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으로의 초대 > 김성일의 빈들의 나그네
그들을 오게 하라 ④-(84)

 “상황이 너무 좋지 않은데…” 일단 두 대의 버스를 경호하기 위해 각각 경찰관 두 명과 멘사의 부하가 두 명씩 동승할 예정이었으나 그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폭력 조직이 자동소총과 폭탄 등으로 공격을 가해 온다면 당해낼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행사를 강행해야 할까요?”
 마싼다가 불안한 듯 더듬거리며 말하자 멘사가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보기에는”
 그는 자신의 과거가 생각나는 듯 잠시 멈추었다가 계속했다.  
 “본래 불법에 익숙한 조직들은 그들에게 저항하는 세력이 겁을 먹고 움츠러들수록 더욱 규모가 크고 대담한 불법을 저지르게 마련입니다. 만약 여기서 물러선다면 GT의 지휘부는 더욱 신속하고 좀 더 강력하고 무자비한 방법으로 전세계의 어린 아이들을 학살하려고 나서겠지요”
 “그렇게 되면…”
 우방젠 병원장이 그 말을 받았다.
 “그들의 세력은 세상을 뒤덮게 될 것이고,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헛되이 공중에 흩어져서 하나님의 나라는 신기루가 되겠지요. 그러나 사람은 비록 실패하더라도 하나님은 결코 실패하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의 말은 이번 행사를 그대로 강행하자는 의미였다. 멘사도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량과 도로의 검색을 철저하게 해서 저들의 계획을 막아 봅시다”
 그는 다시 명단을 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뮌조우, 이건 뭐지?”
 뮌조우라고 불리운 멘사의 부하가 보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네?”
 “이건 처음 들어보는 이름인데”
 그가 손가락 끝으로 짚은 것은 따치레익에서 라쑈까지의 구간을 담당한 ‘카마쿠라구미(釜鞍組)’였다. 일본에서 야쿠자 집단의 이름에 ‘구미(組)’를 붙이는 것은 알고 있으나 그 이름 ‘카마쿠라’가 좀 낯설다는 뜻이었다.  
 “카마쿠라(鎌倉)를 잘못 쓴 거 아닌가?”
 곁에서 들여다보던 우방젠 병원장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마쿠라는 800여 년 전에 일본에서 무인 정치를 시작한 요리토모(賴朝)가 막부(幕府)를 세운 곳이고, 그의 시대를 카마쿠라 시대라고 했던 것이다. 멘사의 부하 뮌조우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고, 일본에서 카마(釜)는 솥을 의미하는데…”
 우방뜨 과장이 곁에서 중얼거렸다.
 “그건 한국어와 비슷하네”
 한국에서도 큰 솥이 ‘가마’이기 때문이었다. 뮌조우가 하려던 말을 마저 했다.
 “일본에서 오카마(御釜)는 남색자를 의미합니다”
 그는 어른들 뒤에 있는 깜보와 니니를 흘낏 보더니 소리를 낮추었다.
 “가마솥을 엎어 놓으면 그 모양이 궁둥이 같거든요”
 그러나 어느새 그것을 알아들었는지 틴또가 킥킥대고 있었다. 멘사가 미간을 찡그리며 뮌조우에게 다시 물었다.
 “카마쿠라구미가 남색자들의 갱단이란 말이냐?”
 뮌조우가 다시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습니다. 이들은 본래 은밀하게 행동하는 집단이었는데, 서양 쪽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면서 차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답니다”
 그 말을 듣고 멘사의 안색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기사입력 : 2017.04.16. am 10:2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