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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7부 미가엘찬양대 지휘자 강내우 교수 가정 탐방


“믿음의 입양명가 이루는 게 꿈”
햇살·이슬 두 딸 입양 후 얻은 행복한 삶
‘입양은 내 인생의 자부심’ 인식 개선 나서
현재 또 다른 입양 절차 밟고 있어


 로마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성악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테너로 활동 중인 강내우 교수(버금벨칸토성악아카데미). 주일 4부 나사렛찬양대 솔리스트 겸 부지휘자로 우리 교회에서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주일 7부 미가엘찬양대 지휘를 맡고 있다.
 강내우 교수는 푸른 산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가평의 한 마을에서 아내(이지민 집사)와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집으로 찾아간 날, 빨간 앵두와 보리수가 탐스럽게 열려 있는 마당 앞으로 두 딸 햇살과 이슬이가 뛰어오더니 고사리 같은 두 손 가득 열매를 담아 “아빠!”하고 달려간다.

 평범해 보이는 행복한 가정이지만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 햇살과 이슬이는 강내우 교수 부부가 가슴으로 낳은 자녀, 입양아들이다. 아빠 옆에서 놀던 햇살이는 산에서 내려온 벌레를 보더니 냉큼 집어 손바닥에 올려놓는다. 아빠는 그런 햇살이를 보며 “곤충학자가 되려나”라며 미소 짓는다.
 “햇살이는 참 잘 웃어요.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햇살 같은 아이에요. 처음에는 예명이었는데 아이와 잘 어울려 ‘햇살’이가 진짜 이름이 됐어요” ‘딸 바보’ 미소 짓는 아빠 옆으로 이슬이가 다가왔다. “이슬이는 이름처럼 맑은 이미지를 안고 있는 아이에요. 예쁘죠?”

 언니 햇살이는 4살이 되던 2016년 강내우 교수 가정으로 입양됐다. 이어 1살 어린 동생 이슬이도 강 교수 가족이 됐다. 햇살과 이슬은 각각 베이비박스(Baby Box)를 통해 같은 보호시설에 들어와 한 방에서 생활하던 아이들이었다. 결혼 후 입양을 결정한 강내우 교수 내외가 보호시설에 갔던 날, 부부는 두 아이를 보고는 모두 입양 의사를 밝혔다. 당시 햇살이는 사두증 치료 헬멧을 끼고 있었다. 사두증은 아이의 머리 한쪽이 평평하거나 납작하게 들어간 모양을 말한다. 햇살이를 입양한 때 마침 우리 교회는 특별새벽기도회 기간이었다. 강 교수는 아이를 끌어안고 새벽예배에서 기도했다.
 “그때 하나님께 ‘이 아이를 드디어 하나님께 맡긴다’고 기도했는데, 마음속으로 ‘내가 너에게 맡겼는데 왜 도로 나에게 맡기냐’는 음성이 들렸어요. ‘자녀는 내 소유가 아니구나. 나는 하나님께 위임 받은 청지기구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충격이었어요. 사실 우리도 영적으로 보면 믿음의 입양아들이잖아요. 청지기라는 말에 큰 위안을 얻고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강내우 교수는 햇살이 입양 후 가평으로 이사를 했다. 강 교수는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두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했다. 아내는 양육에 전념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 뒀다. “입양은 어른이 아이의 삶에 능동적으로 끼어든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내 고집을 강요할 수 없다고 봅니다. 입양은 포기와 내려놓음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아이를 위한 삶이 돼야죠. 가평으로 이사한 것도 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랍니다” 강내우 교수의 집 1층은 아이들 방이 있고, 지하 전체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으로 가득 꾸며져 있다. 햇살, 이슬 자매를 위해 아빠는 애완견 봉구·봉순이를 친구로 만들어줬고, 아이들에게 입양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유기견 2마리도 데려다 키우고 있다. “지금 보니 저희는 다 쌍으로 양육을 하고 있네요. 현재 저희 가정은 또 다른 입양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절차를 마치고 나면 햇살이와 이슬이는 두 명의 오빠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됩니다. 햇살이와 이슬이의 기대가 커요”

