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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마다 낮아지며 ① (91)

  
“너희는 광야에서 야훼의 길을 예비하라” 지프가 다리로 들어설 때부터 깜보는 이사야 선지자가 전한 하나님의 말씀을 혼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야훼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이는 야훼의 입이 말씀하셨느니라”  
 그 때, 다리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소리와 함께 교각에 어설프게 얹혀 있던 트러스의 한 부분이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깜보가 다급하게 틴또를 잡으며 물었다.
 “틴또, 할아버지가 헤엄칠 줄 아셔?”
 틴또가 울먹이며 고개를 저었다.
 “본 적이 없는데”
 깜보가 다시 물 속으로 뛰어들려고 하는데 니니가 소리쳤다.
 “와우, 할아버지가 해냈어!”
 모두들 니니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니 트러스는 멘사의 지프 뒤쪽에서 무너져 내리는 중이었고, 이미 그 구간을 지난 지프가 엔진 소리를 크게 내며 쏜살 같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무너져 내려서 강에 쳐박힌 트러스는 다리의 입구에서 가까운 교각과 다음 교각 사이의 한 구간 뿐이었다.
 “할아버지”
 틴또가 다리를 무사히 건너온 지프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평생을 무서운 것을 모른채 모험 속에서 살아온 마약왕 멘사의 이마에도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차에서 내려 틴또를 품에 안으면서 그가 물었다.
 “누가 날 위해 기도했어?”
 틴또와 깜보와 니니와 우방젠 병원장까지 일제히 대답했다.    
 “우리가 다요”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뮌조우를 불러냈다.
 “그 쪽은 어때?”
 뮌조우가 뭔가를 보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뭐? 두 개나? 그래서? 그리고?”
 쉐냥 방면으로 가는 두 대의 버스도 상황이 간단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래? 몇 명이나 되는 것 같던가?”
 한참 동안 보고를 받은 멘사가 이쪽 상황을 알렸다.
 “마웅핑을 지나 딴륀강을 건너는 다리의 빔이 무너졌어. 당국에 신고해서 속히 복구하도록 조치를 하게. 우리? 이쪽은 다 괜찮아. 다리를 건넌 다음에 빔이 무너졌으니까. 그리고 날이 꽤 어두워져서 일단 숙박을 하고 내일 아침에 출발해야 할 것 같은데, 전에 쓰던 개미집이 괜찮을까?”
 그가 다시 뮌조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알았네”  
 그가 전화를 끊자 우방젠 병원장이 물었다.
 “그쪽에도 지뢰가 있었답니까?”
 “두 개를 찾아냈고, 공병대가 다 제거했답니다”
 “몇 명이냐고 물으신 것은 뭐죠?”
 “총격이 있었다는군요. 경비대와 내 부하들이 응사하자 일단 퇴각은 한 모양인데 상대는 4 명이었답니다. 자, 일단 모두들 차에 올라 교회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으며 갑시다. 날이 더 저물기 전에 우리가 묵을만한 숙소를 찾아야 하니까”

 

기사입력 : 2017.06.18. am 10:3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