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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하시나이다 ①(86)


 멘사가 운전하는 지프는 아이들이 타고 간 관광버스와 반대 방향으로 출발하여 문파옉을 지나 짜잉똥 쪽으로 가고 있었다. 뒷자리에 앉은 틴또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큰 소리로 떠들었다.
 “와우, 우리 할아버지가 운전을 잘 하네”
 손자의 칭찬을 들은 멘사가 기분이 좋은 듯 빙그레 웃었다.
 “나는 너만할 때부터 지프를 운전을 했단다”
 틴또가 놀라며 큰 눈을 더 크게 떴다.
 “정말이에요?”

 한국에서 남북 전쟁이 일어났던 1950년, 중국에서 공산군에 밀린 국부군은 타이완으로 건너갔으나, 그들 중 탈출에 합류하지 못한 일부는 미얀마 샨 주의 산악지대로 도주했다. 언젠가는 본토로 돌아가겠다며 샨 주에서 버티고 있던 그들은 아편을 재배하여 군자금을 마련했던 것이다. 당시 미국과 영국은 그 잔류군을 지원하기 위해 짜잉똥에 공항을 건설하고 있었다.        
 “내가 열 살 되던 해에 샨 족은 세계대전 후 정권을 잡은 버마 족과 대립하여 싸웠는데, 내 부모님은 그 때 돌아가셨고 나는 고아가 되었지”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바고에서 고아로 자라난 깜보와, 역시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손에서 자라고 있는 틴또는 열 살에 고아가 되었다는 멘사의 처지와 심경이 어땠을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요?”
 “아무것도 먹지 못한채 혼자서 떠돌다가 산길에 쓰러져 있었는데 군대 지프를 몰고가던 한 미군 병사가 나를 발견해서 부대로 데려가 살려냈단다”
 “미군 덕을 보았네요”
 “공항을 건설하고 있던 그 부대 안에서 나는 귀염둥이가 되었고, 하우스 보이가 되어 영내 교회의 예배에 참석할 수가 있었지. 나를 살려 준 운전병 챨리는 꼬마인 내게 지프 운전을 가르쳐 주기도 했고.”
 “좋았겠네요”
 “그게 잠시 뿐이었어”
 “왜요?”
 “너희도 알다시피 샨 주의 아편 재배는 영국이 중국과 거래하는 무역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었지. 그런데 미군 역시 샨 주에 넘어와 있던 국부군 패잔부대가 마약 재배로 군자금을 조달하는 것에 대해 모른척 했고, 오히려 그들을 지원해 주기 위해서 공항을 건설하고 있었던 거야.”
 “언제부터 그런 것을 알았어요?”
 “12 살, 철이들기 시작하던 나이였지”
 깜보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저와 니니도 지금 12살인데요”

 그러자 틴또가 다시 나서며 교회에서 배운 것을 보탰다.
 “나도 빨리 12 살이 되어야겠다. 예수님이 성전에서 랍비들을 만났던 때도 12 살이었고, 예수님이 살려낸 야이로의 딸도 그 때 12 살이었는데”
 멘사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나는 그 12 살 때부터 도둑질을 시작했단다”
 “네?”
 “나는 그 때부터 영국 사람도, 미국 사람도 모두 나쁜 사람들이고, 세상에 착한 사람은 없으며, 무슨 짓을 해서든 잘 사는 사람이 옳은 거라고 생각하게 되었지. 그래서 미군 부대의 물건들을 훔쳐내 팔아서 돈을 모았단다”
 “그래서요?”

 

기사입력 : 2017.04.30. am 11:5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