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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마다 낮아지며 ②(92)

 


 도시락을 먹는 동안에도 지프는 빨리 달리지 못했다. 식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GT의 부하들이 매설한 지뢰가 더 없는지 살피며 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산악 지대여서인지 붉은 빛을 내뿜던 해가 서둘러 그 모습을 감추었다. 멘사는 다시 핸들을 꺾어 좁고 험한 산길로 들어섰다. 차체가 심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틴또야”
 “네, 아포(할아버지)”  
 “네가 좋아하는 다윗의 시를 외워 보아라”
 구약 성경의 시편에 들어 있는 150편의 시 가운데 다윗의 시가 절반을 넘고 있었다. 그러나 눈치 빠른 틴또는 할아버지가 지금 어떤 시를 말하는지 안다는 듯 잔기침을 하며 목청을 가다듬었다.
 “하나님이여,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며, 내 기도에 귀를 기울이소서”  
 그러다가 틴또가 다시 멘사에게 물었다.
 “아포, 이거 맞지요?”

 멘사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래, 그거야”
 틴또는 다윗의 그 시를 계속해서 외우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약해질 때에 땅 끝에서부터 주께 부르짖을 것이오니, 나보다 높은 바위에 나를 인도하소서”
 놀랍게도 멘사가 입술을 달싹거리며 따라 하고 있었다.
 “주는 나의 피난처이시며, 적들을 피하는 견고한 망대이십니다”
 깜보와 니니도 기억하는 다음 부분을 함께 외웠다.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머물며, 내가 주의 날개 아래로 피하리이다”

 그 다음 구절에서는 다시 틴또의 목소리만 들렸다.
 “나의 주 하나님이여, 내 서원을 들으시고,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가 얻을 기업을 나에게 주셨나이다. 주께서 왕의 생명을 보장하시며, 그의 때가 여러 대를 이어가게 하여 주소서. 그가 영원히 하나님 앞에 있을 것이니, 주의 인자와 진리를 예비하사 그를 보호하소서. 그리하시면 내가 주의 이름을 영원히 찬양하며, 날마다 나의 서원을 실행하리이다”
 틴또가 끝까지 다 외우는 것을 보고 우방젠 병원장이 칭찬했다.
 “네가 누구를 닮아서 그리 똑똑하냐?”
 틴또가 어깨를 치켜들며 두 손을 펴 보였다.
 “아포를 닮았겠지요”
 멘사가 기분이 좋아 껄껄 웃고 있을 때, 니니가 물었다.
 “그런데 왕이라고 한 것은 다윗이 자신을 가리켜 말한 것일까요?”
 우방젠 병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
 “네?”
 “예루살렘에 들어간 다윗이 하나님의 언약궤가 장막에 있음을 민망하게 여겨 성전을 짓겠다고 했을 때 하나님은 그것을 사양하시고, 그의 마음만을 받으셨어. 그리고 다윗의 그런 마음을 기특하게 여기셔서 놀라운 약속을 주셨지”
 “어떤 약속을요?”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
 “그가 곧 솔로몬이었나요?”
 “다윗은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게 믿었지”

 

기사입력 : 2017.07.16. am 11:3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