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신학ㆍ선교 > 칼럼
온고지신(溫故知新) - 이영신 목사(광명성전 담임)

 종교개혁은 그 전후로 여러 징후가 있었지만, 1517년 10월 31일 마르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정문에 ‘95개조 의견서’를 내건 것을 시점으로 본다. 사실 ‘95개조 의견서’는 면죄부 판매에 대한 일종의 항의문인 대자보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큰 이슈를 만들었고 독일을 넘어 전 유럽에 개혁을 일으킨 큰 사건이 되었다. 올해는 그로부터 정확히 500년이 되는 해로써 많은 교회와 교단들이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시행하며 ‘개혁’의 정신을 회복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맞춰 ‘개혁’이란 무엇인가 다신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개혁’의 사전적 의미는 제도나 기구, 조직 등을 새롭게 고치는 것을 말한다. ‘새롭게’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있다 보니 ‘개혁’하면 뭔가 급진적이고 변화적인 것이어만 하고, 기존의 것들은 다 문제가 있고 폐기해야 하는 것으로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개혁’이 있는 곳에는 기존의 것을 계속 유지하려는 보수파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진보파가 충돌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세계 종교 인구 분포인데, 기독교 인구 중 가톨릭 신자가 12억, 정교회가 약 5억, 개신교 인구는 4억에 불과하다. 가톨릭의 부패를 척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찾았다는 개신교가 주류가 되고 있지 못하며, 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가톨릭에 있는 것이다. 역사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인은 이러한 사실이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믿는다. 바로 ‘온고지신’이다.
 올바른 개혁은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것들 중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들은 지키고 물려주는 방향이어야 한다. 아주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 개혁이 일어나는 곳에서는 이것이 지켜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500년 전 종교개혁 당시에도 그랬다. 서로가 서로를 이단이라고 정죄하며 잡아 죽이는 행위가 있었다. 종교전쟁이 가장 무섭다고, 영생에 대한 진리를 소유한 자가 승리하여야 하기에 매우 끔찍한 행위들을 망설이지 않고 행한 것이다. 이것을 지켜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이들이 나를 위해 싸우고 있구나 하면서 기뻐하셨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개혁파들이 주장하듯 가톨릭이 마땅히 진멸당해야 했다면 지금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이렇듯 하나님의 새 창조는 ‘온고지신’의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우리가 없어질 이 세상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소중하게 여기고 가꿔야 하는 것이다.
 내가 옳기에 상대방은 무조건 틀리다는 극단적인 양분이 남북관계와 정치상황, 종교 및 사회에 만연한 것을 보면서, 진리를 회복하며 함께 공존하는 ‘온고지신’의 개혁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기사입력 : 2017.10.29. am 11:03 (입력)
정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