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으로의 초대 > 김성일의 빈들의 나그네
강도가 숨긴 그물 ① (96)

   

 아침 일찍 멘사의 요새를 떠난 일행은 여전히 공로를 벗어나 해가 머리 위에 올 때까지 산길을 달리다가 마웅기의 작은 식당에 잠시 들러 타민빠운을 브런치로 먹었다. 볶은 채소와 닭고기를 전분 가루에 끓여서 얹은 덮밥이었다.

 “라쑈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글쎄다, 샛길로 우회하면서 가고 있으니까”

 식당을 나와 그들을 차에 태우고 멘사는 여전히 공로를 벗어나 숲 속을 헤쳐가는 험한 산길을 택했다. SRD의 지프는 쉴새 없이 덜컹거렸고 우거진 나무 가지들이 차체를 마구 후려치기도 했다.    

 “샨 주에 오래 살았어도 이렇게 험한 길은 처음이군요”

 우방젠 병원장의 말에 멘사가 핸들을 꽉 움켜쥔 채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나선 겁니다”  

 틴또가 큰 소리로 말했다.

 “타민빠운이 벌써 다 내려가 버렸네”

 멘사는 손자의 말에 빙그레 웃으며 대꾸했다.

 “배 고픈 사람이 배 부른 자보다 복이 있는 거란다”  

 “네?”

 틴또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우방젠 병원장이 그 출처를 가르쳐 주었다.

 “누가복음에 나와 있는 예수님의 말씀이란다. 지금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이니라”

 “와우, 의사 선생님은 역시 누가와 친하시구나”

 누가복음을 기록한 누가도 역시 의사였던 것이다. 세리 출신인 마태는 산 위에서 제자들에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름을 얻으리라고 한 예수의 말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의사 출신인 누가는 그분이 평지에 내려와서 병자들과 가난한 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적어 놓았다.

 “지금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이니라”

 틴또가 다시 병원장에게 물었다.

 “어째서 배 고픈 사람에게 복이 있다는 걸까요?”

 병원장 대신 멘사가 손자에게 대답했다.

 “사람이 배가 부르면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되거든”

 틴또는 다시 병원장을 바라보았다.

 “정말 그럴까요?”

 병원장이 고개를 끄떡였다.

 “할아버지가 모세의 신명기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시는 것 같구나.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게 된 모세는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자손이 40년 동안 광야를 방황하다가 약속의 땅에 들어갈 때 그들에게 단단히 당부를 했다”

 깜보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신명기에서 그것을 본 것 같아요”

 “그 내용도 기억하느냐?”

 깜보가 그 대목을 더듬거리며 외우기 시작했다.

 “네 하나님 야훼께서 이 40년 동안에 네게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는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네 마음이 어떠한지, 그 명령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알려고 하셨던 것이니라”

 지프가 하도 덜컹거려서 그 광야의 길이 더 실감나고 있었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와 네 조상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야훼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기사입력 : 2017.08.13. am 10:1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