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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아끼라 ④(74)

 그러나 미얀마 북부의 도로는 대부분 비포장이고 노면 상태가 부실한데다 도로의 연결마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 상태로 양곤까지 가려면 노정이 매우 복잡해지고 시간도 상당히 걸릴 것이었다.
 “도로를 이용하기는 어럽겠군”
 “그래서 각 지역의 아이들이 일단 트럭이나 버스를 타고 가장 가까운 철도 역에 모여서 열차로 이동하게 될 꺼야”
 철도 역시 낡고 오래된 것이나 가장 확실한 이동 수단이었다. 
 “저들이 말했던 나바, 짜욱메, 차웅우, 만달레이, 따지, 네삐더…그것이 모두 중요한 철도역들의 이름이라고 했지?”
 “맞았어.”
 “그들이 아이들을 상대로 테러를 한다면… 아이들이 집결하는 철도역이거나, 타고 이동하는 열차, 또는 철도가 되겠군”
 “아이들의 희생을 막으려면 한 시가 급한데”
 “우리가 여기서 헤매고 있으니”
 깜보는 니니의 손목에 감겨 있던 도청 장치의 버튼을 재빨리 뽑아버린 것에 대해서 후회하고 있었다.
 “버튼을 너무 빨리 뽑았어”
 니니가 그를 위로했다.
 “멘사가 잡히면 즉시 버튼을 뽑아 버리라고 일러 주었으니 후회할 것 없어. 예수님도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하셨잖아?” 
 “그래, 우리에게는 지금 빨리 출구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해”
 “맞았어, 세월을 아껴야지”
 그것은 로마에서 연금되어 있던 사도 바울이 골로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썼던 말이었다. 니니는 비록 여자 아이지만 역시 칼레 쿠미의 회장답게 의연하고 침착한 데가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출구는 나타나지 않았고, 그들은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먹지 못한 그들의 발걸음은 자꾸만 느려졌고, 머리 속은 더욱 혼란스러워져 가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 들어올 때에는 산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왔는데, 다시 출구로 나가려면 위로 올라가야 하는 것 아니야?”
 “그런데… 이 통로는 계속 내려가고 있어”
 “어떻게 된 거지?”
 그들은 다시 당황하기 시작했다.
 “다시 먼저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야?”
 그 때 갑자기 허둥대며 몇 걸음을 앞서 가고 있던 니니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니니의 그 비명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니니, 너 어디 있는 거야?”
 “깜보…”
 니니의 목소리가 꿈 속에서처럼 가늘게 들렸다.
 “니니, 어떻게 된 거야.”
 깜보가 얼른 헤드 램프를 켰다. 사방을 비추어 보아도 니니가 보이지 않았다. 니니는 비명을 지르며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었다. 마치 미궁 속의 미노타우로스에게 잡혀가기라도 한 듯 니니는 없어져 버렸다.
 “니니, 어디 있어?”
 그 때였다. 뭔가 허공을 밟았다고 느낀 순간 깜보는 자신의 몸이 허공에 뜬 것을 깨달았다. 그의 몸은 펄렁거리며 아래를 향해 한참을 떨어져 내렸다. 그리고 마침내 지옥의 밑바닥에 떨어진 것과 같은 큰 충격이 그를 후려쳤다.

 

기사입력 : 2016.12.18. am 11:4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