 강내우 교수 내외는 내년부터 홈스쿨링으로 아이들을 지도할 생각이다. 보육시설을 떠나 만나는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정에 자연스럽게 적응토록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강내우 교수의 꿈은 10명의 아이를 입양하고 그 아이들이 다시 10명씩 입양해 100명의 입양명문가를 이루는 것이다. 자녀에 대한 꿈, 가문에 대한 꿈을 안고 있는 강내우 교수는 “입양은 그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는 자부심”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한국입양홍보회 홍보대사인 강내우 교수는 ‘입양’에 관한 인식개선을 위한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육아 고민을 상담하면 “그러게 누가 입양하래?”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어 더 이상 대화가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입양가족간의 활발한 교류를 원하고 있다.

 “우리 교회 안에서도 입양가족이 있을 겁니다. 이들과 서로 교류를 하고 싶은 거죠. ‘나만 입양아’라는 생각대신 ‘내 주변에 입양아들이 많구나’라는 동질감을 통해 아이들이 부모에게 큰 축복이고 선물임을 알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입양가족을 만나고 싶고, 이들과 좋은 유대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주일이 되면 강 교수 부부는 햇살, 이슬이 손을 잡고 아침 일찍 가평 집을 나서 교회로 향한다. 그리고 7부 예배를 마치면 그날 있던 일을 ‘알콩 달콩’ 주고 받으며 밤하늘을 수놓은 별을 따라 쉼이 있는 가평 집으로 돌아간다. 강내우 교수는 ‘그것이 행복’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입양실태> 

입양특례법 개선 필요, 서로에게 좋은 기회 돼야
출산장려금 지원처럼 입양지원금 제도도 있어야


 입양은 가족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이지만 한국사회에서 입양은 여전히 특별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53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외에 입양된 아이는 24만5600명이다. 이중 국내입양이 7만9088명(32.2%), 국외입양이 16만6512명(67.8%)으로 절반 넘는 수가 해외입양됐다.
 지속적인 홍보로 입양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개선되면서 몇 년 전부터 국내 입양이 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의 경우 1057명의 입양아 중 64.6%인 683명이 국내로 입양됐다. 하지만 2013년 제정된 입양특례법으로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입양을 희망하는 부모들이 자녀를 가슴에 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예비 부모들은 보건복지부와 지방 자치 단체에 초기 상담부터 사후 관리까지, 입양 전 10단계에 가까운 심사를 거쳐야 비로소 자녀를 품을 수 있다. 통상 3∼4개월이 걸리나 법원에 따라 길게는 1년 이상 소요되기도 해 부모들은 입양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전혀 알 길이 없어 막연히 기다리는 상황이다. 보육원과 베이비 박스에 남겨진 아이들이 넘쳐나고 있는데도 말이다. 강내우 교수 내외도 입양을 결정하고 두 아이를 품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입양을 했다고 해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공개 입양이 부모와 아이의 자존감을 위해서는 필요한데 우리나라가 혈육에 대한 집착이 강해 대부분 입양 사실을 ‘쉬쉬’하기 때문이다. 공개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실정이다. 강내우 교수는 “해외에서 활동할 때 보면 현지인 교회의 절반 가까운 가정이 입양가정이었다. 공개는 물론 다른 인종, 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까지 입양해 사는 것을 보고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래서 강내우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입양가족을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가 생기길 희망한다. 서로에 대한 육아 정보 공유는 물론 자신의 아이들이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에서다.

 입양가정과 관련해 안타까운 것은 또 있다. 국가적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나 교회 등에서 출산장려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정작 가슴으로 낳은 입양가정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거나 지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한 가정에 자녀가 생겨났다는 것은 축복인데 입양가족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아직 부족하기만 하다.
 강내우 교수는 현재 햇살·이슬이 위로 두 명의 아들을 입양하기 위한 진행 과정 중에 있다. 마음 같아서는 하루 빨리 데려와 여섯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꿈을 꾼다. 맞이할 두 아이도 행복한 가정을 기대하며 매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기사입력 : 2017.07.16. am 11:19 (입력)
오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