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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정의기 목사(용산성전 담임)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소리 없이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그래서 인지 아침, 저녁으로 바람은 좀 차다. 이 선선한 가을이 오면 언제나 생각나는 시가 있다. 그 시는 바로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다.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김현승은 1913년 평양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교회에서 성장해 기독교 시를 쓰는 시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나이 50세가 되었을 때 교인들의 모습에 환멸을 느끼고 갑자기 교회를 떠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50평생을 체험한 교회의 현실이 나의 판단을… 보증하여 주고 있다. 그 어느 사회 못지않게 음흉스러운 교인 심리의 내부, 그 실상은 권력의지에 지나지 않는 권위의식, 그 질투, 그 중상과 그 거짓…”
 그러나 1974년 어느 겨울, 그는 결혼식 주례를 마치고 나오다 쓰러진다. 오랜 동안의 혼수상태 끝에 깨어난 그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고 다시 하나님께 돌아온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쓰러지기 전 나의 생애는 무엇보다도 시가 중심이었으며 핵심이었다. 그러나 내가 쓰러지고 나서는 나의 지대한 관심이 매우 달라졌다. 지금 나의 애착과 신념은 결코 시에 있지 않다… 지금 나의 심경은 시를 잃더라도 나의 기독교적 구원의 욕망과 신념은 결단코 놓칠 수 없고 변할 수 없다”
 김현승은 하나님께 돌아와 아름다운 기독교 시를 쓰다가 1975년 어느 날 하나님께 부름을 받는다.
 이 가을 우리는 우리의 신앙의 모습을 살펴보아야 한다. 혹시 나의 신앙의 모습이 예수님 당시의 제사장, 바리새인, 사두개인의 모습이 아닐까? 또 나의 신앙의 모습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교인, 이웃이 상처를 받고 있지나 않을까? 나 때문에 실족하여 교회를 떠난 사람은 없는지 돌아보고 이제는 이 가을, 기도의 계절에 하나님께 나아가 조용히 기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사입력 : 2017.09.03. am 10:44 (입력)
정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