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으로의 초대 > 김성일의 빈들의 나그네
언덕마다 낮아지며 ⑤(95)


 아삽은 다윗이 만든 찬양단에서 제금을 연주하는 악사장이었다. 아삽이 지은 노래에 경고와 교훈의 뜻이 많이 담겨 있어 선견자로 불리웠고, 성경의 시편에도 아삽의 시가 12편이 들어 있었다. 우방젠 병원장이 그에게 물었다. “아삽의 어떤 시를 말하는 거냐?” “너희 뿔을 높이 들지 말며, 교만한 목으로 말하지 말지어다”
 니니가 아쉬운 듯 중얼거렸다.
 “다윗이 어째서 그것에 유의하지 못했을까?”
 “높은 곳에 올라서면 아래가 잘 안보이는 거겠지”
 이새의 막내 아들 다윗은 본래 노래를 잘 짓고 수금 연주에 뛰어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다. 들에서 양을 칠 때에는 하나님과 가까웠고, 사울의 칼을 피해 도망할 때에도 늘 가난한 자와 비천한 자의 친구였다. 그러나 왕이 된 후로는 자신의 노래에만 심취해 아삽의 낮은 노래를 듣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다윗이 아삽의 시를 자신에 대한 경고로 듣지 않고, 오히려 적군을 향해 뿔을 높이 들지말라, 교만한 목으로 말하지 말라는 노래로 들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랬을 수도 있지”
 틴또가 알겠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낮은 곳으로 오신 거군요”
 “낮은 곳으로?”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으니까요”

 멘사가 그 손자의 말을 기특하게 여길 때 깜보가 맞장구를 쳤다.
 “그래서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이라는 말이 혈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셨어요. 시편에 나온 다윗의 노래를 인용하시면서 다윗이 그의 노래에서 그리스도를 나의 주라고 하였으니 어찌 그의 자손이 되겠느냐고”  
 니니가 그 말을 받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서로 제가 높다면서 다투고 있을 때,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사람이 천국에서 큰 자라고 말씀하셨지요”
 틴또도 교회에서 배운 것을 떠올렸다.
 “맞아요. 예수님께서 또 말씀하시기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고 하셨거든요”
 손자의 말을 즐겁게 듣고 있던 멘사가 다시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틴또, 어쨌든 오늘 밤만은 우리도 다윗처럼 우리가 깃들어 묵어가야 할 높은 바위를 찾아야 할 것 같구나”
 “오늘 밤에 높은 바위를 찾아야 한다구요?”
 지프가 덜컹거리면서 좀 더 어두운 산 속을 향해 들어가고 있을 때 틴또가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기 바위가 있어요!”

 모두들 앞을 바라보니 정말 높고 큰 바위가 그들을 가로막듯 서 있었다. 멘사는 그대로 전진하다가 갑자기 핸들을 꺾어 바위의 가장자리를 끼고 돌았다. 돌아가서 보니 큰 바위는 마치 쪼개 놓은 수박처럼 갈라져 있고, 멘사는 그 갈라진 틈새로 들어가 지프를 세웠다. 바위가 밖의 시야를 차단해 완전히 은폐된 장소였다.  
 “자 이제 우리가 깃들일 곳으로 들어가자”
 차에서 내린 그는 바위의 틈새가 좁아져서 사람이 옆으로 서야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로 그들을 안내했다. 좁고 긴 통로를 지나자 갑자기 넓은 장소가 나타났다. 멘사가 벽 틈에서 양초를 꺼내 불을 붙이자 마치 큰 저택의 거실처럼 가구까지 갖춰진 공간이 드러났다. 놀라는 그들에게 멘사가 말했다.
 “지난날 우리 조직이 정부군과 싸울 때 은신처로 사용했던 요새입니다”

 

기사입력 : 2017.08.06. am 10:4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