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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 대표(허리우드극장·새문안교회)

추억의 향기가 가득한 허리우드극장
노년층 문화의 공간, 연일 매진 사례
 

 허리우드극장에는 추억의 향기가 난다. 이곳에서 우리는 시대를 초월해 감동을 안기는 작품들을 만난다. 그리고 영화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주인공이 되어 이 곳을 영화관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만든다.

 김은주 대표는 종로 극장시대를 이끌었던 허리우드극장을 세계 최초의 실버영화관으로 재탄생시켰다. 허리우드에서는 2009년부터 벤허, 맘마미아, 닥터지바고, 남과 여, 미션, 별들의 고향 등 명작이 일주일에 두 편씩 30개월 동안 150편 이상 상영됐다. 저녁에는 바보야, 울지마 톤즈, 잊혀진 가방, 소명 등 기독교 영화도 상영돼 젊은층과 기독인에게도 호응을 얻었다.

 극장하면 멀티플렉스를 떠올리는 요즘 실버영화관은 그 존재만으로도 독특하다. 이곳에서 57세 이상 어르신들은 2000원으로 부담 없이 옛날방식 그대로 영화를 즐기실 수 있다.
 “똑같은 극장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공연쇼룸 등 재미있게 운영하고 싶었죠. 10월에 서커스 장을 만들 계획이에요. 제 삶의 모토가 아름다운 일을 하자. 모범되는 일을 하자거든요. 영화로 마음이 치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운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계속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허리우드극장을 찾는 실버관객들은 오갈 데 없는 노인들이 아니라 추억을 찾아 먼 길을 달려온 사람들이다. 영화를 즐기러 온 어르신들은 우연히 헤어진지 오랜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모임과 동창회를 이곳에서 갖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린 부인에게 생기를 찾아주기 위해 매주 두 번 영화를 보러오는 부부의 모습과 70세 된 아들이 90세 된 어머니를 모시고 오는 훈훈한 광경이 허리우드극장에서 펼쳐진다. “우리 극장은 관객이 주인이에요. 3년 전 대인기피증에 걸리신 분이 영화를 보러 오셨어요. ‘오늘 영화 어떠셨어요’라고 여쭈면 눈도 안 마주치고 홱 하고 돌아섰던 분이 이제는 저한테 먼저 말을 걸어오세요. 이게 바로 문화의 힘이에요”

 오직 하나님을 믿고 시작한 사업, 하루 600명 이상이 극장을 찾고 매회 매진 사례를 잇는다. 김 대표는 10여 년 간 극장업에 몸담았다. 시사회 전용관을 운영하며 돈을 많이 벌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다고 말한다.
 “매일이 보람이에요. 마음의 평안이 크고 행복해요. 관객들 대할 때 힘이 나요. 하나님 보시기에 좋아하실 사업이고 우리는 할 수 없지만 선한 사업이기 때문에 하고 있어요. 우리가 복지사회로 가려면 민간이 헌신적으로 진심을 담아서 일을 해야 해요.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배려죠. 아직 매달 적자가 나는 등 어려움 때문에 문을 닫아보고 싶기도 한데 현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 문을 닫을 수가 없어요”

 김 대표는 새벽 두세시까지 제안서를 쓰며 기업들에게 선한 사업을 같이 하자고 청한다. “아는 사람을 통해서 한 것이 아무 것도 없어요. 저는 의의 길을 가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어요. 사람을 통하지 않았기에 떳떳하죠. 그러면서 SK케미칼 같은 좋은 파트너도 만났죠” 

 요즘 다들 한국의 초고령화를 걱정하고 있다. “저는 걱정하지 않아요. 우리에게는 이미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어요.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없는 효와 정의 문화를 제대로 활성화 시키고 싶어요.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죠. 우리 극장이 그 중심이 되고 싶어요” 한번은 외국에서 사시는 분이 한국의 정을 그리워하시다 ‘한국에 와서 다 실망했는데 이 극장만 좋다’며 칭찬을 하고 갔다. 어르신들이 영화를 본 후에 티켓을 가지고 가면 지정된 음식점과 이발관에서 할인을 받는 서비스는 획기적이라며 일본에서도 취재를 해갔을 정도다.

 김 대표는 기도가 없으면 지금의 허리우드극장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직원예배는 물론 매일 순간순간 기도한다. 이곳을 찾는 어르신들을 행복하게 해달라고, 치유 받게 해달라고, 이곳이 그들의 낙원이 되게 해달라고, 어르신들을 내 부모님처럼 모시게 해달라는 것이 기도제목이다. 또한 기독교전용관 설립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다.

 “항상 어떻게 나를 움직이실까. 어떻게 펼쳐주실까 기대가 돼요. 때때로 어려움이 다가오지만 내가 낮은 사람이면 다 감당이 돼요. 낮아지고 없으면 가능한 것이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매일의 삶이 감사하죠”
 김은주 대표는 오늘도 어르신들께 추억과 감동을 드리며 어르신들의 낙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1.08.14. am 11:08 (입력)
복순희기자 ()