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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을 파는 자 ③(103)

 그러나 저녁 식사를 끝낸 멘사는 다시 여러 지역에 나가 있는 부하들과 통화하며 상황을 점검하는데 바빴다. 아이들은 다시 역사에 모여 노래와 춤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들어갈 수 있는 숙박 시설이 없어서 그들은 열차가 출발하는 새벽 5시까지 역사에서 밤을 지새기로 했던 것이다.
 “주 안에 기쁨 있네, 주 안에 살자…”
 노래를 듣고 있던 깜보가 놀라며 역사 안으로 들어섰다.
 “주 안에 평안 있네, 주 안에 살자”
 그 노래 ‘주 안의 기쁨’은 서양 사람의 작품이 아니라, 한국인 박성문이 쓰고 백태현이 만든 것이었다. 미얀마 아이들이 한국말로 그 노래를 부르자 그의 곁에 있던 틴또 역시 그것을 따라 부르고 있었다.
 “불안이 연기처럼 스며들어도, 주 안에 사는 마음 기쁨 넘치네”
 깜보가 신기하여 틴또에게 물었다.
 “틴또, 그 노래를 누구에게서 배웠니?”
 “니니 누나가 가르쳐 줬어”
 “한국말로?”
 틴또가 고개를 끄떡였다. 아이들 중 몇 명이 역사 앞 광장에서 그 노래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아이들의 노래는 3절까지 계속되었다.
 “주 안에 영생 있네, 주 안에 살자. 주 안에 천국 있네, 주안에 살자…불길이 지옥처럼 솟아 올라도 주 안에 사는 마음 생명 넘치네”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춤 추는 동안에 만달레이에서 올라온 열차가 랏쑈 역 구내로 들어섰다. 출찰구를 빠져나온 승객들이 이미 소식을 들어서 알고 있었는지 노래하고 춤추는 아이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밍갈라바”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열차에서 승객들이 모두 내리자 역무원들과 경찰이 곧 열차의 모든 칸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객차의 내부는 물론이고 차량 밑의 차축과 차륜까지 철저한 검색이 진행되었다. 멘사도 꼬꼬륀과 함께 그 일에 참여했다. “아무것도 없는데요”
 차량 검색에서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으나 이미 다른 지역에서 테러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역무원과 경찰은 열차가 출발하는 새벽 5시까지 차량 주변을 경비하기로 했다. 그러는 동안 역사의 안과 밖에서는 아이들의 노래가 한국 노래, 미얀마 노래, 서양 노래를 가리지 않고 계속되었고, 노래와 춤이 밤새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열차가 출발할 새벽 5시가 다가왔다.
 “열차를 정시에 출발시켜도 될 것 같습니다”
 역장이 우방젠 병원장에게 말하자 병원장은 다시 멘사를 바라보았다. 멘사도 열차를 출발시키는데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네, 일단 출발을 합시다”
 우방젠 병원장은 모든 인솔자들에게 출발을 통보했다. 인솔자들의 지시가 떨어지자 아이들이 일제히 백팩을 짊어지고 플랫폼으로 빠져나갔다. 멘사가 병원장의 귀에 대고 부탁하기를 잊지 않았다.
 “열차에 수상하거나 낯선 사람들이 있으면 곧 알려 주세요”
 병원장은 다시 그 말을 인솔자들에게 전달했다.
 “나는 중간 차량에 있을껍니다”
 아이들이 모두 차에 오른 것을 확인한 후 132 열차는 랏쑈 역을 빠져나갔다. 밤새 노래하고 춤을 춘 아이들은 열차가 출발하자 곧 잠에 빠졌으나 우방젠 병원장과 멘사 그리고 모든 인솔자들은 여전히 눈빛을 번뜩이며 안팎을 살피고 있었다.

<계속>

 

기사입력 : 2017.10.29. am 11:36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