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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사막길의 지배자 베드윈 - 나바티아인의 후예들

 브엘세바에서 내가 살고 있는 스데보케르라는 작은 마을로 오는 길에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것은 광활한 광야와 함께 그 광야에 살고 있는 베드윈 마을이다. 베드윈들은 유목민들로서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아라비아 반도 전역에 걸쳐서 살고 있는 소수 민족들이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아브라함이 떠오른다. 성경 속의 아브라함의 삶이 광야 유목민의 삶이었고 그의 삶에서 보여준 천사들을 대접한 일과 친절함이 이들 베드윈의 삶 속에 드러나는 것 같다. 네게브에 살고 있는 베드윈들은 스스로를 나바티아인의 후예라고 지칭 한다. 베드윈들이 자랑하는 이 나바티아인은 누구인가? 한때 중동의 사막길을 지배했던 나바티아인들은 누구였을까?

 이들은 기본적으로 유목민들이었지만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도시를 형성하며 살게 되었고 그들은 점차적으로 요르단을 통과하여 홍해에 이르는 왕의 대로와 동과 서를 가로 지르는 향료길 그리고 지중해를 곁에 두고 북(터키)과 남(이집트)를 통하는 해변길을 통과하는 주요 거점에 도시를 세워서 중개무역을 하면서 살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유적지로는 요르단의 페트라가 있다. 페트라는 나바티안제국의 수로로서 강성했던 제국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나바티아인들의 강성함은 그들이 오아시스를 점령하고 그곳을 중심으로 도시를 세워가며 중개무역을 하였던 점이다. 이곳 네게브 곳곳에는 이들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유산 중의 하나인 ‘아브닷’(Avdat) 유적이 바로 그곳 중 하나이다. 산 꼭대기에 세워진 거대한 도시의 유적은 이후 비잔틴 시대 때 수도원이 세워지기도 하였던 곳이지만 지금의 흔적만 보더라도 작은 도시가 아니었음을 알려준다. 유적지 아브닷은 가장 가까운 에인 아브다트(Ein Avdat) 샘과 가깝게 닿아 있고 신광야(zin desert)를 통과하는 향료길을 중개하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이 곳을 거점으로 남쪽으로는 이집트, 북으로는 레바논과 시리아를 중계하고 동으로는 요르단 페트라와 함께 동서를 잇는 중요한 거점지가 되었다. 아브다트뿐만 아니라 네게브 곳곳에는 거대한 나바티아인의 유적들이 더 있다. 그 중에는 맘쉬트(MamShit)이라고 하는 곡식창고이며 요새도시가 있다. 이곳에는 나바티아인들이 경작했던 경작지의 유적들이 있는데 이들이 더 이상 유목민이 아니라 농경사회로 옮겨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남아있다.

 나바티아인들의 삶은 네게브 사막이 죽은 땅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터전이었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되었다. 그들은 아무도 찾지 않을 땅을 차지하여 중요한 거점을 삼았을 뿐만 아니라 그 땅의 지배자로서 사막을 지배하는 지배자로 군림했었다.  성경의 역사 속에서도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의 도구로서 에돔 족속을 멸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신약 속에서는 바울이 탈출한 다메섹 성을 다스리던 왕도 나바티안 왕이었다고 한다. 비록 현재는 역사 속에 사라진 왕국이 되었지만 그들이 역사 속에서 특히나 중동의 역사 속에서 차지한 자리는 결코 작지 않았다.

 오랜 역사 속에서는 아브라함의 시대로부터 현재는 베드윈의 삶 속에 남아있는 사막길을 지배했던 나바티아인들은 어쩌면 하나님의 말씀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과정에서 그 길을 열고 실어 날랐던 중개인으로 살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현재 네게브에 사는 베드윈들은 이스라엘에서 소외된 민족 중 하나이다. 이들이 진정한 하나님의 구원을 맛보아 과거 나바티아인들이 사막을 지배하면서 사막길의 중개인 역할을 했듯이 이들도 구원의 중개자로서 사막길과 광야를 지배할 날을 기대해본다.

김동구 목사

 

기사입력 : 2017.08.20. am 11:0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