맡긴 자의 고백이었다.

 결국 K형제는 회복의 세 번째 과정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삶을 주님께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날 이후 그는 전보다 훨씬 밝아진 얼굴로 사업에 충실하며 미래를 주님께 맡기고 살겠다고 고백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다니고 많은 훈련을 받고 기도를 한다. 하지만 의지와 삶을 주님께 맡기지 못한다면 삶의 회복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오늘 맡기지 못한 자신의 의지와 삶은 무엇인지 체크해보자. 그리고 겸손히 주님께 맡기고 주님 주시는 새로운 지경으로 나아가 보자.

배정호 목사(동대문성전 담임)

 

기사입력 : 2017.12.31. am 11:28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