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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아끼라 ③(73)

 이런 일이 있을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도, 멘사도 비상 식량 같은 것을 준비할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나가는 길을 찾기 전에 굶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배가 고파오는 것 같았다.
 “배낭이라도 그냥 가져오는건데.”
 “왜?”
 “비상 식량을 준비하지 못했어.”
 “그럼 독사와 전갈을?”
 “그것이라도 먹으면 굶어 죽지는 않을 거 아니야?”
 깜보는 여자 애 앞에서 자꾸 약한 소리를 지껄이는 자신이 부끄러웠다.
 “아니, 다 잘 될 꺼야.”
 깜보가 목에 힘을 주며 말했다.
 “멘사도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라는 것을 인정했어. 그리고 찌옹티 선교가가 우리를 주님의 손에 맡긴다고 기도해 주셨는데, 설마 그분이 우리를 굶어 죽도록 내버려 두시겠어?”
 “일단… 지금부터 가는 길이라도 기억해 두자. 나가는 길을 못찾을 경우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깜보는 자신의 헤드 램프를 켜고 주의를 둘러 보다가 통로 바닥에 뒹굴고 있는 돌 들을 주워다가 한쪽 귀퉁이에 쌓기 시작했다. 동굴이 꽤 오래된 것이어서 주을 수 있는 돌들이 별로 많이 않았다. 그를 지켜보고 있던 니니가 물었다.
 “뭘 하는 거야?”
 “이 자리를 표시해 놓으려고.”
 니니도 그의 생각에 동조하여 함께 돌을 주워 모았다.
 “지난날 테라바다의 수도승들이 돌로 길가에 파야를 쌓은 것도… 우리처럼 잃어버렸을 때 원점으로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그렇게 했던 것 같아.”   
 그 말에 니니가 모처럼 큭 웃었다.
 “그럼 박쥐들도 길을 찾으려고 똥을 쌓았을까?” 여러 개의 돌들을 박쥐의 똥탑처럼 뾰족하게 쌓아 놓고나서 그들은 다시 앞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땅 속 동굴의 통로는 뜻밖에도 매우 복잡했다. 한참을 들어가다가 다시 돌아 나오기를 여러번 했다. 아무래도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서 깜보는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헤드 램프를 껐다. 
 “궁가 타이거의 부하들이 아직도 우리를 찾고 있을까?”
 니니가 그런 말을 한 것에는 두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하나는 그들이 찾기를 포기했다면 안심할 수 있겠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차라리 그들에게 발견되면 일단 동굴 속에서 벗어날 수는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아마도… 포기했을 것 같아.”
 그의 말을 증명이라도 해 주듯 총소리나 고함 소리, 발 소리는 어느 쪽에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숨을 죽이고 한참 동안 귀를 기울여 보았으나 그들을 휩싸고 있는 것은 무겁고 축축한 적막뿐이었다.
 “우리를 살려 두면 그들도 위험하다고 생각할텐데?”
 “궁가 타이거는 당장 내일부터 양곤으로 가는 모든 길목에서 연쇄 테러를 한다고 말했어. 그의 부하들은 그 모든 지역에 흩어져 테러를 준비해야 할 것이니, 이곳에 오래 머물 필요가 없는 거야.”
 “그들이 어떤 테러를 하려는 것일까?”
 “엑스포의 마지막 날, 어린이 선언대회에 참가하는 아이들은 양곤까지 모두 어떤 것을 타고 모이게 되지?”
 “트럭이나 버스를 타기도 하겠지만… .”

 

기사입력 : 2016.12.11. am 09:5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